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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냐 반대냐" 군공항 공약에 화성시장 선거판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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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치냐 반대냐" 군공항 공약에 화성시장 선거판 '들썩'

    '공항유치' 화성시장 후보공약 등장
    전투기 사고, 신도시 건설 등 여파
    군공항 화성 이전 반대 여전히 다수
    "지방선거, 군공항 이전 공론화 계기"

    수원 군공항에서 이륙 중인 전투기 모습. 주변에는 대단지 아파트들이 위치해 있다. 수원시청 제공수원 군공항에서 이륙 중인 전투기 모습. 주변에는 대단지 아파트들이 위치해 있다. 수원시청 제공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경기 화성시장 후보들이 민·군공항 유치 의사를 피력하면서 화성지역 반대로 수년간 답보 상태인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공항유치를 희망하는 후보들의 당선 여부를 떠나, 반대 일색이던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인 화성 내에서 관련 사업에 대한 공론화가 보다 활발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화성시장 선거판에 던져진 '공항유치' 공약

     
    31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화성시장 하마평에 오른 인물은 10여명으로 이 중 일부 주자들은 민·군 통합공항을 화성 화옹지구로의 유치를 공약하거나 필요성에 공감의 뜻을 밝혔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소속 배강욱 당정책위원회 부의장은 지난 15일 출마선언에서 이번 지방선거 화성시장 도전자 가운데 처음으로 '국제공항 유치'를 제1공약으로 내걸었다.
     
    배 부의장은 "동탄에 비해 서쪽이 너무 낙후됐다"며 "균형발전을 위해 송산그린시티, K-컬처&메타버스밸리를 연계하는 것을 전제로 공항유치에 대한 찬반투표라도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 또 다른 주자인 A씨는 민심이 극명하게 갈린 상황에 어느 한쪽에 서는 건 부담이 된다면서도, 이젠 경기남부 국제공항 유치를 합리적으로 논의할 시점은 됐다고 여지를 뒀다.
     
    특히 A씨는 "수원시장 후보들은 너도나도 통합공항 이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며 "화성시장 도전자들은 이성적인 공론장조차 만들지 못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소속 한 출마예정자 B씨도 지역 전체의 신성장 동력으로서 통합공항 유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B씨는 "기존 군공항 위치는 화성 도심에도 피해를 주는 시설"이라며 "지금까지처럼 강경하게 반대만 할 게 아니라 화성의 백년대계를 위해 객관적 정보로 토론을 해야 된다"고 제안했다.

    경기도 화성 병점 지역과 인접해 있는 수원 군공항 활주로 모습. 박창주 기자경기도 화성 병점 지역과 인접해 있는 수원 군공항 활주로 모습. 박창주 기자 

    비행사고·도시팽창 등 '군공항 이전 압력↑'

     
    이처럼 일부 화성시장 후보들 간 공항유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화성 화옹지구로의 군공항 이전에 반대 일색이던 지역 여론이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양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화성 동부권 도시가 팽창하면서 인근 수원 전투비행장으로 인한 안전사고와 소음피해 우려로 군공항 이전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월 수원 군공항에서 이륙하던 전투기가 인접한 화성 관항리에 추락, 조종사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민가에서 100m 남짓에 불과해 하마터면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
     
    또한 군공항에 인접한 5개(진안·기배·화산·병점1·병점2)동 주민은 화성시 전체 인구의 16%인 13만 9천여 명으로, 이 가운데 현재 소음피해보상 대상자만 2만 6천여 명에 달한다.
     
    이에 더해 지난해 정부가 화성 진안에 2만 9천 가구, 11만 명 규모의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면서 군공항을 다른 지역으로 조속히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여기에 민·군통합 국제공항 형태의 이전으로 화옹지구 일대에 대규모 도시개발과 교통인프라 확충 등 각종 대안도 꾸준히 제시되고 있는 상황.
     
    공항유치 관련 이슈가 적잖은 표심이 걸린 민원사항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지역개발 전략을 내세울 수 있는 일종의 공약 소재가 된 셈이다.
     

    다수 후보들은 화성 이전 반대입장 '고수'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제10전투비행장 전경도. 수원시청 제공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제10전투비행장 전경도. 수원시청 제공반면 상당수 후보들은 여전히 화성으로의 군공항 이전에 부정적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들도 군공항 이전이 시급하다고 인정하지만, 화성이 아닌 제3지역으로의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재선을 노리는 민주당 소속 서철모 화성시장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화성으로 옮긴다는 전제부터 틀렸다"며 "현실성 없는 공약으로 사회 혼란만 부추겨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서 시장은 "통합공항은 구체화되지 않은 허상이고 기초단체장이 추진할 사안도 아니다"라며 "군공항은 원점부터 다시 논의해 원하는 곳에 보내야 한다"고 거듭 역설했다.
     
    최근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의 김홍성 전 화성시의회 의장도 "지금처럼 화옹지구에 일방적으로 옮기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어디로 보낼지는 국가가 다시 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전 의장은 "민간공항과 함께 이전하는 사업이 검토 수준인데 마치 확정된 것처럼 부풀려졌다"며 "수원, 화성 모두 피해지역인 만큼 두 지역이 함께 재검토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국민의힘 최영근 전 화성시장 역시 군공항 이전을 구체적인 대책 없이 선거용으로 이슈화하는 행태를 경계하며, 화성으로의 이전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최 전 시장은 "충청이나 경기남부에서 공항유치를 원하는 지자체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전 대상지에 대한 확실한 인센티브 계획을 세워 필요한 곳에 보내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공항유치 공약, 공론장 형성되는 기폭제"

     
    화성시청 전경. 화성시청 제공화성시청 전경. 화성시청 제공예비이전후보지인 화성에서 공항유치 공약이 등장한 만큼,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로 5년째 지연돼온 군공항 이전사업이 새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일부 후보의 공약이더라도 선거 과정이나 이후에 화성 내에서의 찬반토론이 진행되는 등 해당 사안에 대한 공론화를 보다 활발해지게 만드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금창호 선임연구위원은 "그간 화성의 반대가 워낙 거세 논의 자체가 어려웠는데 유치 공약을 토대로 공적 토론이 가능해졌다"며 "정치의 영역에서 해법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금 위원은 "지방선거에서 합리적 공론장이 형성되더라도 이전사업의 주체인 국방부가 지금처럼 뒷짐만 쥐고 있어서는 진도를 나갈 수 없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한편,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화성시장 후보군으로 거명되는 인물은 현직인 서철모 화성시장을 비롯해 김홍성 전 화성시의회 의장, 배강욱 당정책위원회 부의장, 정명근 화성미래발전포럼 대표, 진석범 전 경기복지재단 대표 등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최영근 전 화성시장을 포함해 김성회 전 화성시갑 국회의원, 김용 전 청와대 행정관, 김정주 전 화성시의회 의장, 석호현 화성병 당협위원장, 우재도 미래정책개발원 이사장 등이 출마 예정자 명단에 오르고 있다.
     
    화성시는 모든 지역구 국회의원이 민주당 소속인 데다 올해 대선에서도 이재명 전 후보가 윤석열 당선인을 누르는 등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다만 직전 총선 때 9만 3천여 표였던 여·야 격차가 올해 대선에서는 4만 7천여 표로 절반가량 줄면서, 수성이냐 탈환이냐를 놓고 양당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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