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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정영삼 생각에 울컥한 차바위 "형, 정말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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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한 정영삼 생각에 울컥한 차바위 "형, 정말 고마웠어요"

    인천 전자랜드 시절 정영삼과 차바위. KBL 제공인천 전자랜드 시절 정영삼과 차바위. KBL 제공
    "(정)영삼이 형은 남자의 몸 그 자체입니다. 몸이 돌이에요. 어릴 때부터 그랬어요. 자기 관리도 잘해서, 항상 야간에 혼자 나와서 운동을 했던 선배입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전신 인천 전자랜드 시절부터 오랜 기간 프로농구의 한 프랜차이즈를 이끌어왔던 듬직한 존재들이 있다. 온 몸이 돌 같았다는 정영삼 그리고 이름부터 단단한 한국가스공사의 주장 차바위다.

    정영삼은 2007년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전성기 시절 KBL 최고의 슈팅가드 중 한 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돌파 능력은 국내선수 가운데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차바위는 2012년부터 전자랜드에서 활약했다. 정영삼과는 달리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는 유형은 아니었다. 꾸준한 외곽슛 그리고 허슬 플레이로 팀의 빈 공간을 채워주는 알토란 같은 선수다. 베테랑이 된 지금도 그렇다.

    두 선수는 '원클럽맨'으로서 구단의 창단 첫 우승을 위해 노력했다. 2018-2019시즌 전자랜드를 챔피언결정전 무대로 이끌며 KBL 정상에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영삼과 차바위는 지난 2021-2022시즌을 앞두고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전자랜드 농구단을 인수하면서 새로운 도시에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맞이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외국인 선수의 태업 등 온갖 변수가 있었지만 한국가스공사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팀의 새로운 주장 차바위 그리고 이전까지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었던 베테랑 정영삼이 있었다.

    차바위는 지난 10일 대한서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이대성, 박지훈, 이원대, 우동현 등의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해 새로 합류한 선수들에게 꽃다발과 함께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그에게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정영삼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차바위는 울컥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차바위는 "영삼이 형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 작년부터 주장을 맡았는데 형이 없었으면 못 했을 것이다. 아마도 유도훈 감독님에게 그만하겠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주장의 완장은 무겁다. 차바위는 처음 느꼈다. 오랜 기간 주장을 맡았던 정영삼은 그런 차바위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헤아렸다. 그래서 늘 곁에 있었다.

    10일 대한서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기자회견에서 새로 합류한 박지훈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는 주장 차바위. KBL 제공10일 대한서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기자회견에서 새로 합류한 박지훈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는 주장 차바위. KBL 제공
    차바위는 "형이 항상 옆에서 도와줬다. 선수들에게 저보다 더 많이 얘기를 해줬다. 힘들 때에는 직접 옆에 와서 조언해줬다. 형이 주장을 했을 때는 팀이 잘하고 있었는데 내가 주장을 맡은 시점에 팀이 흔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원팀을 만들고 싶었다. 옆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27승27패를 기록해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6위를 차지했다. 프랜차이즈 이전 첫 시즌에 6강 진출이라는 1차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정규리그 마지막 11경기에서 9승2패를 기록하는 저력을 발휘하면서 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팀의 선배였던 이현호와 정영삼을 주장의 역할 모델로 삼고 있다는 차바위는 "어떻게든 선수들을 끌고 갔다. 선수들이 그 마음을 받아주고 이해해주고 알아주니까 경기력도 좋아졌다. 다 같이 막판에 잘해서 6강에 올랐을 때 서로 마음이 와 닿았던 것 같다"

    한국가스공사는 6강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에게 패해 시즌을 마쳤다. 이후 정영삼의 은퇴 소식이 전해졌다. 고향 대구로 돌아와 마지막 시즌을 보낸 정영삼의 은퇴로 프랜차이즈의 한 챕터가 막을 내린 느낌이다.

    차바위는 정영삼을 어떤 선수로 기억하고 있을까.

    그는 "영삼이 형은 남자의 몸 그 자체다. 몸이 돌이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자기 관리를 잘해서, 항상 야간에 혼자 나와서 운동을 했다"며 "1년에 한 번씩 꼭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나이를 먹었음에도 정말 1분이라도 더 뛰려고 노력했던 선수다. 그런 열정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정영삼은 프로농구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지 못하고 현역 생활을 마무리 했다. 차바위는 늘 선배와 함께 우승의 감격을 나누고 싶었다. 공교롭게도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비시즌에 이대성을 영입하면서 다시 정상에 도전할 토대를 마련했다. 그래서 정영삼의 은퇴는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차바위는 "박지훈, 이원대, 우동현 선수와 필리핀의 벨란겔 선수가 들어온다. 여기에 기존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도 있다. 작년에는 누군가 다쳤을 때 그 포지션을 채우기가 어려웠는데 지금은 포지션당 선수가 2~3명씩 있다. 멤버가 좋아졌고 선수층도 두터워졌다. 나도 출전 시간을 보장받을 수 없다. 저도 더 노력해서 팀을 잘 이끌고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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