유엔미디어와 청년유통의 구매 및 후기작성 지시 사례. 공정거래위원회 제공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해 이른바 '빈 박스 마케팅'으로 제품을 구매한 것처럼 속이고, 거짓 후기를 작성하게 한 오아 주식회사와 광고대행업자인 유엔미디어, (주)청년유통에 과징금 1억4천만원이 부과된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전자제품 제조·판매업자인 오아는 광고대행업자인 유엔미디어, 청년유통과 함께 2020년 5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오아 브랜드의 청소기, 전동칫솔, 가습기 등이 판매되는 인터넷 쇼핑몰에 빈 박스 마케팅으로 100여개 제품군에서 3천7백여개의 거짓 후기를 게재했다.
빈 박스 마케팅이란 후기 조작 단속을 피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 등으로 하여금 온라인쇼핑몰에서 제품 구매를 하게하고 제품이 들어있지 않은 빈 상자를 발송, 아르바이트생 등이 제품을 받은 것처럼 꾸며 후기 작성권한을 얻게 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빈 박스 마케팅은 실제 제품을 제공·협찬해 긍정적인 후기를 이끌어내는 '바이럴 마케팅'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판매량과 구매후기 수를 단기간 내에 크게 늘릴 수 있는데, 오아 등은 이런 점을 이용했다.
이들은 새로 출시돼 구매후기가 적은 제품에 빈 박스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진행해 제품 판매량을 크게 늘렸다.
이들은 아르바이트생에게 원고, 사진, 동영상 등을 제공해 제품의 장점 위주로 구체적인 후기를 작성하게 했는데, 이를 아르바이트생들이 자율적으로 작성한 후기와 섞어서 게재함으로써 조작 여부를 쉽게 알아보지 못하게 했다.
유엔미디어와 청년유통은 카카오톡에서 '이상우', '리뷰대장'이라는 대화명으로 아르바이트생 모집, 구매·후기작성 지시, 대가지급 등에 나섰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자신의 개인 아이디와 결제 수단으로 오아의 제품을 구매하고, 빈 상자를 배송 받은 후, 허위 후기를 작성한 대가로 건당 1천원 정도를 지급받았다.
공정위는 이 사건에서 발생한 후기광고는 실제 구매자에 의해 작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후기의 존재 자체와 숫자, 내용이 모두 거짓이라 판단했다.
이어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의 경우 이들 후기를 모두 실제 구매자가 작성한 것으로 인식할 것이기 때문에, 허위의 구매후기를 보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해당 제품을 구매했고, 품질이나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도 판단했다.
아울러 실 사용자의 구매 후기는 소비자의 선택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고, 후기의 내용뿐 아니라 숫자도 중요한 고려 요소인 만큼 이번 사건으로 인한 후기 숫자 증가와 평점 상승, 구매 건수 증가가 경쟁사업자에게도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를 적용해 오아에는 과징금 1억4천만원과 향후 금지 명령과 공표 명령 등 시정명령을, 유엔미디어와 청년유통에는 향후 금지 명령인 시정명령을 각각 결정했다.
공정위는 "거짓 후기를 대량으로 조작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한 광고대행업자를 함께 제재함으로써 광고주와 함께 공공연하게 거짓 후기를 양산하는 사업자들의 행위에 제동을 걸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빈 박스 마케팅의 행위태양과 수단이 악의적이고, 규모면에도 대량으로 행해졌다는 점에서 엄중히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