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KBL 베스트5 가드를 돈만 받고 팔아버린 신생팀 데이원

뉴스듣기


농구

    KBL 베스트5 가드를 돈만 받고 팔아버린 신생팀 데이원

    뉴스듣기
    오리온 이대성을 뒤에서 안아주는 이정현. KBL 제공오리온 이대성을 뒤에서 안아주는 이정현. KBL 제공
    이대성은 2021-2022시즌 프로농구 정규시즌 베스트5에 이름을 올린 가드다. 고양 오리온 소속으로 50경기에 출전해 평균 17.0득점(국내선수 1위), 3.9어시스트(전체 10위), 야투 성공률 45.4%, 3점슛 성공률 35.9%를 기록했다.

    프로농구에서 선수가 현금 트레이드된 사례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2년 연속 리그 베스트5에 선정될 정도로 기량이 출중한 선수가 신인지명권 혹은 선수 교환 없이 오직 현금으로만 트레이드된 사례는 없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9일 오리온 구단을 인수하는 데이원스포츠와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대성을 영입하면서 데이원스포츠에 내주는 현금은 6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팀의 손익계산서를 따져보면 우선 한국가스공사는 대박을 쳤다.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승현을 포함한 다수의 FA들이 계약 제안을 거절했고 간판 가드 두경민은 원주 DB와 FA 계약을 맺었다. 정상급 가드 김낙현이 군에 입대한 가운데 전력 보강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한국가스공사는 이대성을 영입하면서 전력 공백을 최소화 했다.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 누수없이 리그 베스트5 가드를 영입했기 때문에 오히려 단숨에 이번 비시즌의 승자로 우뚝 설 기회를 잡았다.

    반면, 데이원스포츠의 행보는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다시 강조하지만 리그 베스트5에 뽑힐 정도로 기량이 좋은 선수가 이처럼 헐값에 팔린 사례는 프로농구 역사상 없었다. 

    최소 신인지명권이라도 받기로 했다면 오리온을 응원하는 팬들이 조금이나마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데이원스포츠는 에이스 가드를 내주면서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방법을 포기하고 오로지 돈을 선택했다.

    FA 시장 이후 사정을 감안할 때 절박한 쪽은 한국가스공사였다. 데이원스포츠가 협상의 우위를 점하는 게 일반적인 것 같았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현금 딜은 한국가스공사에게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여러가지 풀이가 가능하다. 첫째, 데이원스포츠는 KBL 최정상급 슈터 전성현을 영입한 가운데 김승기 신임 감독 체제에서 유망주 가드 이정현의 성장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이는 당장의 성적보다는 멀리 내다보겠다는 프로젝트다.

    그런데 이대성이 이정현의 성장을 억제하는 요소는 아니다. 내년이면 FA가 되는 이대성은 남은 1년 동안 오히려 멘토가 돼줄 수 있는 선수다. 이정현은 지난 시즌 코트에서 보여준 것만큼 충분한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은데 이는 다른 요인 때문이었다는 것을 농구 팬은 다 안다.

    미래를 위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고 해도 이대성은 너무 헐값에 팔렸다.

    둘째, 데이원스포츠가 이 같은 프로젝트를 기반에 두고 자금을 확보한 뒤 내년 FA 시장을 노크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내년 FA 최대어로 평가받는 선수로는 김승기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안양 KGC인삼공사의 포워드 문성곤이 있다. 하지만 이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셋째, FA 자격 획득을 1년 남긴 선수를 잡을 자신이 없는 구단이 미리 트레이드하는 경우는 프로스포츠에서 종종 나온다. 하지만 FA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데이원스포츠는 이대성의 트레이드 가치를 스스로 너무 저평가 했다.

    새로 출범하는 데이원스포츠가 그리는 그림에 처음부터 이대성은 없었다는 건 명확해 보인다.

    이대성은 뛰어난 스코어러이지만 득점 기질이 강해 동료를 잘 살리지 못한다는 평가가 꼬리표처럼 뒤따르는 선수다. 이 같은 '온-볼 플레이어(on-ball player)' 성향은 현대 농구 트렌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이지만 조직력을 중시하는 국내농구에서는 대접을 받지 못하는 느낌이다.

    이런 부분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데이원스포츠는 이대성의 재능을 너무 쉽게 포기했다.

     FA 최대어였던 오리온 출신의 빅맨 이승현이 전주 KCC로 떠난 상황에서 출범하자마자 '탱킹'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로밖에 설명이 안 된다. 유망주 육성을 전제로 한 '탱킹' 자체가 프로스포츠에서 꼭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데이원스포츠는 신생팀이다.

    데이원스포츠가 공식 출범할 때 오리온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설명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데이원스포츠의 앞으로의 행보다. 프로스포츠에서 선수를 자산으로 여기는 자세는 당연하다. 그런데 그 자산을 이용해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 지속된다면 곤란하다. 물론, 이는 무리한 억측일 수 있다. 다만 프로야구가 몇 년 전까지 비슷한 이유로 홍역을 치렀던 사례가 있다.

    한국가스공사가 트레이드를 발표한 날 데이원 측은 그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지 않았다. 트레이드가 합의됐을 때 양측이 동시에 발표하는 게 일반적이다. '프로' 스포츠는 보통 그렇게 돌아간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