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일의 정탐]은 CBS 김광일 기자가 대선 기간 후보들의 정책을 탐구하고 정치의 새 방향을 탐색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광일 (CBS 기자)
김현정의 뉴스쇼 대선 기획. '김광일의 정탐'! 정치부 김광일 기자 어서오십시오.
◆ 김광일>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정탐. 뭘 정탐하고 오셨나 했더니 이게 그러니까 '정책 탐구'의 준말이에요.
◆ 김광일> 네.
◇ 김현정> 대선 기간 동안 후보들의 정책을 탐구하는 좋은 코너입니다. 오늘 첫 시간은 여야 양당에서 내걸고 있는 '군인 월급 200만 원 공약' 그 배경과 현실성을 좀 꼼꼼히 들여다 봤다고요?
◆ 김광일> 네. 군인, 정확히는 병사 월급을 200만 원까지 끌어올리자는 겁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공약에 홍준표 의원이 헛소리라고 했거든요.
◇ 김현정> 청년의 꿈이라는 홍 의원이 운영하고 있는 플랫폼에서 그렇게 얘기를 했어요. 여섯 글자로.
◆ 김광일> 거기에서 누가 공약을 평가해 달라고 했더니 여기에 홍준표 의원이 여섯 글자로 '그 공약 헛소리'라고 짧게 답했습니다.
◇ 김현정> 현실성 없다는 얘기잖아요.
◆ 김광일> 그런 취지로 보이는데요. 또 다른 청년이 '이 공약은 말도 안 되는 포퓰리즘 정치다' 이렇게 비판을 하니까 여기에 또 홍준표 의원이 '차라리 모병제를 공약하지' 이렇게 쓰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직접 그 입장을 들어보려고 어제 홍준표 의원한테 연락을 해 봤는데요. 홍 의원은 여기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 김현정> 굉장히 관심 많은 문제예요. 굉장히 관심이 많은 문제라 하나하나 좀 차근히 짚어보고 싶은데 우선 200만 원 공약이 어떻게 나온 겁니까? 이게 진짜 뭐 이대남 표심 자극하려는 거예요?
◆ 김광일> 갑자기 나왔는데 오히려 좀 액수가 파격적이어서 그렇지 이런 요구 내지 희망사항은 물밑에서는 꾸준히 있었거든요. 사회 변화가 이제 반영이 된 건데요. 그 이유는 첫째, 보상에 관한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분단국가에서 남자는 국방의 의무를 져야 한다' 이런 식으로 희생이 강조됐었잖아요.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죠. '경제 규모가 커지고 국방예산 소득 수준도 높아졌으니까 거기에 걸맞게 달라' 병사들 사이에서는 이런 요구가 계속 있었습니다.
◇ 김현정> 두 번째는요?
◆ 김광일> 인구 절벽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출산율 저하로 징집 대상 자체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요. 이번에 저희가 국방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장교, 부사관을 빼고 지난해 병으로 입대한 인원이 22만 명 정도가 되거든요. 여기에 재작년에 입대해서 아직 남아 있는 고참들까지 포함하면 30만 명 안팎으로 지금 추산이 됩니다.
◇ 김현정> 청년 인구가 계속 감소하면 이 인원이 빠질 수 있다는 거예요?
◆ 김광일> 그러니까 이렇게 지금처럼 30만 명을 채울 수 있는 게 이제 8년 남았답니다. 계속 감소하고 있어서.
◇ 김현정> 8년밖에 안 남았다고요?
◆ 김광일>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입영 기피하는 문제라도 좀 해결하자는 차원에서 봉급이라도 높여야 한다라는 얘기가 나왔던 겁니다.
◇ 김현정> 그나마 기피해서 빠져나가는 인력이라도 좀! 이런 거예요? 또 하나는 젠더 이슈도 좀 있지 않습니까?
◆ 김광일> 그렇습니다. 이게 6~7년 전부터 페미니즘이 부각이 되면서 그 반동으로 '국방 의무는 왜 남자만 져야 하느냐?' 이런 질문이 일부 남성들 사이에서 계속 있었거든요. 그런데 당장 여성까지 징집하기는 어렵다고 하니까 이렇게 처우라도 개선하자, 그러면 전역할 때 사회 진출 자금이라도 모을 수 있지 않겠냐 하는 목소리가 나왔던 겁니다. 정치권에서는 이거를 이제 구체화하면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대남 공약, 특히 이대남이 캐스팅보터로 계속 떠올랐잖아요. 이들을 공략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을 했겠죠.
◇ 김현정> 배경은 그러한데 봉급 인상이 그걸 쭉 못 따라간 거잖아요.
◆ 김광일> 예산이 충분하지 못했다라는 게 지금 국방부가 하고 있는 얘기인데요. 우선순위 문제겠죠. 같은 돈을 무기, 장비 현대화에 쓰느냐? 아니면 병사들을 챙겨주느냐 중에서 전자를 택했던 겁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군이 지금의 조직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 문제를 일부러 쉬쉬해 온거 아니냐? 이런 주장도 나오더라고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이에요.
