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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대규모 집회 강행…"차기 정부 반노동정책, 시대착오적"



사건/사고

    민주노총 대규모 집회 강행…"차기 정부 반노동정책, 시대착오적"

    민주노총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
    차별없는 노동권 보장, 尹 당선인 대화 요구
    물리적 충돌 없이 마무리…위법성은 논란
    경찰 "불법 행위 책임 물을 것"

    13일 오후 서울 종묘공원에서 '차별없는 노동권·질 좋은 일자리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박종민 기자13일 오후 서울 종묘공원에서 '차별없는 노동권·질 좋은 일자리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박종민 기자
    "차별 없는 노동권으로 불평등 체제 타파하자!"
    "물가폭등 못살겠다 최저임금 인상하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3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차별 없는 노동권, 질 좋은 일자리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전에 장소를 예고하지 않고 '게릴라성'으로 열린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6천여 명이 모였다. 대통령 선거 이후 열린 첫 대규모 집회로, 불법성 및 방역수칙 위반 등 논란도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이날 차기 정부의 노동 정책을 비판하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차별 없는 노동권 보장, 양질의 일자리, 비정규직 근본 대책 국정 과제 반영, 최저임금·노동시간 개악 시도 즉각 중단 등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지난 한 달간 윤석열 당선인과 인수위가 내놓는 이야기는 시대착오적이고 반노동적이었다"며 "민중의 삶은 추락하고 있는데 저들은 오로지 자본의 주머니를, 재벌의 곳간을 채우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윤 당선인이 재벌과 자본의 손을 잡겠다면 우리는 민중의 손을 잡고 당당히 투쟁에 나서자"며 "다가오는 5년은 윤석열의 시대가 아니라 노동자의 시대로 만들어 노동권을 보장받고 좋은 일자리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자"고 외쳤다.
     
    13일 오후 서울 종묘공원에서 '차별없는 노동권·질 좋은 일자리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박종민 기자13일 오후 서울 종묘공원에서 '차별없는 노동권·질 좋은 일자리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박종민 기자
    경찰은 집회 과정에서 "여러분은 방역수칙 위반, 미신고 불법 집회를 하고 있다"며 "자진 해산하라"고 수차례 경고방송을 했다. 단체 측이 응하지 않자 3차 해산 명령을 내려 강제로 해산할 수 있는 상황까지 왔지만, 집회는 1시간 30분여 만에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8일 민주노총 및 산하 노조들이 신고한 집회 66건에 대해 금지 통보를 내렸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상 집회 허용 인원은 최대 299명인데 서울시는 민주노총 측이 '쪼개기 집회'를 해 모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노총은 서울행정법원에 집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오후 1~2시 경복궁 고궁박물관 인근에서 조건부로 집회를 허용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법원 결정이 "생색내기에 그쳤다"고 비판하며 계획했던 대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관련해 민주노총 양동규 부위원장은 "지난 주말 전국 야구장에서 수만 명의 시민이 모여 치맥과 경기를 즐겼다는데 야외에서 하는 평화적인 집회를 불허하는 건 위헌이자 독재"라고 발언했다.
     
    경찰은 총 134개 부대, 8500여 명을 투입해 집회 통제에 나섰다. 이른 오전부터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주변과 세종대로 일대 등에 경찰버스 수백 대를 세워 차벽을 설치했다. 집회 장소로 예상된 청계광장과 서울광장은 펜스로 가로막았다.
     
    경복궁 주변에 임시 검문소를 설치하고 지하철 및 노선버스 무정차 통과와 차량 우회 등 교통도 통제했다. 이에 버스 정류장에선 "집회 통제로 버스가 오는 건지 안 오는 건지 모르겠다"며 시민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상황도 펼쳐졌다.
     
    민주노총이 집회 예정 시각 약 2시간을 앞두고 집결지를 종묘공원으로 고지하자 경찰은 부랴부랴 공원 주변으로 이동해 차벽을 세우고 경력을 배치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금속노조 2~3천명이 오후 1시 30분부터 종묘공원에서 투쟁 선포식을 열고, 이후 민주노총 산하 노조와 각 지부들이 모여드는 상황에서 집회를 차단하기엔 역부족이었다.
     
    13일 오후 서울 종묘공원에서 '차별없는 노동권·질 좋은 일자리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박종민 기자13일 오후 서울 종묘공원에서 '차별없는 노동권·질 좋은 일자리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박종민 기자
    시민들은 집회를 바라보며 방역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공원 주변 액세서리 상가 구경을 나온 이모(59)씨는 "경찰이 많아 무섭다"면서도 "방역수칙 때문에 여럿이 모이지 못하게 하면서 집회는 모이는 게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종묘공원을 걷다 집회를 보고 당황했다는 이모(59)씨도 "문화재 앞에서 이러는 건 정상적인 행위가 아닌 것 같다"며 "민주주의 사회라고 해도 허락하지 않았는데 자기 정당화를 하기 위해 게릴라성 집회를 여는 건 불법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에선 '엔데믹'을 준비하는 만큼 집회 차단이 아니라 방식 제한을 고민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코로나 시기에 집회의 자유가 극도로 제한됐기 때문에 이제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감염병 확산을 예방하려면 집회 자체가 아니라 방법을 제한하는 게 최소 침해의 원칙에 맞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도 여의도에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8000명 규모(주최 측 추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반대 전국농어민대회'를 열었다. 마찬가지로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서울경찰청은 "불법 집회를 강행한 민주노총과 전농 소속 주최자 및 주요 참가자들에 대해 집회시위법,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며 "불법 행위에 책임있는 대상자들에게 신속히 출석을 요구하고 채증자료를 분석해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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