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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 누락에 '패싱' 논란까지…거버넌스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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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의 누락에 '패싱' 논란까지…거버넌스의 위기

    대전 월평공원 개발vs보존 '갈등 해결' 경험 불구 민선 7기 후반기 '시들'
    "협의사항 무시한 일방적 행정 여전…제도적 뒷받침·결정권자 의지 중요"

    대전환경단체가 지난 13일 "대전시가 보문산 개발 계획에 대한 거버넌스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 행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업의 중단을 촉구했다. 김미성 기자 대전환경단체가 지난 13일 "대전시가 보문산 개발 계획에 대한 거버넌스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 행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업의 중단을 촉구했다. 김미성 기자 거버넌스가 위기다.
     
    거버넌스란, 공공과 민간이 네트워크 방식의 '수평적' 협력을 뜻하는 민관합동 기구로 각종 정책 결정 및 추진 과정에서 공공 뿐 아니라 현장과 시민 등 민간의 의견도 충실히 반영하겠다는 게 취지다.
     
    시민참여형 숙의, 워킹그룹 등이 이에 속하는데 민선 7기 초기 활동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사회적 갈등과 주민자치, 민관 협업 등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시들해지고 있다.
     
    제도적 뒷받침이 없는데다, 정책 결정권자의 의지 감소에 따른 관료 사회의 외면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전의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해결 과정은 거버넌스의 긍정적 사례다.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른 월평공원(도솔산) 개발과 보전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확산되던 지난 2018년 대전시는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후 위원회는 시민참여단(159)명을 선정해 숙의토론회와 현장방문, 분임토의 등을 거쳐 '민간특례사업 반대' 권고안을 제시했고, 시는 이를 받아들여 정책 결정에 반영했다.
     
    자칫 첨예한 갈등으로 번질 수도 있었던 문제를 별다른 충돌없이 풀어낸 사례로 시는 이를 바탕으로 2019년에는 대전시 숙의민주주의 실현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후 눈에 띄는 거버넌스 활동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오히려 거버넌스의 숙의를 거친 뒤에도 대전시가 일방적 행정을 일삼으면서 반발과 불만을 사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대전시의 월평공원 공론화위원회는 민감한 사안을 원만하게 해결한 거버넌스의 긍정적 사례로 볼 수 있다. 대전시 제공대전시의 월평공원 공론화위원회는 민감한 사안을 원만하게 해결한 거버넌스의 긍정적 사례로 볼 수 있다. 대전시 제공실제 최근 대전시가 발표한 보문산 개발 계획은 민간 영역의 많은 반발을 사고 있다.
     
    거버넌스 '보문산 관광활성화 민관공동위원회'는 앞서 11번의 회의와 현장답사를 거쳐 △전망대 고층타워 지양 △모노레일 설치 여부 추가 논의 △주민참여사업 예산 편성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대전시가 발표한 개발 계획에는 △48.5m 고층 전망대 △모노레일 설치 예산 180억 원 등이 포함된 반면 주민참여사업 예산은 배제됐다. 갈등 해결을 바라는 기대와는 달리 거버넌스의 협의 사항이 모두 누락되거나 배제되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셈이다.
     
    민간 영역에서는 "시민참여와 거버넌스, 숙의의 가치가 강조되고 있지만, 대전시 행정은 시민을 기망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대전시는 "협의 사항에 대한 이해가 달랐다"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야 했다.
     
    또 다른 거버넌스인 갑천민관협의체(협의체)는 상반기부터 패싱 논란을 빚으며 민간 영역의 불만을 사고 있다.
     
    대전시와 도시공사를 비롯해 도시공학과 수질 및 조경 전문가와 시민사회 인사들이 참여한 거버넌스로 협의체는 갑천 3블록 조망권 문제에 따른 스카이라인 조정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중대형 평수를 국민주택형으로 배분하는 의견 등을 마련해 대전시 측에 제시했지만, 시는 거부 의사를 되풀이하고 있다.
     
    협의체 측은 "대전시와 도시공사가 협의체를 협의기구가 아닌 자문위원회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으로 협의체의 위상과 기능을 무시하고 훼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선 7기 초기 '수평적 협력'을 바탕으로 월평공원 문제를 원만히 해결했던 거버넌스가 임기 후반기로 접어들면서는 딴지 걸기 혹은 들러리로 전락했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갑천친수구역 개발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대전시와 도시공사,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2018년 2월 갈등해결과 원만한 사업 추진을 위해 '갑천민관협의체'라는 거버넌스를 구성했다. 하지만 4년 여가 지난 2021년 12월, 협의회 측은 "대전시와 도시공사가 협의체의 위상과 기능을 무시하고 훼손하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갑천친수구역 개발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대전시와 도시공사,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2018년 2월 갈등해결과 원만한 사업 추진을 위해 '갑천민관협의체'라는 거버넌스를 구성했다. 하지만 4년 여가 지난 2021년 12월, 협의회 측은 "대전시와 도시공사가 협의체의 위상과 기능을 무시하고 훼손하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김정동 사무처장은 "정작 갈등 해결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관료들의 인식 부족을 탓하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정책 결정권자의 의지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이어 "다소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민선 8기에는 마을별 거버넌스 구축 등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이 시도돼야 한다"며 "거버넌스 위상과 구속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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