◆ 김광일> 병사들 월급을 올리는 문제가 나오면, 그리고 병사를 줄여야 되는 그런 얘기들이 화제가 되면 결국에는 군이 지금의 조직 규모를 유지할 수 없을 테니 사전에 이런 걸 이슈가 불거지지 않게 고민하고 있는 거 아니냐라는 거죠.
◇ 김현정> 아예 이슈화를 막았던 거 아니냐? 그런 말인 거예요.
◆ 김광일> 그 군 조직을 기득권으로 보고 있는 거죠. 어쨌든 국방부보다는 그동안 보면 정권차원에서 계속 이렇게 멱살 잡고 끌고 가야 조금이라도 올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얼마에서 얼마까지 올랐어요? 지금 봉급이?
◆ 김광일> 그거는 인사혁신처 규정을 확인해 봤습니다. 제일 많이 받는 병장 기준으로 2002년에는 2만 1900원이었는데요. 노무현 정부에서 이걸 3배 이상 올렸고요. 이명박 정부에서 33%, 박근혜 정부가 67%를 올렸고요. 이거를 문재인 정부가 최근에 2배 이상 올렸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얼마예요?
◆ 김광일> 지금 67만원, 70만원 가까이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20년 만에 2만 원에서 67만 원까지요?
◆ 김광일> 그러니까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요. 그때를 잠깐 짚어보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10만 원 올리겠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25% 올리겠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각각 최저 임금의 50%, 40% 수준으로 단계적 인상을 공약을 했었습니다. 후보들 당시 목소리를 한번 직접 들어보실까요?
★ 홍준표> 사병 봉급을 현 20만원에서 임기 내 30만 원으로 인상하겠습니다.
★ 유승민> 이게 꼭 노동의 대가, 이렇게 생각할 수는 없지만 저는 최저임금의 한 50% 정도로는 단계적으로 올리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요.
★ 심상정> 최저임금의 15% 수준으로 애국 페이를 강요하는 나라가 전 세계에 없더라고요.
◇ 김현정> 지금 이분들 중에 대통령 된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 아닙니까?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50%까지 올리겠다고 했으니까 거의 지킨 거네요.
◆ 김광일> 그렇죠. 지금 거의 병장 기준 70만 원 가까이가 되는 거고요. 지금 현재 대선의 후보들의 공약들을 좀 보면 이거보다 더 올리자는 거거든요. 최근에 나왔던 윤석열 후보부터 말씀을 드리면 핵심이 취임 후 즉시, 이등병부터 병장까지 모든 병계급의 월급을 최저임금 수준, 그러니까 최저임금 100% 수준, 즉 200만원 이상으로 맞춘다고 합니다.
◇ 김현정> 이등병부터 병장까지 다 200만원인가요?
◆ 김광일> 그렇습니다. 이렇게 하려면 지금보다 5조 1000억 원이 더 필요하다고 합니다.
◇ 김현정> 5조 원이면 만만치 않은 돈인데요.
◆ 김광일> 그래서 재원을 어떻게 할지를 지금 선대본부에서 짜내고 있는데요. 국민의힘 내부 취재를 좀 해 보니까 여의치 않을 경우, 그러니까 이 지금 5조 1000억원을 짜내기가 지금 상황에서 쉽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에 피복비랑 식비 등 생필품을 공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 김현정> 피복비랑 식비가 지금은 공짜인건데 이거를 그러면 병사들이 월급 받은 다음에 그 돈을 내는 방식이요?
◆ 김광일> 네.
◇ 김현정> 약간 조삼모사 같은 느낌이 좀 드는데요.
◆ 김광일> 그렇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국회에서 다뤄졌던 의견이거든요.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질의하고 서욱 국방부장관이 답변했던 국방위 상임위 얘기를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 성일종> 식대, 피복비 여러 가지 생필품 같은 경우는 최저임금 같은 경우에서 공제를 하는 방법도 있을 거예요.
☆ 서욱> 이런 좋은 아이디어를 주셨는데 저희도 한번 검토를 같이 해 보겠습니다. 예산 범위가 3조 9000억에서 그 안에 병사들한테서 들어가는 피복비라든가 식비라든가 이런 거까지 개인공제가 되면서 하는 거니까 한번 구조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 김광일> 서욱 장관이 그 구조도 괜찮은 것 같다, 검토해 보겠다고 한 이후에 국방부가 계산을 직접 해 봤습니다. 그래서 그 국방부의 계산했던 자료를 저희가 받아봤는데 피복비, 그러니까 옷값 그리고 밥값을 다 더하면 한 1조 6000억원 정도가 추산이 되어 있었습니다.
◇ 김현정> 3조 5000억원 정도 그러면 더 필요한 거네요.
◆ 김광일> 그렇습니다. 5조 1000억에서 1조 6000억 빼면 3조 5000억원이 더 필요하게 되는 건데요. 그래서 국민의힘에서 당내에서 또 거론이 되는 게 월급 200만원을 기본급이 아니라 수당까지 포함해서 200만원으로 만드는 방법 같은 게 방편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월급 200만원 공약을 지금 뜯어보고 있는 중입니다. 대선기획 정탐. 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지금 월급 200만 원 얘기하고 있는데 여기는 어때요?
