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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섬' 대전 성매매 집결지, 기록이 되다



대전

    '도시의 섬' 대전 성매매 집결지, 기록이 되다

    여성인권티움, 당사자·주민 인터뷰 등 기록 작업

    여성인권티움 제공여성인권티움 제공
    지역에 존재하지만 단절된 곳. 그래서 성매매 집결지는 '도시의 섬'으로 불린다.
     
    대전지역 성매매 집결지를 기록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엄연히 존재한 그곳을 알리고, 기억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대전역 성매매 집결지 폐쇄 및 재생을 위한 대전시민연대'에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한 시민 1842명의 75%가 '대전역 주변에 성매매 집결지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 88%가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또는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성단체인 여성인권티움은 이 성매매 집결지를 기록하는 작업을 했다. 과거 신문기사 등을 정리한 역사기록 확인과 함께 당사자 및 주민 등 13명의 이야기를 들었고, 집결지 공간을 사진으로도 담아냈다.
     
    기록은 지난 19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지난해까지 이어진다. NGO공익활동활성화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이 작업은 '도시의 섬'이라는 제목의 아카이브북으로 발간됐다.
     
    아카이브북의 편집자인 전한빛 대전여성자활지원센터 팀장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폭력과 착취의 공간으로 남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아무도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최근 이 일대 도시재생 사업에서도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논의는 빠져있는 부분이 있다. 외면하고 싶어하고, 또 마주보고 싶지 않은 현실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록으로 남겨야 이 같은 역사가 있었고 다시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다짐을 할 수 있기에, 기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록 속에는 '청객'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대전역 앞에서 성매매 호객 행위를 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역사 자료에서는 이 단어가 60년대부터 발견됐다고 한다. 지난해 진행된 조사에서 많은 시민들이 이 같은 호객 행위를 직접 경험했다고도 답한 바 있다. 전 팀장은 "청객들과 그들이 놓고 사용하는 플라스틱 의자는 대전역 성매매 집결지의 구조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한 부분"이라며 "이 의자가 놓여있는 곳부터가 집결지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딱 갇혀 있어. 아무도 오지 않고 갇혀 있는 섬 같아. 섬사람들이야."
    "이건 나의 일상과도 무관하지 않구나 싶은 거죠."
    -'도시의 섬' 중

     
    4일 오후 대전 사회적자본지원센터 1층에서는 대전역 성매매 집결지를 오랜 시간 목도한 활동가의 증언과 아카이브북을 만들기까지의 과정 등이 담긴 북토크가 진행된다.
     
    여성인권티움에선 홈페이지와 SNS 등에서 신청을 받아 기록 내용을 살피길 희망하는 시민들에게 아카이브북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9월쯤 온·오프라인 전시회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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