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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극초음속 미사일' 등에 업고 '새판 짜기' 나서나



통일/북한

    김정은, '극초음속 미사일' 등에 업고 '새판 짜기' 나서나

    핵심요약

    2년만의 시험발사 참관에 대외담당 국무위원 김여정 동행
    자강도와 평양을 하루에 오가며 작심한 듯 '신년 첫 일정'
    김정은 군사행보, '이제 우리 요구에 답하라'는 對美메시지
    3중고 속 인민에 '핵 무력 고도화' 성과 제시해 체제 단결 강조
    김정은식 '새판짜기' 베이징 올림픽·南 대선 이후 본격화 예상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극초음속미사일 발사현장 참관에 김여정 당 부부장(흰색 원)도 함께했다. 뉴스1 제공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극초음속미사일 발사현장 참관에 김여정 당 부부장(흰색 원)도 함께했다. 뉴스1 제공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해의 공개 활동을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참관으로 시작했다. 1일 금수산 궁전 참배는 매년 하는 의례적인 일이기 때문에 11일 미사일 발사 현장 참관이 사실상 신년의 첫 공개 활동인 셈이다.
     
    김 위원장의 미사일 발사현장 참관은 지난 2020년 3월 21일 북한판 에이테킴스(ATACMS)로 불리는 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2년여 만이다. 게다가 친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도 이례적으로 군 관련 행사에 동행했다.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한 사진에는 갈색 점퍼 차림의 김여정 당 부부장이 조용원 당 조직비서와 함께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는 김 위원장을 향해 박수를 치며 웃는 측면 얼굴 모습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이 시험발사 현장에 2년 만에 나타났다는 점, 사실상 올해의 첫 공개 활동이라는 점, 백두혈통으로 누구보다 신임하는 김여정 부부장을 군 관련 행사에 이례적으로 동행시켰다는 점 등은 그 만큼 김 위원장이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성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 위원장은 시험발사를 참관한 뒤 미사일 개발 성공에 기여한 과학자와 기술자 등을 평양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로 불러 격려하면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사진 가운데)이 극초음속 무기 연구 개발 부문의 핵심 성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뉴스1 제공김 위원장(사진 가운데)이 극초음속 무기 연구 개발 부문의 핵심 성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뉴스1 제공 
    김 위원장이 사전에 전용열차를 타고 자강도로 이동해 발사 현장을 참관하고 다시 하루 새 평양으로 돌아와 기념촬영을 하는 빡빡한 일정을 진행한 것이다. 작심하고 나선 신년 일정인 것이다. 
     
    이는 김 위원장이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대내외에 전하려는 메시지가 있다는 점을 뜻한다. 
     
    먼저 북한 내부적으로는 가시적인 성과를 인민들에게 보일 필요가 있다. 국경 폐쇄 상황에서 살림집 건설과 농촌 진흥 말고는 인민들에게 보여줄 경제성과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핵 무력 완성을 잇는 최첨단 전략무기의 개발성공, 즉 '극초음속미사일'이라는 게임체인저급 무기를 과시한 셈이다.
     
    게다가 올해는 김일성 주석 생일 110주년(4월 15일), 김정은 국방위원장 생일 80주년(2월 16일)에 김정은 위원장의 새로운 10년이 겹치는 '혁명적 대경사의 해'이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10년의 최대 성과로 '핵 무력 완성'을 꼽아왔다.
     
    기존 핵 무력과 결합해 고도화를 꾀할 수 있는 '극초음속미사일'의 개발 성공을 올해의 첫 성과이자 비전으로 제시함으로써 3중고의 어려움 속에서도 인민들이 자발적으로 경제와 국방의 5개년 계획에 적극 호응할 것을 주문하는 메시지이다. 
     11일 황해제철연합기업소에서 진행된 '전원회의 결정 관철' 궐기대회. 뉴스1 제공11일 황해제철연합기업소에서 진행된 '전원회의 결정 관철' 궐기대회. 뉴스1 제공
    김 위원장은 이번 미사일 발사참관 과정에서 한국과 미국을 자극할 만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외 메시지에서 수위조절을 한 것이다. 그러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성공, 그리고 최고 지도자의 참관 자체가 대외 메시지이다. 즉 대북적대시정책과 이중기준 철회라는 자신들의 요구에 답을 하라고 미국을 압박한 것이다.
     
    아울러 '극초음속미사일이 아니라 성능이 과장된 일반적 탄도미사일'이라는 우리 군 당국의 평가절하에 대해 '어떤 미사일인지 잘 보라'는 식의 반박 메시지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발사에서 "나라의 전략적인 군사력을 질량적으로,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바이든 미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와 같은 지금의 자세에서 벗어나 자신들에 답을 주지 않으면 극초음속미사일만이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제고, 다탄두개별유도기술, 핵잠수함, 군 정찰위성 등 추가적인 첨단 전략무기 개발과 시험발사를 빠르게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더 나아가 북한이 원하는 방식의 대화가 준비되지 않으면 지난 2018년 이후 유지되어온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유예(모라토리엄) 조치를 철회할 수도 있음을 상기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연말 전원회의 보고에서 대남·대외 분야와 관련해 "다사 다변한 국제정치정세와 주변 환경에 대처하여 북남(남북)관계와 대외사업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적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했다"고 짧게 밝힌 바 있다.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했다'는 표현은 유동적인 국제정세에 대응할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진행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뉴스1 제공11일 진행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뉴스1 제공
    김 위원장은 신년 첫 일정으로 미사일 발사 시험을 참관함으로써 연말에 제시된 시나리오 중 하나를 꺼내들었다. 대북관여에 소극적인 미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새판 짜기는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중국 베이징 올림픽과 3월 한국의 대선 이후에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의 대미 압박이 북미대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의 미사일 발사 참관은 전쟁 억제력 강화 실천, 한국과 미국을 향해 간접적인 입장 변화를 촉구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며, "김 위원장의 친동생이자 대외담당 국무위원인 김여정이 직접 동행한 것은 앞으로 조건부 대화를 제안하는 담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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