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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조 투자' TSMC에 맞서는 라이벌 삼성전자·인텔의 '딜레마'[인더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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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52조 투자' TSMC에 맞서는 라이벌 삼성전자·인텔의 '딜레마'[인더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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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Industry)을 읽다(讀)]⑪TSMC-인텔 협력은 삼성전자에 '기회'일까

    사상 최고 실적 달성한 TSMC, 올해 또 '역대급' 투자 나선다
    삼성전자도 40조 원 투자…3나노 기술 우위 확보가 관건
    파운드리 재진출 선언한 인텔, TSMC와 '불편한 동거'
    고객 가려 받는 TSMC…삼성전자에는 고객사 늘릴 '기회'

    중국 난징에 위치한 TSMC의 Fab16 공장. TSMC 제공중국 난징에 위치한 TSMC의 Fab16 공장. TSMC 제공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올해 사상 최대인 52조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1위에 오르겠다는 삼성전자도 대규모 증설에 나섭니다.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TSMC와 손을 잡고 향후 기술 경쟁에 가세할 시간을 벌었습니다.

    '제왕' TSMC와 '도전자' 인텔의 협력이 정설로 굳어진 가운데 '추격자' 삼성전자는 오히려 파운드리 고객사가 늘어나는 수확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산업을 읽는 '인더독' 시리즈, 이번 꼭지는 TSMC와 삼성전자, 그리고 인텔이 펼치는 글로벌 파운드리 '삼국지' 후속편입니다.

    사상 최고 실적 달성한 TSMC, 올해 또 '역대급' 투자 나선다

    TSMC는 지난 13일(현지시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역대 최대인 400억~440억 달러(약 47조 5천억~52조 3천억 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300억 달러(약 35조 6천억 원)보다 40%가량 늘어난 규모입니다.

    TSMC는 향후 수년간 연간 매출 증가 예상치를 종전 10~15%에서 15~20%로 올리고, 매출총이익 장기 목표치도 50% 이상에서 53%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야기된 반도체 수요 강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므로, 생산 능력을 확충해 이익을 늘리겠다는 계산입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회사가 구조적 고성장 시기에 들어서고 있다"면서 "반도체 가격에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기술 선도기업으로서의 위상과 다년간 이어질 구조적 수요 증가 예상을 고려하면 자사가 받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TSMC는 지난해 4분기에는 157억 4천만 달러(약 18조 7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실적입니다. 순이익도 16.4% 늘어난 60억 1천만 달러(약 7조140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TSMC는 올해 1분기 매출 예상치로 최고 172억 달러(약 20조 4천억 원)를 제시했습니다.

    TSMC는 특히 삼성전자와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개발이 계획대로 진척되고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에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파운드리 점유율 50%가 넘는 압도적 1위인 TSMC는 이처럼 천문학적인 투자와 앞선 기술경쟁력을 토대로 삼성전자의 추격을 뿌리치려 합니다.

    삼성전자도 40조 원 투자…3나노 기술 우위 확보가 관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반도체 시설투자에 30조원을 집행했습니다. 한 해로 치면 역대 가장 많은 32조9천억원을 투자한 지난 2020년 기록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TSMC에 버금가는 규모입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는 40조 원 이상을 반도체에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기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의 경기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인 경기 평택캠퍼스에 짓고 있는 3라인(P3)은 올해 완공될 예정입니다. P3라인은 클린룸(먼지·세균이 없는 생산시설) 규모만 축구장 면적의 25개 크기로, 현존하는 단일 반도체 라인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총 투자액은 50조원이 넘습니다.

    삼성전자는 서울 여의도 면적(약 290만㎡)과 비슷한 총 289만㎡(약 87만평) 규모로, 반도체공장 6개를 지을 수 있는 부지가 있는 평택캠퍼스를 글로벌 반도체 공급기지로 만든다는 구상입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네번째 생산라인 P4 건설을 위한 부지 정지 작업 등 준비작업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투자가 확정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20조원 규모 파운드리 공장은 2024년 하반기 생산을 목표로 올해 상반기에 착공합니다. 삼성전자는 우선 현지 공장 부지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진행되는 도로 확장 공사에 일부 비용을 부담하며 준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파운드리 점유율 17% 안팎의 '추격자' 삼성전자는 이같은 시설 투자와 더불어 초미세 공정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해 TSMC를 쫓으려 합니다. 관건은 TSMC보다 빠른 올해 상반기 양산 예정인 차세대 'GAA(Gate-All-Around) FET' 공정을 적용한 3나노 제품의 성능과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입니다.  

