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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예능 '유퀴즈' 출연해 "대통령 고독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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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예능 '유퀴즈' 출연해 "대통령 고독한 자리"

    핵심요약

    尹 당선인 tvN '유퀴즈' 출연…반발 정면돌파
    "참모진이 권유해 출연 결심…내 의지도 반"
    주된 주제는 음식 취향·당선인 대우·검사 시절
    고민 묻자 "대통령 고독한 자리…엄청난 책임"

    방송 캡처방송 캡처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20대 대통령 당선 이후 변화를 밝혔다.

    윤 당선인은 20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해 MC 유재석·조세호와 음식 취향부터 검사 시절 추억까지 자신의 삶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당초 예상대로 인터뷰는 장관 후보자 인사 논란이나 새 정부 정책 등 정치적 화두가 아닌 철저히 윤 당선인 개인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분량은 이날 출연자들 중 한 명으로 20분에 그쳤다.

    윤 당선인은 많은 예능 프로그램 중 '유퀴즈'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반은 참모들이, 반은 내 의지"라며 "(참모진이) 국민들이 많이 보는,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한 번 나가봐라' 해서 나오게 됐다"고 답했다.

    방송 초반에는 먹는 이야기로 다소 굳어진 분위기를 푸는 모습을 보였다. 윤 당선인은 아침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이어지는 하루 일과를 공개하면서 자연스럽게 음식 취향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윤 당선인은 녹화 전날 네 끼 모두 면식을 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면을 좋아한다. 삼시세끼 면을 먹어도 질리지 않고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대선 공약으로 내건 민트초코칩(이하 민초) 아이스크림 '먹방'에 대해서도 '반민초파'(민트초코칩 아이스크림을 싫어하는 부류)인 유재석에게 "유지방이 많은 건 느끼할 수 있는데 시원하고 맛있지 않냐. 누구나 먹는 이야기하면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게 된다. 다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이라고 동의를 구했다.

    90㎏이 넘는 '최고 몸무게 대통령'이란 수식어에는 "좀 열심히 일하면 빠지지 않겠냐"고 여유롭게 응수했다.

    달라진 마음가짐은? "대통령 고독한 자리…모든 책임 져야"

    방송 캡처방송 캡처'요즘 고민'을 묻는 질문에 윤 당선인은 무엇보다 제20대 대통령선거(이하 대선) 이후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윤 당선인은 "고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선거 때만 해도 크게 긴장도 안하고 잠을 잘 자고 했는데당선되고 나서부터 숙면이 잘 안 온다"며 "국민들이 편하게 잘 살 수 있는 좋은 결과를 내놔야 되는 일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많은 분들 조언도 얻는다. 엄청난 책임을 지게 됐으니까"라고 했다.

    이어 '모든 책임은 여기서 끝난다'는 미국 트루먼 대통령의 문구를 인용해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고독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과 의논도 하고, 상의도 해야 하지만 궁극적 결정을 할 때 모든 책임도 져야 하고, 국민들 기대와 비판, 비난도 한 몸에 받는다. 열심히 하고, 거기에 따른 책임과 평가를 받으면 된다"고 각오를 다졌다.

    0.7%포인트로 역대 최소차 '신승'을 거뒀던 대선 당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지금도 밤에 자면 선거 중인 꿈을 꿀 때가 있다. 아침에 빨리 일어나서 어디 가야 되는데 일어나보면 선거는 끝났고, 선거 과정에 어려운 점은 있었지만 그 때가 많이 그리워진다"며 "특별히 기억에 남는 개표 방송 장면은 없고 수치만 계속 봤다. (그룹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을 추는 장면은) 어색하더라"고 했다.

    대통령 당선일 새벽에 여의도로 향하는 길에서는 "새벽에 차가 없지 않은데 (대통령) 경호처가 통제를 했는지 여의도까지 금방 가더라. 어느 정당의 예비 후보에서 당 후보가 되면 경찰이 경호를 하다가 당선인이 되면 대통령 경호처 경호를 받는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확실히 교통 통제 등 여러 가지가 다른 것 같다"며 "(타고 다니는) 차량도 (방탄 차량이라) 무겁다고 하더라"고 당선이 실감났던 지점을 말했다.

    27년 검사 생활 돌아보니…"오래 할 줄 상상도 못해"

    방송 캡처방송 캡처윤 당선인은 9수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 생활을 시작하게 된 뒷이야기도 전했다. 원래 어린 시절 기독교 재단 초등학교를 다녔던 윤 당선인의 꿈은 '목사'였다고. 그러다 아버지를 따라 '교수'가 되고 싶었고, 법 공부를 하면서도 '검사'라는 직업에 대해 정확히 몰랐다는 전언이다.

    사법고시 합격은 '함진아비'를 부탁한 친구 덕분이었다.

    윤 당선인은 "다음주부터 시험인데 친구가 '함진아비'를 해 달라고 하더라. 사정을 말하니 다른 친구가 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도서관에 앉아 있는데 공부가 안되는 거다. 이럴 바에는 책 들고 내려 가는 게 낫겠다 싶어서 강남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잡지도 다 읽었고 책을 꺼내야 되는데 보기가 싫더라. 재밌게 읽을 데가 없나 했는데 제일 뒤에 절대 시험에 안 나오는 부분이 있었는데 거기가 시험 문제에 나왔다. 아마 사법고시 역사상 처음이었을 거다. 교실에는 곡소리가 났는데 난 기억이 딱 나길래 이번엔 되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사법 연수원을 나와서는 바로 변호사 개업을 하려고 했으나 '짧은 기간이라도 공직 생활을 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친구들의 권유에 늦은 나이에 검사에 임관됐다. 그렇게 27년을 검찰에 몸 담았다.

    윤 당선인은 "중간에 나왔다 다시 들어가고, 이렇게 오랜 세월 검찰에 몸 담을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며 "적성에 맞는지 안 맞는지도 모르겠고 일이 엄청 많았다. 방에 들어가니까 기록이 사람 키 정도로 쌓여 있었다. 시작했으니까 해야지 어떡하겠냐. 기록 보고, 조사하고 해야 되니까 아침에 새벽 같이 나가서 아침밥도 못 먹고 몇 년은 뭐가 뭔지도 모르고 정신 없이 살았다"고 검사 초임 시절을 회상했다.

    초임 시절을 지나서도 윤 당선인은 '밥총무' 역할을 도맡아 했다. 부장 검사 등 상사들이 새로 온 초임이 '맛집'을 모르니 '윤석열이 네가 밥총무해'라며 다시 맡겼다는 것. 이밖에 상사들 컨디션에 따라 메뉴 고르는 법, 식당 선정 조건, '밥총무' 지갑 관리법 등 여러 '꿀팁'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은 "제가 서울중앙지검장할 때 '밥총무' 제도가 없어졌다. 초임 검사 부담 준다고 요새는 그런 게 없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코너에서는 정답이 '한참'인 퀴즈를 맞히지 못했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뽑기 결과에 따라 병아리 인형 선물을 받고 "집에 강아지들이 좋아하겠다"며 만족했다.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윤 당선인이 처음이다. 출연 소식이 알려진 이후 '유퀴즈' 시청자 게시판에는 수천 개 반대 게시물이 쏟아졌다. 예능의 정치화와 이미지 세탁을 우려한 시청자들은 '유퀴즈' 보이콧과 폐지를 주장했지만 '유퀴즈' 측은 편성 변동 없이 오늘(20일) 정상 방송을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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