◆ 김광일> 여기도 지금 작년 말, 그러니까 작년 12월 24일에 발표를 했는데요. 즉시는 아니고 임기 말인 2027년까지 병장기준 200만원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차이를 좀 따져보자면 국민의힘은 이등병부터 병장까지 다 200만 원이 되게끔 해 주겠다는 거고.
◆ 김광일> 최소 200만 원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 김현정> 민주당은 병장 기준으로 200만 원이면 그 아래는 더 적다는 얘기예요?
◆ 김광일> 그럴 수 있다라는 거죠. 다만 여기는 예산이 얼마나 들지 재원 조달을 어떻게 할지 이런 게 구체적으로 안 나온 상황입니다. 아울러서 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요. '국민의힘과 양당 공약이 쌍포퓰리즘이다'라고 말했습니다.
◇ 김현정> 어제 제가 이태규 의원 인터뷰했는데 '쌍포'라고 하셨거든요. 쌍포 포퓰리즘. 말을 만드셨더라고요.
◆ 김광일> 그렇게 하면 병사 월급이 부사관 월급보다 더 높아질 텐데 그러면 부사관, 장교, 장군 다 올려줄 거냐?
◇ 김현정> 줄줄이 오르는 거 아니냐?
◆ 김광일> 네, 그거는 뭐 그렇게 되면 예산을 맞춰주기 불가능한 거 아니냐라고 안철수 후보가 밝혔습니다. 그리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2030년까지, 그러니까 이렇게 되면 임기가 끝난 이후까지 바라본 거겠죠. 30년까지 초봉이란 표현을 썼어요. 초봉을 300만 원으로 맞춰주겠다고 공약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심상정 후보는 조금 기간은 있어요. 2030년까지인데 300만 원. 와! 초봉 300만원이요?
◆ 김광일> 이등병 300만원. 병장은 더 높아지는 걸 공약을 한 것이죠.
◇ 김현정> 그러면 군대가서 돈 쓸 일이 별로 없잖아요. 바깥에서보다는. 그러면 돈 꽤 모아서 목돈 마련해서 나간다는 거네요.
◆ 김광일> 사회의 진출자금 개념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일단 듣기 좋죠. 군대 가야 될 분들 다 듣기 좋은 얘기이긴 한데 안철수 후보나 홍준표 의원 말처럼 이게 현실성이 있는 건가? 홍준표 의원 말대로 이게 헛소리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나올 법도 하고, 또 잘 들어보면 모병제도 하려고 그랬는데 이거 못 할거 없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 김광일> 그래서 저희가 저게 국방, 안보, 병역 관련 전문가들 한 10명 가까이 좀 취재를 좀 해 봤는데 대부분은 이게 실현이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김광일> 아마 그런데 전문가뿐 아니라 들으시는 청취자 분들도 200만 원, 300만 원 당장 내기는 어렵다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실 것 같아요.
◇ 김현정> 그 이유는 뭐예요? 주된 이유는?
◆ 김광일> 결국에는 당장 이거를 하려면 한정된 국방 예산 안에서.
◇ 김현정> 쪼개야 되는데?
◆ 김광일> 이걸 한다고 한다면 전투기를 팔거나, 전투기를 도입하려는 걸 일부 취소하거나, 어떤 무기 장비에 대한 현대화를 조금은 포기해야 되는 상황이 돼야 될 텐데 그러기는 쉽지 않다라는 게 이들의 얘기였고요. 물론 국방시스템 자체를 좀 현대화 하는 과정이 계속 있잖아요. 그것과 맞물려서 추진하거나 아니면 아까 말씀드렸던 예산의 파이 자체를 키우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겁니다. 결국에는 의사결정 하는 문제에 대해서 우선순위 문제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맞아요. 우선순위 문제죠. 그렇기 때문에 아까 지금 이 병력으로 8년 더 갈 수 있다고 했잖아요. 저는 일단 8년까지는 큰 변동이 없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우선 순위에서. 닥쳐서는 모병제 이야기가 나올 만큼 절실해지면 다시 한 번 또 수면위로 올라오지 않을까? 이런 느낌도 좀 드는데 이게 어떻게 선거 전에 공약이 더 구체화되나요?
◆ 김광일> 일단 그럴 분위기는 아닌 것 같더라고요. 지금 우리가 나눴던 내용들이 현실화 가능하냐? 그러면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좀 더 발표하겠냐? 저희가 따져 물으니까 당선이 될 경우에 인수위에서 꼼꼼하게 살피겠다. 이런 식으로 말을 아꼈습니다.
◇ 김현정> '김광일 기자의 정탐 결과 실현 가능성 크지 않다' 여기까지 팩트체크 해 왔습니다. CBS 팩트체크팀과 같이 취재했죠?.
◆ 김광일> 같이 취재를 했습니다.
◇ 김현정> 고생하셨습니다.
◆ 김광일> 고맙습니다.
CBS노컷뉴스 김태헌·김광일 기자, 강울·박나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