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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 '매트릭스: 리저렉션' SF 혁명의 회고와 새 출발



영화

    [노컷 리뷰] '매트릭스: 리저렉션' SF 혁명의 회고와 새 출발

    외화 '매트릭스: 리저렉션'(감독 라나 워쇼스키)

    외화 '매트릭스: 리저렉션'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매트릭스: 리저렉션'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스포일러 주의
     
    영화계와 철학계를 비롯해 지구촌을 충격에 빠트렸던 SF 전설 '매트릭스'가 여전한 물음과 새로운 메시지로 돌아왔다. 트릴로지를 잇는 후속편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그 어느 때보다 허구와 현실 사이 경계가 모호해진 현재에 또 다른 논쟁적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시리즈를 관통해 온 '사랑'에 관한 가장 강렬하게 이야기이기도 하다.
     
    토마스 앤더슨(키아누 리브스)은 '자신'의 현실이 물리적 구성개념인지 아니면 정신적 구성개념인지 알아내기 위해 이번에도 흰 토끼를 따라가야 한다. 허구와 진짜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네오(키아누 리브스)이지만, 그는 무엇을 해야 할지 이미 알고 있다. 문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위협으로 자리 잡은 새로운 버전의 매트릭스다. 이에 네오는 평범한 일상과 그 이면에 놓여 있는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하는 세상에서 운명처럼 인류를 위해 다시 깨어난다.
     
    라나 워쇼스키 감독 단독 연출로 돌아온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운명처럼 다시 깨어난 구원자 네오가 더 진보된 가상현실에서 기계들과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이번 영화 역시 이전 시리즈가 그랬듯이 메타 영화이자, 과거 '매트릭스' 트릴로지에 대한 추억을 소환하고 시리즈를 향한 경의를 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외화 '매트릭스: 리저렉션'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매트릭스: 리저렉션'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부제인 '부활' '부흥'을 뜻하는 '리저렉션'은 여러 의미의 부활을 뜻한다. '매트릭스'의 부활이자 네오의 부활이자 트리니티의 부활이기도 하다. 또한 네오의 구원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인간 문명의 부흥이자, 영화 안팎으로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세대의 부흥을 예고한다.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크게 네오의 부활을 그리는 전반부와 트리니티의 부활을 그리는 후반부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는 '매트릭스' 후속편에 관한 감독의 부담과 솔직한 자기 회고가 담겨 있다. '레볼루션' 이후 '매트릭스' 트릴로지를 둘러싼 평단과 관객들의 이야기와 후속편에 대한 강박, 후속편을 둘러싼 다양한 잡음과 기대 등을 동시에 이야기한다.
     
    영화는 마치 네오가 매트릭스와 디스토피아가 된 현실, 즉 무엇이 '진짜'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모호한 경계를 오갔던 것처럼 영화 안팎의 경계를 허물고 그사이를 매우 현실적이고 신랄하게 오간다. 이는 감독의 고민과 갈등 등이 직설적이면서도 신랄하게 담긴 블랙코미디로도 다가온다.
     
    이러한 감독의 자기 고백 같은 구성은 연출의 한 부분이자 메시지를 다층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리저렉션'에는 진짜와 허구 사이 경계, 혼란이 중첩적으로 펼쳐져 있다. 크게는 네오의 경계와 혼란, 그리고 관객의 경계와 혼란 두 가지다. 그리고 여기에는 감독과 영화의 경계, 혼란까지 덮여 있다. 즉 중첩적 구조 위 중첩적 구조가 얹혀 있는 형태로, '매트릭스' 트릴로지가 말하던 가상과 현실 사이에 대한 이야기가 보다 복잡하게 얽혀 드러난다.
     
    이처럼 감독이 스크린 속 세계에 스크린 바깥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녹여내면서 영화 속 네오가 겪는 메트릭스와 현실, 즉 진짜와 허구 사이 혼란을 관객들도 함께 겪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영화는 관객을 다시금 오래된 질문과 지금 여기서 다시 생겨난 질문으로 끌어들인다.
     
    외화 '매트릭스: 리저렉션'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매트릭스: 리저렉션'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후반부는 트릴로지를 관통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였던 '사랑'에 관해 이야기한다. 네오라는 변수를 메시아로 거듭나게 했던 건 예언이나 선택, 자각보다 '사랑'이라는 감정이었다. 불완전한 인간이지만, 불완전하기에 혼돈에 가까운 '사랑'이란 감정을 지니고 있다. 흔히 기계와 달리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 '감정'이라고 말하는데, 그중에서도 복합적인 구조이자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것이 '사랑'이다.
     
    네오가 메시아로서 자각하는 데 결정적 요소가 사랑이었듯이, 트리니티가 자신을 둘러싼 허상을 깨트리고 진짜 자신의 존재와 진짜 세상을 인지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역시 네오를 향한 사랑이다. 둘의 사랑은 인간 세계에 평화를 가져온 핵심이자, 인간 대 기계 사이 악순환을 끊어내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시작점에 놓인 중요 개념이다. '레볼루션'에서 비극으로 끝났던 네오와 트리니티의 사랑은 '리저렉션'에 와서 낭만적으로 부활한다.
     
    이러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도 영화는 트릴로지 내내 질문을 던졌던 선택과 자유의지에 관해서도 이야기하는 것을 놓치지 않는다. 과연 자유의지가 선택을 만드는 것인지, 선택이 자유의지를 만드는 것인지에 관해 던진 질문은 존재와 현실, 자유의지와 선택 등 보다 다양한 물음으로 가지를 뻗어나간다.
     
    외화 '매트릭스: 리저렉션'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매트릭스: 리저렉션'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영화 곳곳에 '매트릭스' 트릴로지에 대한 추억과 오마주가 가득해서 시리즈를 모두 봐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그러나 시리즈 팬들이라면 분명히 반가울 것이고, 무엇보다 네오와 트리니티인 키아누 리브스와 캐리 앤 모스의 귀환은 최고의 선물이다. 로렌스 피쉬번과 휴고 위빙까지 한 화면에서 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은 남지만, 새로운 시대를 여는 새로운 배우들의 모습을 만나는 재미 역시 존재한다.
     
    시대 변화와 함께 여성 캐릭터가 다양해지고 역할이 보다 주도적이 되었다는 점에서도 반가운 영화다.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거나 전 시리즈를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 20년의 세월을 담담하게 인정한다. 또한 과거의 영웅만을 조명하지 않고, 새로운 흐름을 새로운 방식으로 담아내며 새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리저렉션'은 '매트릭스'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간다.
     
    '매트릭스: 리저렉션'의 관전 포인트이자 웃음 포인트는 의외로 쿠키 영상이다. 엔딩 크레딧이 끝난 후 나오니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길 당부한다.
     
    147분 상영, 12월 22일 개봉, 쿠키 있음, 15세 관람가.

    외화 '매트릭스: 리저렉션' 메인 포스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매트릭스: 리저렉션' 메인 포스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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