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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된 양당정치, 사라진 대안정치…제주정치계 풍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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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심화된 양당정치, 사라진 대안정치…제주정치계 풍향은

    편집자주

    20년만의 민주당계 도정 교체를 이룬 오영훈 새 도정. 여전히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쏠린 채 개원을 앞둔 제주도의회. 거대 여야 정당의 독식 체계 아래 더욱 고립화된 소수 정당 등 올 하반기 첫발을 새롭게 떼기 위한 지역 정계의 수면 밑 움직임이 분주하다. 6.1지방선거 때 앞세웠던 공약 구현과 갈등 해결, 코로나19로 어그러진 제주도민 삶 재건에 대한 방향 제시에 이어 향후 정국 구상 등이 얽히고 설키며 제주 정치계의 셈법이 더욱 복잡다단해지고 있다. 제주CBS는 3차례에 걸쳐 새 출발을 앞둔 제주도정과 도의회, 지역 정치계의 향후 방향을 보도한다. 24일은 마지막으로 더욱 굳어지는 양당 체제와 존재감 회복이 시급한 소수정당을 보도한다.

    [제주CBS 기획보도③]각 정당 아킬레스건 극복 대안 마련해야
    민주당 제주도당, 국민의힘 싫어 '찍어주는 당' 이미지…쇄신 시급
    국민의힘 제주도당, 정체성·리더십·지지기반 회복 못하면 2년뒤 총선도 역경
    정의당·녹색당 등 진보정당, 인물난과 옅은 지지층 극복할 획기적 대안 필요

    ▶ 글 싣는 순서
    ①7월 출범 오영훈 제주 도정 구상, 탄탄대로 걸을까
    ②제12대 제주도의회 협치와 견제, 두마리 토끼 잡나
    ③심화된 양당정치, 사라진 대안정치…제주정치계 풍향은
    (계속)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의 6.1지방선거 결과는 달다. 전국을 강타한 윤석열 정부 바람 영향이 클 것이란 우려와 달리 제주도지사 선거와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제주도의회 의원 선거 모두 석권했다.
     
    20년만의 민주당계 도지사, 2004년 제17대 총선 이후 18년 넘게 국회의원 지역구 3석 수성, 제주도의회 1당 유지 등 지역내 입지를 더욱 굳히고 있다.
     
    민주당 도당의 트리플 크라운은 굳건한 지역 민심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조직력의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민주당은 20대 대통령 선거 제주 개표 결과 10%p 앞선 기반을 바탕으로 제주도지사 선거에서도 오영훈 후보가 16.7%p 차이로 승리, 지역내 변함없는 힘을 과시했다.
     
    하지만 제대로운 견제 세력이 없는 독주 체제는 견제와 균형을 무너뜨리며 제주 정치에 득이 될 게 없다는 지적도 팽배하다. "도민 행복을 위한 정책이라면 이념과 진영을 넘어 모든 세력과 협력하겠다"는 민주당 제주도당의 의지가 입바른 소리로 그쳐선 안되는 대목이다.
     
    대통령 선거처럼 '찍고 싶은 정당'이 아니라 경쟁 당이 싫어 마지못해 '찍어주는 정당'으로 이미지가 하락, 반쯤 등돌린 민심을 어떻게 회복해야할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원 명부와 대의원 등 관리 권한을 지닌 차기 도당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도전자들간 잡음이 차기 총선에 악재의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 역시 경계해야할 부분이다.
     
    반면 강력한 도전자로서 접전을 예고했던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기대와 달리 허망하게 무너졌다.
     
    사고 당으로 지정된 이후 지방선거를 이끌 리더 없이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되면서 '결단'과 '책임'이 녹록지 않은 데다 빈약한 인물론까지 패배를 자초한 측면이 크다.
     
    모 후보는 저조한 여론조사 결과 충격으로 두문불출하는 해프닝을 빚는가 하면 또다른 후보는 총선 때만 얼굴을 비치는 '올림픽 대표'라는 조롱을 받는 등 지역 민심에서 벗어나 오히려 최전선에 나선 선거 운동원들의 동력을 끄는 악순환을 반복했다.
     
    정치적 감각이나 지역사회 공헌도, 주민들과의 소통 등 그 무엇 하나 민주당에 비해 우위를 내세울 게 없이 다방면에서 허점을 노출했다. 정체성과 리더십, 지지 기반 모두 무너진 결과다.
     
    "도민들의 관심과 질책을 빠짐없이 가슴속 깊이 새기겠다"는 반성문을 성찰과 변화, 쇄신의 동력으로 삼지 않으면 2년 뒤 총선 역시 앞선 상황을 재연할 개연성은 크다.
     
    제주 정가의 더욱 큰 문제는 비례대표로 그나마 존재감을 이어왔던 정의당을 비롯한 소수정당이 몰락하면서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할 기반 자체가 더욱 부실해졌다는 점이다.
     
    거대 양당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쏠렸고, 결과 역시 양당 후보들의 진퇴로 결론나면서 양당정치를 심화시키는 것에 비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대안정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초심으로 돌아가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녹색당은 "무엇이 부족했는지 되짚고 성찰하겠다"고 도민에게 고개를 숙였지만 민심을 회복하기까지 국민의힘보다 더한 노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현실과 동떨어져 보이는 정책과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물난에 예나 지금이나 옅은 지지층을 극복할 획기적 대안을 마련하지 않는 한 5%에도 못 미치는 정당득표율이 무한 반복될 것이란 암울한 예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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