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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방문객 1명…'지역명소 메타버스' 이대로 두면 망한다



경남

    하루 방문객 1명…'지역명소 메타버스' 이대로 두면 망한다

    핵심요약

    경남연구원 김진형 연구위원 '위기의 지역명소 메타버스' 성공 방안 제시

    경남연구원 제공경남연구원 제공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방식의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탄생한 '지역명소 메타버스'가 현실 장소를 대체할 만한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 회복에 따라 현실 장소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된 지금, 지역명소 메타버스가 현 수준에 머무른다면 무용론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어 고정관념에 벗어난 주제 선정, 매력적인 내러티브 적용, 현실감 반영 등 차별화된 접근과 육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5일 경남연구원이 발행하는 정책브리프(G-BRIEF)에 따르면, 김진형 연구위원은 '위기의 지역명소 메타버스, 내러티브와 기술 융복합이 필요하다'라는 글을 통해 지자체의 지역문화 체험 메타버스의 성공적인 개발 방안을 제시했다.

    지역명소 메타버스는 코로나19로 여행을 부담스러워하는 국민에게 일정한 대리만족을 주고자 탄생한 가상체험 콘텐츠다.

    문제는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내용 탓에 이용자들이 메타버스 체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지역명소 메타버스 실상, 하루 방문객 '1명'·동시 접속자 '0명'


    김 연구위원은 국내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접속해 '관광' 검색으로 나타난 4개의 사례를 통해 실상을 확인했다.

    우선 '충북 영동 송호국민관광지'는 실제 존재하는 장소를 메타버스로 구현한 것으로, 지난해 10월 5일 문을 연 이후 지난 3월 19일 오후 6시 5분 기준 누적 방문객 수는 1천 명에 그쳤다. 5개월에 1천 명 방문, 하루 평균 6명이 넘는 수준이다. 김 연구위원이 접속한 당시 아무도 없었고, 당일 방문객 수도 1명에 불과했다.

    '경북 로컬관광 기댈언덕 빌리지'는 포항·영덕·울진 바닷가를 배경으로, 지난 1월 28일 문을 열었다. 두 달이 지난 3월 19일 오후 7시 13분 기준 누적 방문객 수는 57명, 당일 방문객 수는 4명이다.

    '낭만 가득한 관광명소 여수 밤바다' 역시 지난 2월 11일부터 선보인 이후 한 달 동안 방문한 사람은 129명에 불과했고, 지난해 11월 18일 문을 연 '오늘 우리 강릉 왔어요'도 4개월여 동안 찾은 방문객은 1300명에 그쳤다.

    대리만족 못 주는 메타버스 '무용론'까지, 훑어보니 문제는 바로 이것


    김 연구위원이 파악한 문제점은 크게 네 가지다.

    메타버스 내 사물이 현실장소와 비교해 너무 조잡하다. 메타버스는 현실 장소의 대체재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사물 표현이 현실에 버금갈 정도로 잘 표현돼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콘텐츠에 현지인·현지소리·현지냄새가 없다. 현실 여행도 장소의 풍경만 보러 가는 것이 아니다. 현지인을 만나 물건도 사고 체험 문화도 즐긴다.

    경남연구원 제공경남연구원 제공특히, 현지의 좋은 소리와 냄새는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겨 재방문의 촉매가 될 수 있다. 정교한 사물 표현과 함께 현지인이 직접 메타버스에 들어가 방문자들을 기다리고 적극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 현실장소의 소리와 냄새를 만들어 콘텐츠에 담아내는, '리얼리티'가 필요하다.

    콘텐츠에
    내러티브
    가 없다. 잘 제작된 영화나 드라마, 게임, 다큐멘터리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 안에 매력적인 내러티브가 담겼기 때문이다. 접속자가 메타버스에 몰입하려면 콘텐츠 내용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이를 통해 어떤 사건이 벌어질 것인가를 예측하게 하는 매력적인 내러티브가 적용돼야 한다.

    그리고 방문자를 접속하게 하는 유인책이 없다는 점도 꼽힌다. 현실에서는 관광지 콘텐츠 개발과 유치 마케팅을 함께 추진한다. 콘텐츠 개발만으로 관광객 유치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역시 개발 그 자체가 대규모 방문자 수를 보장하지 않는 만큼 유치 마케팅을 병행하는 것이 필수다.