    파운드리 재진출 선언한 인텔, TSMC와 '불편한 동거'

    미국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13일 대만을 찾아 TSMC 경영진을 만났습니다. 지난해 초 인텔 CEO로 임명된 겔싱어의 첫 아시아 방문으로, TSMC의 3나노 초미세 공정을 활용해 인텔의 차기 중앙처리장치(CPU)를 생산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 인텔 제공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 인텔 제공겔싱어는 지난해 3월 글로벌 미디어 브리핑에서 파운드리 재진출 등의 내용을 담은 'IDM 2.0'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10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전환에 실패하고 2018년 파운드리 시장에서 공식 철수한 지 3년 만이었습니다. TSMC와 삼성전자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 셈입니다.

    인텔은 지난해 7월에는 기술 설명회를 열고 2025년까지 파운드리 사업 확장을 위한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세계 최대 통신 칩 제조사인 퀄컴과 아마존을 새 고객으로 소개했습니다. 인텔은 7나노급인 '인텔4'를 거쳐 2025년에는 1.8나노급인 '인텔 18A'를 생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단숨에 경쟁사를 따라잡겠다는 인텔의 구상에는 큰 '허점'이 있습니다. 파운드리는 설비를 증설하고 기술력을 확보해 완전한 생산 능력을 갖출 때까지 최소 몇 년 이상이 걸립니다. 그 공백을 메우려면 역설적이게도 업계 선두주자와의 협력은 불가피합니다. 인텔은 종합반도체회사(IDM) 경쟁자인 삼성전자 대신 TSMC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최근 TSMC가 인텔에 공급할 3나노 CPU 생산을 위해 북부 바오산 공장에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인텔은 TSMC의 차세대 GAA 기반의 2나노 공정도 선점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텔은 계약을 따내기 위해 TSMC에 거액의 선금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객 가려받는 TSMC…삼성전자에는 고객사 늘릴 '기회'

    전 세계적으로 10나노 미만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 두 곳에 불과합니다. 7나노 공정 개발에 수년간 차질을 빚은 인텔은 지난해 11월에야 10나노급 '인텔7' 공정을 활용한 12세대 프로세서를 출시했습니다. 7나노와 5나노 반도체를 확보하는 길은 TSMC나 삼성전자 뿐입니다.  

    TSMC는 지난해 수익의 절반 이상을 10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에서 얻었다. TSMC 제공TSMC는 지난해 수익의 절반 이상을 10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에서 얻었다. TSMC 제공이들 업체가 대규모 투자로 설비를 늘려도 생산 가능한 반도체의 수량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최첨단 반도체를 원하는 '고객'들의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는 자사 물건의 생산을 맡기는 고객사가 '을'의 처지가 되고, 업계 최선단 기술력을 보유한 파운드리가 '갑'이 되는 구조입니다.  

    평소 삼성전자와 거래하던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는 5나노 공정이 적용되는 차세대 RTX 40의 생산을 TSMC에 맡기려 거액의 선금을 치렀습니다. 엔비디아는 공급 계약을 위해 TSMC에 16억4천만달러(약 1조9400억원)를 미리 내고, 향후 17억9천만달러(약 2조1200억원)를 추가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TSMC는 그동안 오랜 고객인 애플과 미디어텍 등의 주문을 우선순위에 뒀습니다. 신규 계약을 원하는 고객사는 향후 설비 투자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미리 지불해야 합니다. 지난해 두 차례나 최대 20% 이상 가격 인상을 통보한 것처럼 TSMC는 압도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가격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애플을 제치고 TSMC의 3나노 및 2나노 공정을 선점한 것이 삼성전자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의 오랜 우군인 퀄컴과 IBM을 비롯해 AMD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최첨단 반도체를 원하는 수요는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인텔에 밀려 TSMC를 놓치게 될 업체들의 대안은 사실상 삼성전자가 유일합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초격차' 패권을 지닌 삼성전자로선 시스템 반도체 분야 '추격자'로 얻게 되는 뜻밖의 수확이 성에 안 찰 수도 있습니다. 17% 안팎의 점유율로, TSMC와 30%포인트(p) 넘는 격차를 보이는 파운드리 2위 삼성전자의 현주소입니다. 추격을 넘어 추월에 성공하려면 차기 공정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해야만 합니다.

    7나노와 5나노 양산 경쟁에서 번번이 TSMC에서 밀린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에 들어갑니다. 양산시기 뿐만 아니라 성능과 수율 면에서도 TSMC를 앞서야만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정상에 오르겠다는 야심찬 계획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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