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있는 최고 수령의 은행나무 (수령 884세). 서울시 제공서울시가 역사적·보존 가치가 있는 보호수 204주의 지속적 생장 도모를 위한 '보호수 정밀진단'을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1968년 보호수로 지정 당시 830세였던 은행나무 4주와 향나무 1주다. 나이가 무려 884세로 추정된다.
1968년 44주를 보호수로 최초 지정한 이래 현재 서울시 지정보호수는 총 204주로 평균 나이 300세가 넘는 어르신 나무들이다.
시는 지정보호수의 나이가 늘어나고, 최근 대기오염이나 이상 기후 등으로 보호수의 수세 약화로 보호수의 기능 상실 우려가 있어, '보호수의 정밀진단'(비파괴 단층촬영 등)을 통해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내부 부식, 균열 등을 조사해 집중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지정보호수 수종은 느티나무(98주), 은행나무(48주), 회화나무(17주), 향나무(13주), 소나무(8주), 기타(20주)로 총 16종 204주다.
서울의 첫 번째 보호수(1968.2.26. 지정)는 도봉구 방학동에 있는 은행나무(884세)로, 보호수 중 나이도 가장 많다.
지상 1.5m에서 4개의 큰 가지로 갈라졌으며 다시 중상층부에서 여러 개의 가지로 갈라져 웅장한 수형을 이루고 있다. 2013년에는 문화재적 가치도 인정도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33호로도 지정됐다.
오래전부터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파평 윤씨(坡平尹氏)가 주축이 되어 정월 대보름날 제를 지내 왔으며, 2012년부터는 도봉구 마을 주민들이 주축인 청년회가 제를 지내고 있다.
정동의 회화나무 (수령 875세). 서울시 제공
나무를 위한 배려와 공존의 모습이 돋보이는 정동 회화나무(875세)는 예로부터 '학자수'라 하여 선비의 굳은 절개와 높은 학문을 상징했던 최고의 길상목(吉祥木)으로 여겨왔다.
캐나다 대사관은 건물을 신축할 때, 회화나무가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건물 디자인 역시 나무에게 양보해 한발 뒤로 물러났으며, 터를 닦는 굴착 시기도 나무의 동면 주기에 맞추어 일부러 겨울에 진행했다.
가장 많은 수종이 있는 느티나무 중 재미있는 사연이 있는 나무는 송파구 문정동 동네 어귀의 할아버지·할머니 느티나무(584세)다. 문정동 로데오 거리 근처 번화한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묵직하게 서 있는데, 어느 쪽에서 봐도 멋있고 우람하다. 서로 손을 잡은 듯 다정해 보이는 두 나무는 옛날에 할머니 느티나무에 불이 난 적이 있는데 할아버지 느티나무 가지가 갑자기 바람을 일으켜 불을 껐다는 전설이 있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보호수 정밀진단'을 통해 보호수의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보존할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 예방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서울시내 어르신 나무들이 천년 푸르른 나무가 될 수 있도록 더욱 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