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지구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2~3도 오르는 경우 최대 54%의 생물종이 돌이킬 수 없는 멸종 위기에 처한다. 1950년대 이래 온난화에 의해 해양 생물군은 10년당 최대 55km씩 북쪽으로 이동했고, 해양 생물종의 계절변화도 10년당 최대 6일 빨라졌다.
정부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이같이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내용이 포함된 '제6차 평가보고서(AR6) 제2실무그룹(WGII) 보고서'를 채택했다고 28일 밝혔다.
IPCC는 1988년 세계기상기구(WMO)와 UN환경프로그램(UNEP)이 공동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다루기 위해 설립한 기구다. 1990년 이래 5~8년 간격으로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내는 IPCC는 제1(기후변화과학)과 제2(영향·적응·취약성) 및 제3(기후변화 완화) 실무그룹 보고서와 종합보고서 등 4개 보고서를 순차 발간한다.
연합뉴스지난해 8월에 제6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 보고서가 발표된 바 있다. 우리나라는 기상청, 환경부, 한국환경연구원 및 국립수산과학원 등 관계부처 공무원과 전문가가 참여했다.
이번 제6차 제2실무그룹 보고서에는 1970년대 이래 지구의 담수는 10년마다 최대 0.45도 온난화를 겪었고, 북반구 호수의 결빙을 줄여 부영양화를 가속화했다는 지적도 담겼다.
현재 인류의 절반 이상인 약 40억명은 물 부족을 겪고 있고, 빙하가 녹는 속도가 1950~2000년 사이 전세계적으로 1.5~2배 가속됐다는 내용도 있다. 섭씨 1.5도 온난화에서 도시 인구 3.5억 명이, 2.0도에서는 4.1억 명이 물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됐다.
또 1.5~2.0도 온난화 조건에서 17억은 심각한 열 환경, 4.2억 명은 극한의 폭염, 0.7억 명은 이례적인 열 환경에 매 5년 마다 노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후변화에 따라 21세기 후반 16~26억 명이 수인성 감염, 매개 감염, 전염병에 노출될 것이라는 우려도 담겼다.
이번 제2실무그룹 보고서는 2014년 발표된 제5차 제2실무그룹 보고서 대비 광범위하고 풍부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기후변화 영향을 평가하고, 미래의 기후변화 위기 예측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고 환경부는 평가했다.
IPCC는 제2실무그룹 보고서와 함께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SPM)'도 승인했다.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은 △현재와 미래의 영향과 위기(리스크), △적응 수단과 활성화 방안, △기후탄력적 개발 등을 담고 있다. 정부는 이번 보고서에 포함된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가능한 정책 선택(옵션)을 향후 적응대책 수립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IPCC는 오는 4월 제3실무그룹 보고서를 승인하고, 이어 9월에는 3개 실무그룹 전체 보고서를 반영한 종합보고서를 승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