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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를 바꾸고 저녁 시사 프로그램 김미화 씨도 바꾼다고 해서 MBC 기자와 라디오 피디들과 카메라 기자들이 제작 거부에 들어갔다. ''그 다음은 손석희 교수 차례냐''고 물으면서 MBC 구성원들과 시청취자들이 분해 하고 있다.
KBS는 일찍이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정관용 씨, 박인규 씨(진보매체인 프레시안 이사와 대표)를 갑자기 내려 버리더니 가수 윤도현 씨도 출연 중지시켰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가수까지 코드 따져 출연시킨다는 논란에 휘말려 있다.
◈ 생각하면 생각대로 비비디 바비디 부 - 방송아 바뀌어라 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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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KBS에 경찰이 들어가면서 일각에서는 ''왜 창문 넘어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며 으스스해 지는 거지''라며 기우이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 이후 벌어진 사태를 방송사별로 살펴보면 기우는 결코 아니다.
KBS이사교체 - 사장교체 - 간부들 교체 -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의 변화
YTN 낙하산 사장 - 간부 교체 - 뉴스 변화 - 기자 파업과 해직 - 노조위원장 체포
MBC 피디 수첩 수사 - 제작진 체포 - 방송사 본사 압수수색 시도
회사별 상황을 살폈으니 이제 전체 상황을 그려보자.
4월에는 YTN 노조와 MBC 피디수첩에 대한 수사 마무리, 5월에는 언론노조의 지난 총파업에 대한 지도부 수사와 구속, 6월에는 기다리던 미디어 관련법 100일 치성이 끝나고 신문방송 겸영 미디어법 통과, 7월에 여름휴가로 쉬고.(쉬게 될지는 모르지만)
8월 -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의 전면 교체, 9월 - KBS·EBS 이사진 교체, 10월 - 공영방송법 제정. 그 이후에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새로워진 방송을 만나게 된다.
물론 국민의 반대 여론과 언론 종사자들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고 그대로 밀고 나가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무드 조성이다. 분위기 조성 방법은 박연차 리스트, 정대근 리스트 등 권력비리에 대한 수사를 강하게 밀어붙임으로써 공안정국을 형성하는 것.
지난 정권의 비리 크게 터뜨려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되고 현 정권의 인물도 몇 명 끼어 넣으면 공권력의 권위와 파워는 최대한 높아진다.
이런 공안정국 아래서 언론계에 대한 처리들도 모두들 경황없어 하는 중에 함께 끝내버리는 국면으로 갈 모양이다. 다만 쓸데 없는 리스트가 툭 튀어나오면 그게 문제이다.
예전 김용철 변호사 삼성리스트 같은 것이 그 전형적인 예인데 이번에는 고 장자연 씨와 관련된 리스트가 그 자리에 놓여버렸다. 하필 신문방송 겸업으로 방송을 넘겨주려고 하는 그 곳이 리스트에 들어가 버리고 국민 여론이 따가워지면서 감시를 받고 있다.
시민단체는 그 앞에 가서 연일 시위하고 여권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걸림돌. 어떤 리스트 수사는 어려워 보이는데 빠르게 진행되고 어떤 리스트 수사는 쉬워 보이는데 당최 진행이 안 되는 이유도 그런 것 아니겠나.
◈ 언론계가 동막골이야, 용주골이야?이런 식의 공안정국에 덕 보는 사람도 있다. 우선 강희락 경찰청장. 청와대 행정관 향응접대 사건이 있을 때 ''성매매 재수 없으면 걸리는 것이고 나도 그런 식으로 기자 접대해 봤다, 모텔 가서 방 키 나눠줬다''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청와대 행정관 비리 캔다고 경찰을 들쑤시는데 기자 당신들도 나을 게 없어''라는 발언으로 보여 반가웠다. 자기를 던져 이 나라 언론을 바로 잡겠다니 고맙지 않은가.
기자들은 담합해 입을 다물어 버렸다가 결국 은폐한 것까지 들통나 언론계 전체가 국민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정부부처, 공기관, 기업체에서 홍보담당자로 일한 사람들 다 모아놓고 물어보면 어찌 될까. 기자한테 모텔 키 주느라 고생해 본 사람 손들라면 얼마나 손을 들지.
어쨌거나 강 청장 덕분에 앞으로는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분명한 것은 성접대 성상납 이란 말은 법에 없다. 누가 자리를 마련하고 누가 대신 돈을 지불하든 관련법이 마련된 이후로는 모두 성매매고 성매매 알선으로 위법행위이다.
강희락 청장은 국회에 한 번 더 출석해야 한다. 지난번에는 왜 그런 발언을 했느냐고 야단맞았는데 이번엔 어떻게 책임을 질 건가로 다시 엄중한 질책을 받아야 한다.
이 건으로 지난 8일 국회여성위원회가 모였는데 야당 여성의원들만 참석하고 여당인 한나라당 여성의원들은 불참했다. 결국 정족수 미달로 경찰청장 출석 요구 건을 처리 못하고 끝났고 야당의원들끼리 강희락 청장 사퇴와 한나라당 사과를 요구해 놓고 있는 상태.
또 한 건 있다. 지난 5일 북한이 로켓 발사하는 날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정치부 기자들과 골프를 쳤다. 북한이 발사할 거라고 해서 비상대기했던 그 전날 4일 주말에도 박희태 대표는 기자들과 역시 골프를 쳤다.
이를 이름하여 로켓골프 사건이라 한다. 난쏘공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에 빗대어 ''박쏘골 - 박희태가 쏘아올린 골프공''이라고 한다.
대통령은 벙커에 들어가 비상회의 하고 있는데 여당 대표는 미사일 겁 안난다고 들판에서 의연히 왜들 그러는가. 영화 <동막골>에서는 전쟁 중에도 평화로이 멧돼지하고 들판에서 놀긴 하드만….
언론사들은 역시 ''박쏘골'' 모임에 자기 기자들이 다녀왔지만 못 본 척 보도하지 않았다.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서울신문 그리고 인터넷 언론들만 보도했다. YTN 노조는 어제 "YTN 기자도 골프회동에 참석했으며 로켓골프 내용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며 국민에게 사과문을 발표했다.
기자협회가 있고 노조가 있으니 이렇게라도 해야 할 것 아닌가. 성매매 접대 의혹에 휘말리고 비상시국에 로켓골프나 치고….
언론사주나 기자나 참 대단들 하다. 이 나라 언론계는 도대체 동막골이냐 용주골이냐?
동막골>뉴스데스크>
CBS보도국 변상욱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