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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요정의 원대한 꿈 "女 선수 최초로 연금 받을래요"



스포츠일반

    당구 요정의 원대한 꿈 "女 선수 최초로 연금 받을래요"

    핵심요약

    김진아, 3쿠션 왕중왕전 남자 선수 상대 3연승 조 1위 8강 기염

    김진아가 29일 서울 문정동 호텔 파크하비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1 HOLLYWOOD KBF 3쿠션 마스터스' B조 조별 리그에서 매서운 눈빛으로 샷을 구사하고 있다. 대한당구연맹김진아가 29일 서울 문정동 호텔 파크하비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1 HOLLYWOOD KBF 3쿠션 마스터스' B조 조별 리그에서 매서운 눈빛으로 샷을 구사하고 있다. 대한당구연맹
    그야말로 '당구 요정'이다. 국내 3쿠션 고수들이 출전한 대회에서 여자 선수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내로라 할 남자 선수들을 상대로 3전 전승을 거두며 예선을 1위로 통과했다.

    김진아(29·대전당구연맹)는 29일 서울 문정동 호텔 파크하비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1 HOLLYWOOD KBF 3쿠션 마스터스' B조 조별 리그에서 안지훈(대전당구연맹)을 눌렀다. 28이닝 만에 25 대 31 승리를 거뒀다.

    3전 전승으로 B조 1위에 오르며 8강에 진출했다. 김진아는 전날 국내 남자 랭킹 3위 이충복(시흥시체육회)과 7위 최완영(전북당구연맹)을 누르는 이변을 일으킨 데 이어 9위 안지훈까지 잡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대회는 국내 정상급 선수 16명이 출전한 그야말로 왕중왕전이다. 다만 경기력에서 다소 밀리는 여자 선수들에게는 이점이 있다. 남자 선수들과 대결에서 예선 25점, 8강전부터 30점을 내면 이긴다. 반면 남자 선수들은 그대로 예선 40점, 본선 50점을 내는 방식이다.

    그래도 여자 선수들이 승리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대한당구연맹 관계자는 "여자 선수들이 이닝 평균 1점을 내기 쉽지 않는데 수준급 남자 선수들은 1.5점 이상을 친다"면서 "핸디캡이 있다고 하지만 성 대결의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김진아가 남자 고수들에게 3승을 거둔 것이다. 이충복은 2007년 수원 월드컵에서 '당구 황제' 토브욘 브롬달(스웨덴)을 격파한 바 있는 베테랑이지만 김진아의 예상 외의 실력과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다.

    안지훈과 대결에서도 김진아는 침착하게 득점하며 14점을 치며 먼저 브레이크 타임을 맞았다. 후반 안지훈의 맹타에 추격과 역전을 허용했지만 환상적인 앞돌리기와 마지막 횡단샷을 성공하며 승리를 확정했다.

    경기 후 김진아는 "남자 선수를 상대로 3연승을 거두며 8강을 1위로 진출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제 이충복 선수를 이겨서 내가 고춧가루가 아닌가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다"면서 "최완영 선수까지 이기니 무조건 3승으로 가야겠다고 다짐했고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제16회 대한체육회장배 2021 전국당구대회' 캐롬 3쿠션 여자 일반부 우승을 차지한 김진아. 대한당구연맹 '제16회 대한체육회장배 2021 전국당구대회' 캐롬 3쿠션 여자 일반부 우승을 차지한 김진아. 대한당구연맹
    김진아는 역시 선수인 아버지의 권유로 당구에 입문했다. 원래는 포켓볼 선수로 구력이 15년이 넘고 전국체전에서도 거의 매해 입상한다. 3쿠션은 2017년 말부터 시작해 포켓볼과 병행한다. 김진아는 "3쿠션을 치면 포켓볼이 망가진다고들 하는데 나는 서로 엄청 도움이 된다"고 비결을 밝혔다. 김진아는 포켓볼에서 갈고 닦은 기량으로 3쿠션에서도 두께 조절이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3쿠션은 5년이 채 되지 않지만 벌써 정상급 선수가 됐다. 김진아는 올해 고성군수배, 태백산배에 이어 대한체육회장배까지 여자 선수 최초로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더니 이번 왕중왕전에서 남자 고수들을 제치고 조 1위로 8강에 오른 것이다.

    김진아는 "포켓볼만 쳤을 때는 왜 당구를 했을까 하고 후회도 했다"면서 "그러나 3쿠션을 하면서 생활과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유수의 당구 용품 업체들로부터 후원을 받는 김진아는 "후배 선수들에게 항상 밥을 사줄 정도는 된다"고 귀띔했다. 이어 "TV에도 자주 나오고 명예까지 얻으며 재미있게 살아가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8강에 진출하자 더 큰 목표가 생기는 모양이다. 김진아는 "이번 대회 트로피가 예쁘더라"면서 "이제 입상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김진아의 8강전 상대는 황봉주(경남당구연맹)로 국내 남자 랭킹 7위다. 김진아는 "지난 7월 세트제로 열린 '호텔 인터불고 원주 월드 3쿠션 그랑프리 2021' 예선에서 황봉주 선수에 1승을 거둔 바 있다"고 귀띔했다.

    선수로서 원대한 꿈도 있다. 김진아는 "일단 여자 3쿠션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고 싶다"면서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입상해서 한국 여자 3쿠션 선수 최초로 연금을 받고 싶다"고 입을 야무지게 앙다물었다.

    이번 대회 8강전은 30일 오전부터 펼쳐지고 이후 4강전과 결승전까지 이어진다. '당구 천재' 김행직(전남연맹)과 한지은(성남연맹), 안지훈과 허정한(경남연맹), 장가연(구미고부설방송통신고)과 차명종(안산시체육회)의 대진이다. 한지은, 장가연 등이 여자 선수 돌풍 대열에 합류한 가운데 8강전부터 결승까지 빌리어즈 TV와 대한당구연맹 유튜브 채널이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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