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동역 옛 미사용 승강장에서 영상촬영 중인 제작진. 서울교통공사 제공 서울 지하철의 '유령역'으로 불리던 1·2호선 신설동역의 옛 미사용 승강장이 서울시가 지정하는 '서울 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이 역 승강장은 '신설동 2호선 비영업 승강장'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시가 선정해 보존하는 문화재로 관리된다. 지하철역 중에서는 12번째다
27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신설동역은 1970년 일본 조사단의 보고서를 참고해 확정된 1기 지하철 계획에 따라, 당시 1호선(서울역~청량리, 9.14km)과 5호선(천호동~종로~신설동~연희동, 32km)의 환승역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1974년 1호선 개통 이후 석유파동 등으로 인한 불경기로 인해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건설비 확보가 어려워 기존 계획했던 지하철 추가건설이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기존 5호선 계획이 무산됐고 종로 쪽 노선용으로 활용될 예정이었던 지하 3층 승강장은 이후 승객 취급 없이 1호선 전동차가 모든 운행을 마친 후 군자차량기지로 오가는 진출입용으로만 사용됐다.
이후 승객이 없는 승강장이라는 의미에서 '유령 승강장'으로 불리게 됐다.
오랫동안 잊혀졌던 이 빈 승강장은 2000년대 이후 영화·드라마·뮤직비디오 등 영상물 촬영지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하철 역 중 옛 70년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마감재나 타일 없이 콘크리트만이 남아있는 모습이 방송, 영화제작자의 관심을 모은 것이다.
영화 '감시자들(2013)'과 KBS의 드라마 '아이리스(2009년)', 웹드라마 '고래먼지(2018년)' 등이 촬영됐다.
현재 신설동역 빈 승강장은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도록 닫혀 있다.
승강장안전문이 설치돼 있지 않고, 매 시간마다 군자차량기지로 돌아오는 1호선 열차가 선로를 통과하기 때문에 안전사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 2017년 10~11월에는 전시 공간을 조성한 후 서울시와 함께 주말 한정으로 시민들에게 일시적으로 개방되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신설동역 빈 승강장은 과거 개발이 한창 이루어지던 시절 서울의 과거 모습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귀중한 공간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안전이 충분히 확보된다는 전제 하에 촬영지 등 기능 확대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