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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이그도 감탄한 커트 장인' 범접 불가능한 작은 거인의 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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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이그도 감탄한 커트 장인' 범접 불가능한 작은 거인의 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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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의 주장 이용규. 연합뉴스키움의 주장 이용규. 연합뉴스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삼성-키움의 시즌 2차전이 열린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이날 경기는 키움이 1회와 6회 김혜성의 적시타에 이어 8회 선두 타자 김주형의 1점 홈런까지 터졌다. 삼성이 0 대 3까지 끌려가 패색이 짙었기에 1만2000여 명 팬들도 살짝 김이 샐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8회초 1사 뒤 갑자기 관중석에 활기가 돋기 시작했다. 삼성이 아닌 키움의 공격이었다. 다름 아닌 이른바 '용규 놀이'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키움 톱타자 이용규(37)가 삼성 우완 불펜 이승현과 무려 19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것. 이용규는 초구 스트라이크 뒤 파울 2개로 카운트가 몰렸다. 그러나 볼 1개를 고른 이용규는 파울 3개를 걷어낸 뒤 다시 볼 2개를 골라 풀 카운트를 만들었다. 여기까지가 9구째였다.

    백미는 10구부터였다. 이용규는 9개의 공을 파울로 걷어냈다. 관중의 함성이 점점 더 높아졌다. 이승현도 9구 연속 시속 140km대 직구로 뚝심 있게 밀어붙였지만 이용규의 똑딱이 커트에는 허사였다.

    국내 선수들이야 '용규 놀이'가 익숙한 터. 이용규는 예전부터 투수와 끈질긴 승부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뛴 호세 피렐라(삼성)는 외야 수비를 보며 이날 처음 접한 '용규 놀이'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특히 올해 키움에 합류한 동료 야시엘 푸이그는 더그아웃에서 신이 난 모습이었다.

    결국 이용규는 이승현의 19구째 직구를 골라내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지친 이승현은 교체됐고, 벤치에 앉아서도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2010년 8월 29일 KIA 소속이던 이용규가 넥센과 경기하던 당시 모습. KIA2010년 8월 29일 KIA 소속이던 이용규가 넥센과 경기하던 당시 모습. KIA
    역대 2번째로 많은 한 타자 상대 투구 수다. 역대 최다 기록도 '커트 장인' 이용규가 갖고 있다. KIA 소속이던 2010년 8월 29일 이용규는 넥센(현 키움)과 광주 홈 경기에서 박준수(이후 박승민으로 개명)를 상대로 무려 20구 승부를 펼쳤다.

    20구면 어지간한 투수들이 한 이닝을 책임질 투구다. 특급 에이스라면 2~3이닝도 가능하다. 그런데 한 타자에게만 20구를 던지면 투수는 지칠 수밖에 없다.

    역대 3위도 이용규로 한화에서 뛰던 2015년 8월 22일 KIA와 광주 원정에서 양현종에게 17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1994년 김태룡(삼성), 2008년 정원석(두산) 등과 함께 공동 3위 기록이다.

    동료들도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김혜성은 이용규에 대해 "따라할 영역이 아니다"면서 "헛스윙할 공을 쳐서 파울로 만드는데 신기하고 멋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푸이그도 그렇고 동료 모두들 대단하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용규 놀이'는 끈질긴 승부 근성의 산물이다. 작은 체구에도 리그에서 손 꼽히는 외야수로 인정을 받는 이유다. 이용규는 "파울을 치고 싶어서 계속 치는 것은 아니고, 타석에 집중하다 보니 나온 결과"라면서 "타석에서 몇 구를 상대하는지보다 볼넷으로 출루했다는 것에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날 이용규는 팀의 결승 득점으로 주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1회 선두 타자로 나와 2루타를 때려낸 뒤 김혜성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6회는 귀중한 희생 번트로 추가점의 징검 다리를 놨고, 8회 19구 승부로 팀 사기를 높였다. 거구의 피렐라, 푸이그는 할 수 없는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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