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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칠해 1천만원씩 기부하는 재미교포 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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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남미

    페인트칠해 1천만원씩 기부하는 재미교포 박씨

    핵심요약

    30년간 LA코리아타운 도장업 종사
    年1억5천만원 수입중 1천만원 기부
    대한민국 발전해야 이민자도 어깨펴
    세계시민으로도 한반도 관심갖는 것
    이스라엘 벤치마킹 공공외교 활동중
    반미감정 경멸, 미국 한국발전의 동력
    대한민국, 통일해야 패권국가 발돋움

    재미교포 박갑식씨가 LA의 주택가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권민철 기자 재미교포 박갑식씨가 LA의 주택가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권민철 기자 재미교포 박갑식(63)씨는 LA 코리아타운에서 페인트 가게를 운영중이다. 갖가지 도료가 쌓여있는 사무실이지만 동시에 대학생 아들 둘과 함께 사는 집이기도 하다.
     
    그의 가게는 새벽 5시 30분이면 등이 켜진다. 아침을 먹고 물품을 챙겨 페인트칠할 현장에 도착하면 8~9시. 2~3명의 헬퍼(일꾼)들과 함께 온종일 작업하고 5시쯤 일을 마친다.
     
    이 생활을 30년째하고 있다.
     
    비만 오지 않으면 365일 쉼 없이 계속되는 일상이자, 1989년 미국으로 이민 온 뒤 지금까지 이어온 생업이다.
     
    미국 사람들 집 3천 채는 칠했을 세월을 보낸 지금, 그는 연 12만 3천 달러(1억 5천만원)를 벌고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간 그에게 철칙이 생겼다. 수익의 일정액은 공익을 위해 쓰자는 것이다.
     
    올해도 그는 4400 달러를 공공외교에 힘쓰는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에 기부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와 여러 시민단체에도 수백~수천달러를 후원했다. 그리고 또 다른 2천 달러 정도를 미국 정치인들에게 직접 정치자금으로 댔다.
     
    이렇게 각종 후원금으로 지출한 금액이 올해도 얼추 8000 달러(1천만원)를 넘는다.
     
    대학생 아들 2명을 교육시키기도 벅찰 텐데 언제부터 이런 기부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과거 사회단체 생활 할 때부터 기부는 해왔지만, 박근혜 퇴진 운동 때 뜻이 맞는 사람들을 만나 사회 참여를 더 적극적으로 하고 있죠."
     
    사실 그는 2015년까지 몇 몇 시민단체에 몸을 담았다. 그러나 그들 단체의 지나친 이념 성향 때문에 그만두곤 했다.
     
    이념과 무관하게 대한민국에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이민자로서 가장 속상할 때가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할 때입니다. 그래도 제가 태어나서 대학을 졸업하고 3년간 직장생활을 했던 곳입니다. 아무리 미국으로 이민을 왔더라도 조국은 변하지가 않죠. 나의 조국이 발전하고, 국제사회에서 역할도 하기를 바라는 거죠."
     
    이렇게 말하는 그에게 미국 시민권자이면 이제 미국이 조국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미국 시민권자는 세계 시민권자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시민들이 소말리아니, 아프가니스탄이니 세계 곳곳의 오만가지 일에 관심 갖는 것처럼 나는 내가 태어난 대한민국과 관련된 일에 관심 갖는 것일 뿐이죠. 미국 일반 시민들의 오지랖이 미국을 패권국가로 만든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위해 양복으로 갈아 입은 박갑식씨. 옷깃에는 그가 이사로 활동중인 '미주민주참여포럼' 뱃지가 달려 있다. 권민철 기자인터뷰를 위해 양복으로 갈아 입은 박갑식씨. 옷깃에는 그가 이사로 활동중인 '미주민주참여포럼' 뱃지가 달려 있다. 권민철 기자대한민국과 관련된 일에 참여하기 위해 그는 때론 광장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혈맹이자 세계 패권국가인 미국에는 알고 보면 대한민국과 관련돼 있는 일이 널려있다고 한다.
     
    그러나 시위만으로는 목적 달성에 한계가 있다는 걸 차츰 알게 됐다.
     
    이스라엘 출신 이민자들이 미국의 정치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목도하게 된 이후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는 '공공외교', 즉 관여의 중요성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그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미국 정치인들에게 직접 후원하는 것도 그런 과정에서 터득한 방법 중의 하나다.
     
    "미국에서 살다보니까 미국 정치인이 롱런하는데 필요한 3대 요소가 유권자, 후원금, 성과라는 것을 알게 됐죠. 정치자금만 대서는 미흡합니다. 그 정치인이 성과를 내도록 연대도 해야 합니다. 그 정치적 성과가 우리 유권자들의 이해와 맡아 떨어지면 거기서 서로 윈윈(상생)하게 되는 것이고요."
     
    그는 지난 11일 그가 이사로 활동중인 미주민주참여포럼의 후원 행사에 참석했다.
     
    행사장엔 연방 하원의원인 주디 추, 메를린 스트릭트랜드 의원과 여러 현역 의원들의 보좌진들이 참여해 축하하고 연대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그들은 한반도 전쟁종식과 평화협정체결, 이산가족 상봉 추진 등을 담은 '한반도평화법안' 옹호자들이기도 하다.
     
    과거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일개 한인단체의 후원행사에 현역 정치인들이 앞 다퉈 달려온 것은 그 만큼 코리안 파워가 커진 덕이기도 하단다.
     
    박 씨가 '한반도평화법안' 같은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법안 자체의 의미 뿐 아니라 평화가 곧 경제라는 믿음, 또 한반도 평화가 곧 세계 평화에 직결된다는 믿음 때문이다.
     
    "대한민국 문제도 국제문제입니다. 동북아 평화는 세계 평화의 시작이고요. 동북아에서 전쟁이 나면 세계대전으로 갑니다. 미국에 살고 있어도 전쟁을 겪게 되는 겁니다. 나는 평화롭게 살기를 원하는 평화주의자일 뿐입니다."
     
    그는 그렇다면 반미주의자일까?
     
    그는 미국이 대한민국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는 시각을 경멸한다고 했다.
     
    "대한민국은 미국이라는 연출가가 만든 무대의 역대급 주연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은 필리핀과 같은 나라와 달리 발전하겠다는 의지와 능력을 갖춘 상태에서 미국이라는 나라를 만났기 때문에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겁니다. 논란이 있지만 박정희의 업적도 있었고요. 미국은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이었고, 미래에는 대한민국이 미국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는 요새 종전선언에 관심을 쏟고 있다.
     
    "대한민국은 통일을 해야 미국 같은 패권국가로 발돋움할 수가 있습니다. 일본과의 갈등을 근본적으로 이겨내기 위해서도 통일이 필요하고요. 통일로 가려면 종전선언은 진즉 했어야합니다. 종전선언을 해서 북한에 외교권과 통상권을 주고 국가다운 국가로 변화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인적, 물적 교류의 물꼬를 터야죠. 실질적으로 전쟁을 끝낸 상황인데 종전하자는 선언도 하지 말라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하는 매국적 언동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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