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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난동 CCTV 보니…경찰 '현장 벗어나고 우물쭈물'[영상]

사건/사고

    흉기난동 CCTV 보니…경찰 '현장 벗어나고 우물쭈물'[영상]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약 140일만에 CCTV 공개
    테이저건 등 무장하고도 남녀 경찰관 모두 현장 이탈
    비명 소리에 남편은 뛰어가는데 경찰은 빌라 밖으로
    즉시 재진입 안하고 문닫히는데 우물쭈물 물러나
    재진입 후에도 바로 현장 안 간 듯…빈 시간 뭐했나
    피해자 측 "진실 가리기 위해 보디캠 고의 삭제" 주장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당시 현장을 찍은 CCTV가 공개됐다. 영상에는 비명 소리를 듣고 피해자의 남편은 급히 빌라 3층 현장으로 뛰어 올라갔지만, 같이 가던 남자 경찰관은 현장을 이탈해 뛰어 내려오던 여자 경찰관을 중간에 만나 함께 건물 밖으로 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영상에는 이들 경찰관들이 테이저건과 삼단봉으로 무장하고도 건물에 바로 재진입하지 않은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피해자 측은 경찰관이 사건 이후 보디캠 영상을 고의로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의 정황이 있다며 경찰 측의 해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5일 피해자 가족과 김민호 VIP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피해자 측이 사건 발생 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찰 등에 공개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최근 법원의 허가를 받아 뒤늦게 받아냈다. 사건 발생 이후 140여일 만이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당일 오후 5시 4분쯤 가해자 A씨는 40대 여성 B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현장에 있던 여자 경찰관인 C 전 순경은 이후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갔다. 비명 소리를 듣고 빌라 밖에 있던 남자 경찰관 D 전 경위와 B씨 남편은 빌라 내부로 다급하게 진입했다.

    경찰관 밀치고 올라가는 흉기난동 피해자의 남편. 피해자 측 제공경찰관 밀치고 올라가는 흉기난동 피해자의 남편. 피해자 측 제공
    이들은 빌라 내부 계단에서 마주치게 된다. 그런데 B씨 남편이 C 전 순경을 밀치며 곧장 뛰어 올라간 반면, D 전 경위는 C 전 순경과 함께 내려가 빌라 밖으로 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빌라 밖으로 나온 이들은 곧바로 현장 재진입을 시도하지 않았다. D 전 경위는 빌라 1층 출입문이 닫히는 모습을 보고도 우물쭈물하다가 물러났다. 공동 현관문이 닫히면서 재진입하지 못했다는 경찰 해명과는 배치되는 모습이다.

    피해자 측 제공피해자 측 제공
    이후 건물 밖에서 C 전 순경과 D 전 경위는 각각 테이저건과 삼단봉을 꺼내 들기도 했다. 두 경찰관 모두 A씨의 흉기 난동을 제압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도 현장을 이탈한 셈이다. 이때 C 전 순경은 D 전 경위에게 A씨가 B씨의 목에 칼을 찌르는 장면을 재연하기도 했다.

    피해자 측은 "트라우마로 현장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C 전 순경의 변명이 거짓임을 확인했다. 범인의 동작도 자세히 기억하고 있었다"며 "이미 칼부림이 발생했는데도 경찰관들이 밖에서 대기하는 모습을 보면 어떠한 긴박감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출입문 개방 시도하는 경찰관들. 피해자 측 제공출입문 개방 시도하는 경찰관들. 피해자 측 제공
    이들 경찰관들은 공동 현관문을 열려고 문을 두드리거나 손바닥으로 미는 등 뒤늦게 재진입을 시도했다. 이들이 재진입한 시간은 현장을 벗어난 지 3분여가 지난 시점이었다. 이후 이들은 약 3분 40초 뒤에 A씨를 데리고 빌라 밖으로 나왔다.

    피해자 측은 이들이 재진입하고도 바로 현장으로 오지 않고 중간에 상당 시간 다른 장소에 머물렀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남편이 A씨를 기절시킨 후 경찰관들이 나타나자마자 수갑을 채우고 곧바로 연행했는데, 그에 비해 이들이 빌라에 머문 시간이 너무 길었다는 것이다.

    피해자 측은 "당시 이들 경찰관이 건물에 재진입한 이후 바로 3층으로 올라오지 않고 최소 수십초 이상 중간 장소인 2~3층 사이 공간에 잠시 머무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건물로 진입해서 범인을 다시 데리고 나가기까지는 넉넉하게 잡아도 1분 30초 정도다. 비어 있는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를 밝힐 유일한 증거가 C 전 순경이 차고 있던 보디캠 영상인데, C 전 순경이 사건 이후 자체 감찰을 받는 과정에서 영상을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은 "C 전 순경이 영상을 삭제하는 바람에 진실을 확인할 수 없는 어이없는 처지에 이르렀다"며 "중간에 비어 있는 시간에 다른 공간에 머물렀다는 사실이 밝혀질까 봐 두려운 것이다. 가족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부디 피해자 가족들이 생각하는 부분이 사실이 아니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피해자 가족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당시 경찰의 대응 모습이 포착된 CCTV영상을 공개하고 부실 대응을 했던 경찰관에 대해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피해자 가족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당시 경찰의 대응 모습이 포착된 CCTV영상을 공개하고 부실 대응을 했던 경찰관에 대해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앞서 A씨는 작년 11월 15일 인천시 남동구의 한 빌라 3층에서 B씨와 20대 딸 등 일가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중상을 입은 B씨는 최근까지도 의식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그의 남편과 딸도 얼굴과 손 등을 다쳐 전치 3~5주의 병원 진단을 받았다.

    A씨와 B씨 가족은 층간 소음으로 갈등을 빚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가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관들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A씨가 피해자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실을 알고도 현장을 이탈하거나 곧바로 제지하지 않는 등 부실 대응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들은 모두 해임됐다.

    한편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 이후 "보디캠 디지털포렌식 결과 사건 당시 상황은 녹화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며 "해당 기기는 저장 공간이 가득 차면 더 이상 녹화가 되지 않는 제품으로, 사건 발생 전인 11월 3일쯤부터 이미 용량이 가득차서 촬영되지 않고 있었다. 삭제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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