    경남은 이렇게 만들어보자, '갈 수 없지만 가보고 싶은 곳'으로


    현재 경남도 차원의 메타버스 관련 정책은 아직 추진하지 않은 상황이다. 김 연구위원은 지역문화 체험기반 메타버스가 앞서 제기한 문제점을 포함해 현재 수준 정도의 결과물 개발에 머문다면 대중의 반응도 그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지적했다.

    잘 구축된 체험기반 메타버스는 디지털 시대에 획기적인 홍보 수단이 될 수 있고, 메타버스 관련 정책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육성이 필요한 이유다.

    김 연구위원은 경남의 지역문화 체험형 메타버스의 성공을 위한 콘텐츠로써 세 가지를 제안했다.

    우선 '갈 수 없지만 가보고 싶은 경남'을 메타버스로 개발하는 것이다. 여러 지자체의 지역명소 메타버스는 주로 실존하는 장소를 가상으로 꾸민 형태다. 일상 회복으로 돌아간 지금, 현실 장소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 지역명소 메타버스가 필요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해제 여부와 무관하게 부울경 메가시티와 역사 현장 등 대중에게 강한 흥미를 끌 수 있는 주제를 담아낸다면 기존 지자체 사례들과 완전히 차별화된 흥미로운 도민 서비스용 메타버스 콘텐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앞서 제기한 조잡함 등 네 가지 문제점 개선 사항을 반영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사물 표현을 현실에 버금갈 정도로 정교하게 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체험하고자 VR(가상체험)기기를 착용하는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생생한 소리와 냄새를 효과적으로 담아내고 콘텐츠 몰입을 위한 정교한 내러티브 적용, 유치마케팅도 필수다.

    미국 미래학협회(ASF)의 메타버스 4개 유형을 융복합으로 실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가상 세계를 기반으로 필요에 따라 일부 영역은 증강현실을 적용하고, 거울세계 기능을 통해 위치 좌표를 자유롭게 이동시켜 그 장소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접속한 방문자의 라이프로깅 기록을 빅데이터로 전환시켜 접속자의 가치관과 취향, 성격, 감정상태를 공유하게 만든다.
    ASF가 분류한 메타버스 4개 유형이란
    2007년 ASF는 메타버스 로드맵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여기에는 메타버스의 유형을 크게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라이프로깅(Lifelogging), 거울세계(Mirror Worlds), 가상세계(Virtual Worlds) 등 4개 유형으로 분류했다.

    증강현실 메타버스는 문자·도표·그림으로 표현된 다양한 정보들을 실존하는 현상에 입힌 기술을 반영한 것으로, 게임 '포켓몬 GO'가 대표적이다. 라이프로깅 메타버스는 인간의 생활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기록하는 것인데, 페이스북·카카오톡과 같은 SNS를 비롯해 스마트폰에 탑재된 '삼성헬스' 등 건강관리앱이 대표적인 사례다.

    거울세계 메타버스는 현실의 모습과 정보들을 거울처럼 그대로 만든 것으로, 구글어스·네이버 지도·다음 지도 사례가 대표적이다. 가상세계 메타버스는 디지털 가상 공간을 말한다. 샌드박스 게임 로블록스와 가상부동산 디센트럴랜드, 제페토 등이 대표적이다.

    경남연구원 제공경남연구원 제공김 연구위원은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경남 지역문화 체험 3대 융복합 메타버스 콘텐츠 구축 사업을 제안했다.

    메타버스의 미래 문화인 '꿈에 그리는 상상도시 부울경 메가시티 체험', 과거 문화인 '가볼 수 없는 경남의 역사적 현장 체험', 탈현실 문화인 '현실에 없는 나의 그리운 존재들이 사는 경남 하늘공간 체험'이다.

    상상 속에만 존재할 뿐 갈 수 없는 도시 '부울경 메가시티', 과거로 회귀하는 타임머신을 타지 않고서는 경험할 수 없는 '3·15의거와 거창사건', '세상을 떠나 다시는 볼 수 없는 가족과 연인, 친구, 반려견 등이 사는 세계' 등을 효과적으로 실현해 도민과 내외국인에게 서비스하자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현실에 없는 세계가 이제 메타버스에서 실현할 수 있고 우리는 여기에 들어갈 수 있다"라며 "오늘의 2022년은 이런 상상을 실현하기에 충분한 과학기술의 진보를 이루어냈고, 2030년에는 긴 줄을 연결한 무거운 VR헤드셋이 아닌 가벼운 특수 안경을 쓰고 작은 버튼만 누르면 아주 세련된 냄새가 나는 부울경 메가시티의 역동적인 세상이 열릴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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