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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체육 초유 압류' 테니스협회, 62억 빚더미 일단 해결



스포츠일반

    '韓 체육 초유 압류' 테니스협회, 62억 빚더미 일단 해결

    대한테니스협회 정희균 회장(오른쪽)과 미디어윌 주원홍 상임고문이 6일 서로 사인한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협회대한테니스협회 정희균 회장(오른쪽)과 미디어윌 주원홍 상임고문이 6일 서로 사인한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협회
    한국 스포츠 초유의 압류 사태를 낳은 대한테니스협회의 62억 원의 부채 문제가 해결됐다. 채권자인 미디어윌과 극적인 타결이 이뤄졌다.

    협회 정희균 회장과 미디어윌 주원홍 상임 고문은 6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기자회견실에서 합의문 조인식을 열었다. 협회의 부채 문제와 경기도 구리시 육사 테니스 코트 사용 등에 대한 합의문에 사인했다.

    부채와 관련해 양 측은 "원금과 이자 일부인 약 32억 원은 양측이 함께 노력하여 육사 코트의 계약을 복원하고 미디어윌에 운영권을 이관하는 조건으로 면제한다"고 합의했다. "나머지 이자 약 30억 원은 현재 상환한 14억5000만 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15억5000만 원은 3년에 걸쳐 분할 상환하도록 한다"고도 합의했다.

    협회는 지난 2015년 주원홍 26대 회장 시절 다방, 알바천국, 벼룩시장 등을 운영하는 미디어윌로부터 30억 원을 빌려 육사테니스장을 리모델링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미디어윌이 테니스장을 위탁 운영하는 대신 협회에 30억 원 상환 불이행에 대한 민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협약도 체결했다. 미디어윌 주원석 회장은 주원홍 전 회장의 친동생으로 협회 부회장,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하지만 협회 제 27대 회장으로 당선된 곽용운 전 회장이 미디어윌과 협약 무효를 선언하고 육사 코트를 직접 운영하겠다고 나서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미디어윌은 협회를 상대로 대여금 30억 원 반환 소송을 제기해 1, 2심 모두 승소했다. 협회는 원금 30억 원에 연 19%의 이자까지 부채 62억 원을 갚아야 할 처지가 됐고, 법원으로부터 협회 사무실 집기 등에 대해 압류가 들어가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에 테니스인들은 지난 2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사태 해결에 나섰다. 강원도테니스협회 윤일남 회장, 경북테니스협회 김인술 회장 등이 미디어윌 주 회장, 주원홍 전 회장을 만나 설득한 끝에 극적으로 문제가 타결됐다. 이날 합의문 서명으로 협회의 채무와 관련된 일체 합류가 해지됐다.

    6일 협회와 미디어윌 합의문 조인식 뒤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협회6일 협회와 미디어윌 합의문 조인식 뒤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협회​​
    이와 함께 협회와 미디어윌은 "육사 코트 분쟁을 야기시킨 27대 곽용운 회장의 협회 운영상 오류와 미디어윌에 대한 명예훼손 여부 등에 대한 문제점을 철저히 조사해 원인 규명 및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결과 보고서를 발간한다. 아울러  곽 회장의 27대 협회 운영 전반을 감사하고 잘못이 있을 시 법적 책임을 묻는다. 위 사항을 모든 채널을 동원하여 공개한다"고도 합의했다.

    주 전 회장은 "육사 코트는 당시 가장 좋은 방식으로 만든 공익 시설이었지만 전 집행부 시절 협회로부터 고발을 당하고 음해하면서 부도덕한 사람이 되는 등 6년 동안 정말 힘들었다"면서 "곽 회장의 잘못된 판단으로 소송을 할 수밖에 없어 협회도 채무가 생겼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러나 과거는 과거이고 협회가 파산을 하면 나와 미디어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합의문을 작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협회는 60억 원의 부채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이제 정부 공모 사업과 후원사 유치 등 협회 정상화의 길이 열렸다"고 반색했다. 이어 "미디어윌과 함께 육사 코트 재개장을 위해 노력하고 전 집행부 등 과거 청산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20면이 넘는 육사 코트는 사관생도 교육 등에만 쓰이고 있다.

    육사 코트 운영권을 미디어윌이 갖지 못할 경우 부채 문제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주 전 회장은 "깊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운영권을 갖지 못하는 경우는 생각하지 하지 않았다"면서 "육사 측과 협의를 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도 "서울 등 수도권에 코트가 없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육사 코트는 협회 입장에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코트기 때문에 모든 방안을 동원해 되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양 측이 소통을 하게 됐다는 측면에서 이번 합의문 조인은 고무적이다. 주 전 회장은 3년 동안 협회가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에 대한 질문에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지켜진다고 믿고, 신뢰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주 전 회장은 "협회가 유예해달라고 했을 때 상황이 되면 받아들이고 안 되면 법률적 조치를 취하면 되겠지만 기본적으로 신뢰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도 "전에는 기본적인 소통조차 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협회가 1년 5억 원 정도는 갚을 여력이 있고 모자라면 내가 출연해서라도 갚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 28대 대한테니스협회장 선거 토론회에 나선 정희균(왼쪽부터), 김문일, 곽용운, 주원홍 등 후보들. 협회지난해 1월 28대 대한테니스협회장 선거 토론회에 나선 정희균(왼쪽부터), 김문일, 곽용운, 주원홍 등 후보들. 협회

    이번 합의문 조인에 대해 곽 전 회장은 극력 반발했다. 곽 전 회장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취임한 지 8개월 만에 주 전 회장과 절친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에 의해 국회 국정 감사를 받고 문화체육관광부 특별 감사까지 받았지만 징계조차 받은 일이 없다"면서 "일사 부재리의 원칙도 있는데 또 무슨 조사를 한다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육사 코트 문제는 모두 주 전 회장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면서 "주 전 회장이 실내 코트를 지으면서 그린벨트 훼손으로 벌금 700만 원 선고를 받은 만큼 불법을 저지른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날 조인식에서 주 전 회장은 관련 질문에 대해 "실내 코트는 육사와 구리시에서 법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해서 지은 것"이라면서 "벌금형에 대해서는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 전 회장은 "협회는 정상화를 위해 저쪽의 입장을 다 들어준 것 같은데 나는 주 전 회장과 미디어윌을 상대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의 부채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또 다른 갈등이 야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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