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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빨간불'인데 尹 '규제완화' 기류…전문가들 "신중 접근법 필요"

금융/증시

    가계대출 '빨간불'인데 尹 '규제완화' 기류…전문가들 "신중 접근법 필요"

    핵심요약

    LTV 상향 공약…DSR 규제 완화 전망도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되곤 있지만 "관리 필요"
    전문가들 "현행 규제 일률적, 손질 필요하지만…"
    "상환 능력 중심의 규제 접근법 필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국회사진취재단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국회사진취재단
    가계 빚이 과도하게 쌓이고 상환 부담도 가중되는 상황 속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출 규제 완화' 공약을 놓고 일각에선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다소 일률적이었던 현재의 대출 규제를 손봐야 할 필요가 있지만, 돈을 빌리는 차주들의 상환 능력을 고려해 세밀하게 손질이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이 적지 않다.
     
    윤 당선인은 공약집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80%까지 올리겠다는 내용을 적시했다. 구체적으론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LTV는 80%까지 올리고, 생애 최초 구매자가 아닌 경우엔 지역과 상관없이 LTV 상한을 70%로 단일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주택 보유자에 대해선 보유주택 수에 따라 LTV 상한을 2주택자 40%, 3주택자 30% 등으로 차등화 하기로 했다. 현행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선 9억 원 이하 주택의 LTV가 40%, 9억원 초과 시엔 20%이고 15억 원 초과 주택엔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상향 공약이다.
     
    공약집에는 없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 같은 LTV 상향책의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올해 초부터 총 대출액이 2억 원 초과 시에 적용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 규제'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DSR 규제가 여전한데 LTV만 올리면 고소득자에게만 혜택이 집중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만큼 완화 방안을 놓고 신중하게 논의가 이뤄지는 기류다. 또 윤 당선인이 지난해 10월 "전형적인 문재인표 이념형 정책"이라고 비판한 가계대출 총량규제 역시 폐지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규제 완화가 현실화 되면 코로나19 상황 장기화와 집값 상승 등으로 대출이 절실한 이들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진단도 있지만, 유동성 잔치 시대의 종막과 맞물린 국내외 긴축 기조 속 가계대출의 부실화 우려도 교차한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기업 부채를 합산한 민간부채(자금순환표 기준) 추정치는 4540조원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부채 비율은 220.8%로 197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로 나타났다. 민간의 빚이 우리 경제 규모의 2.2배를 웃돈다는 뜻이다.
     
    가계부채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1862조 1천억 원이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세는 작년 2분기 10.4%, 3분기 9.6%, 이번이 7.8%로 점차 둔화되고 있긴 하지만, 한은은 "가계의 채무 상환 부담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작년 말 기준 처분가능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73.4%다. 세금 등을 떼고 실제로 쓸 수 있는 수입액보다 빚 규모가 훨씬 컸다는 것이다.
     
    한은은 "향후 대출금리 상승, 금융지원·완화 조치의 정상화 등으로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경우, 소득여건 개선이 더딘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그동안 누적된 부실위험이 현재화 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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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고소득·고신용자에 대한 과도한 대출 규제는 어느 정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상환 능력과 관계없이 무조건 대출 문턱을 낮추는 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취약차주들에 대해선 민간 대출 규제 완화보다는 공적 지원 방안에 무게를 싣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장 중요한 건 부채 자체가 부실화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이라며 "대출규제 완화는 기계적으로 하는 차원보다는, 소득이 있고 안정적이어서 대출 상환 능력이 나쁘지 않은 사람들에게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상환 능력이 좋지 않은 이들에게까지 대출을 확대하는 건 위험 요인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출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에겐 재정을 통해 지원을 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도 같은 맥락에서 LTV 상향 공약에는 공감하지만, 이와 맞물린 DSR 규제 완화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센터장은 "현행 LTV 규제는 주택 시장 안정화를 위해 궁여지책 격으로 만들어진 측면이 있다. 신용도가 높은 사람까지 대출을 많이 못 받게 하는 현 구조를 시장원리대로 정상화 시킨다는 차원에서 LTV 상향은 맞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대출시 상환능력을 기준으로 따지는 DSR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면 위험하다. 또 LTV와 DSR을 동시에 풀면 빚내서 집 사라는 식의 잘못된 신호로 인식될 가능성도 있다"며 "민간 영역에서 해주는 대출에 대해선 DSR 규제를 좀 엄격하게 이어가고, 신혼부부나 청년층 등을 지원하는 방안으로는 공적 모기지 활용도를 높이는 식의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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