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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과할 줄 모르는 '나쁜검사'를 위한 나라는 없다



칼럼

    [칼럼]사과할 줄 모르는 '나쁜검사'를 위한 나라는 없다

    무능한 검사 못지않은 나쁜검사는 뻔뻔한 검사
    기적의 계산법, 증거인멸, 증거조작까지
    무결점완전체 자처, 사과는 절대 없어
    증거조작 검사를 공직기강비서관에 임명하다니
    검수완박 비난하기 전에 자기성찰과 참회부터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일전에 나쁜 검사에 대해 쓴 적이 있다. 공수처의 무능함을 지적한 글이었다.
     
    특수통 검사장 출신 변호사의 입을 빌어 '가장 나쁜 검사'는 인사 때마다 정치권 연줄을 들이대는 정치검사도 아니고 술과 접대를 좋아하는 부패 검사도 아니고 일을 못하는 무능한 검사라는 얘기였다.
     
    칼럼을 본 한 대학교수님이 이메일을 보내와 나쁜 검사의 유형을 한 가지 추가하고 싶다고 전했다.
     
    다름 아닌 '사과할 줄 모르는 뻔뻔한 검사'라는 말이었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논란이 신구 정권을 이어가며 최대 화두다.
     
    제대로 된 논의 과정 조차 없이 법안 발의에서 국회 통과, 정부 공포까지 속전속결로 처리한 문재인 정부의 속사정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 드러날 것이다.
     
    눈 뜨고 자기 밥그릇 빼앗긴 검사들의 반발과 허탈감은 일러 무삼할 일이다.
     
    70여년 지속된 현 사법체계에서 대한민국 검찰의 모습은 무소불위 권력 그 자체였다.
     
    어느 대통령도 어떤 외부 권력도 검찰권을 제약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검찰은 대한민국에서 견제받지 않는 유일한 권력이 됐다.
     
    검찰은 그동안 수많은 자기 비리와 부정이 있었지만 제대로 된 사과를 한 적이 없다.
     

    검찰은 2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라임로비 사건 때 룸살롱에서 술접대를 받은 검사들의 접대비를 99만원에 맞춰 불기소했다. 김영란법의 처벌 기준 100만원을 넘기지 않은 '기적의 계산법'이었다.
     
    당시 조직을 이끌던 검찰총장은 내일부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된다.
     
    공수처는 고발사주 사건과 관련해 단 한명도 기소하지 못했다. 공수처가 자신들의 무능함을 변명하기 위해 밝힌 불기소 이유서 내용이 기가 막히다.
     
    사건이 터지자 대검 수사정보관실 검사들은 공수처가 압수수색에 나서기 전에 증거인멸로 볼 수 있는 행위를 잇따라 감행했다.
     
    열흘 전 교체한 멀쩡한 PC 하드디스크를 다시 교체하고 텔레그램과 카톡 대화 내역을 모두 삭제했다.

    심지어 삭제한 정보 복구를 방해하기 위한 '안티포렌식' 애플리케이션까지 깔았다.
     
    형법상 자신의 혐의와 관련된 증거를 인멸하는 것은 증거인멸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딱 범죄자들의 모습이 이렇다.
     
    검찰은 또 애먼 서울시 공무원을 간첩으로 만들었다. 증거까지 조작했다. 공무원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고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는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이 사건으로 어쩌면 검찰 역사상 유일하게 제대로 된 대국민 사과를 했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내정된 이시원 변호사. 연합뉴스공직기강비서관으로 내정된 이시원 변호사. 연합뉴스
    그런데 그 검사가 새 정부의 공직자 감찰을 맡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사건 담당 검사였던 이시원 전 검사를 공직기강비서관에 임명했다.
     
    대한민국에서 검찰과 검사는 무결점 완전체이며 법치의 상징이고 나아가 도덕의 최고봉이며 공정과 상식의 표상이다.
     
    공정과 상식을 파괴했던 문재인 정부와는 달리 적어도 새 정부에는 이렇게 믿고 싶은 국민들이 많다. 그래서 0.7%의 차이지만 국민들은 윤석열 당선인을 선택했다.
     
    검찰은 그동안 인권탄압 등 수많은 자신들의 오류와 부정, 비리가 있었지만 사과한 적이 없다.
     
    최근 있었던 위 세 가지 사례는 검찰의 한 단면일 뿐이며 잘못 행사된 검찰권 중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인수위사진기자단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검찰의 잘못이 있으면 사과하겠다"고 누누이 말했다.
     
    유감스럽게도 아직 검찰과 관련해서는 윤석열 당선인의 사과를 들은 적이 없다.
     
    오히려, 증거를 조작한 검사를 새 정부의 공직기강비서관에 임명했다.
     
    특히, 이들 사건에 대해 반성하거나 부끄러워하는 검사들의 글을 본 적이 없다.
     
    검수완박을 비난하는 글만 폭풍처럼 쏟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어찌 검수완박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분노를 이끌어낼 수 있겠는가.

    나쁜검사는 많다. 그 숫자가 문제가 아니다. 다양한 유형이 더 문제다. 무능한 검사보다 사과할 줄 모르는 검사가 더 나쁜 검사일지도 모른다. 나쁜 검사를 위한 나라는 없고 국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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