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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할퀴어놓은 우리 사회, 어떻게 바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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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반

    코로나19가 할퀴어놓은 우리 사회, 어떻게 바뀌었나

    핵심요약

    통계청이 코로나19로 달라진 우리 사회의 모습을 통계로 담은 '한국의 사회동향 2021'이 발표됐습니다. 청년층과 자영업자에 경제적 위기가 집중된 가운데, 새롭게 도입한 원격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청소년 학생들의 교육불평등도 심각했습니다. 사회활동이 제약되면서 결혼도, 출산도 미루면서 전년보다 10% 이상 감소했고, 시민들의 불안·고립 문제도 깊어졌습니다.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코로나19 사태로 청년층이, 그 중에서도 졸업 직후 구직자들과 고졸 구직자들이 특히 고용 충격을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와 사회활동이 제약되면서 지난해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가 1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10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1'에 코로나19로 달라진 영역별 사회동향을 담았다.


    코로나19 경제위기, 청년층·자영업자 직격…청소년 교육에서도 불평등 심화


    청년층 졸업 전후 경과기간별 고용률의 전년동기대비 증감. 통계청 제공청년층 졸업 전후 경과기간별 고용률의 전년동기대비 증감. 통계청 제공이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직후 노동시장의 변화를 살펴보면, 그동안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던 중장년층보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점차 개선됐던 청년층의 고용률 하락 충격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3월 중장년층 고용이 전년동월대비 0.8%p 하락하는 동안 청년층은 1.2%p 하락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1월에는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고용률은 나란히 2.4%p씩 감소해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고용 충격이 이어졌다.

    특히 청년층의 고용률 감소는 졸업 직후(1년 이내) 구직자들에게서 두드러졌다. 이 중에서도 졸업 직후 전문대 이상 졸업자인 남성은 지난해 2차 유행기(8~9월) 고용률이 12.1%p 감소했고, 고졸 이하 여성은 지난해 1차 유행기(3~4월) 1.4%p, 지난해 10~11월에는 14.9%p나 고용률이 떨어졌다.

    청년 중에서도 가장 고용률이 크게 떨어진 학력집단은 최종학력이 고졸인 집단으로, 지난해 3~4월 전년동기대비 1.9%p 감소했던 고용률이 8~9월에는 3.4%p까지 줄었다.

    그 결과 청년층에서 비경제활동인구가 크게 늘어 졸업 직후인 전문대 이상 남성은 전년동기대비 10%p 이상 늘었고, 졸업 후 갖는 첫 일자리의 질도 악화돼 1년 이하 계약직 비율이 올해 47.1%로 2019년~2020년의 41.9%보다 5.2%p나 증가했다.

    청년층과 함께 코로나19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집단 중 하나가 대면서비스업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년동기대비 도소매업(-5만 2천명), 교육업(-3만 9천명), 건설업(-2만 8천명), 음식숙박업(-2만 2천명)에서 자영업자 고용이 급감했다.

    연구를 맡은 한국노동연구원 성재민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음식배달 등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는 업종은 지난해 연말부터 개선세를 보였지만, 불가피하게 비대면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주점, 노래방, 목욕탕, 여행사 등은 4차 대유행기까지 감소추세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지난해부터 주택매매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한 반면, 상가 임대료는 지역과 유행에 관계없이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로 상업용 부동산의 임대가격지수는 2019년 4/4분기 대비 오피스는 –1.8%, 중대형‧소규모상가는 –3.1%씩 하락했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이영성 환경계획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유형은 소규모 상가였으며, 지역별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았던 대구와 공항과 항만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아이들의 교육불평등으로도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 동안 학교 폐쇄 기간이 전체 기간 88주 중 68주(77.3%)에 달했는데,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처음 시작된 1학기에는 '자체제작 콘텐츠 활용수업'을 주로 실시했고(초:47.8%, 중:62.1%, 고:59.6%), 2학기에는 대부분 '실시간 화상수업'(초57.5%, 중:65.8%, 고:48.9%)을 실시했다.

    그런데 초‧중‧고 모두 가정경제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온라인수업에서 이해하지 못한 내용을 그대로 넘어간 학생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고, 특히 중학생의 경우 가정경제상황이 '하'인 집단의 경우 25.3%에 달해 '상'(8.5%)과 '중'(9.8%)인 집단에 비해 2배이상 차이가 났다.

    또 '사교육 참여시간이 증가한 학생 비율'의 경우 가정경제상황 '상'집단과 '하'집단 간 차이가 초등학교 5.9%p, 중학교 6.9%p, 고등학교 9.9%p로 학교급이 높을수록 차이가 커졌다.


    코로나19로 더 심각해진 저출산 문제…영유아 가정 3곳 중 1곳은 '아동돌봄취약층'


    지난 3년(2017년 5월~2020년 4월) 평균 대비 최근 1년(2020년 5월~2021년 4월) 출생, 혼인 변화. 통계청 제공지난 3년(2017년 5월~2020년 4월) 평균 대비 최근 1년(2020년 5월~2021년 4월) 출생, 혼인 변화. 통계청 제공코로나19 사태는 경제 뿐 아니라 가정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와 사회활동이 제약되면서 지난해 출생아수와 혼인건수가 전년대비 각각 10.0%, 10.7%씩 감소했다.

    특히 계절적으로 혼인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5월의 혼인 건수가 지난해에는 지난 3년 평균건수 대비 27.4%나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린이집·유치원 등이 문을 닫고 어린이를 맡길 공간이 사라지면서 영유아 자녀가 있는 가정 3곳 중 1곳은 '아동돌봄취약층'이 됐다.

    실제로 지난해 막내자녀가 0~8세인 경우 아이를 돌보기 어려워진 아동돌봄취약층은 약 36% 가량 발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휴원․휴업 동안 '가정내 양육'(73.3%)이 가장 많았고, '조부모·친인척 돌봄'(24.0%)과 '기관이용 지속'(16.8%)이 뒤를 이었다.

    또 직장 내 자녀돌봄지원제도는 유급휴가(49.2%)와 재택근무(36.1%)를 주로 사용했고, 유연근무제(31.9%), 무급휴가(22.4%), 근로시간 단축(21.9%), 육아시간 지원(18.3%), 가족돌봄휴가(15.8%) 순으로 많이 사용했다.


    시민들의 마음까지 파고든 코로나19…불안·고립 문제 심각해져


    코로나19 감염 확진과 낙인 두려움. 통계청 제공코로나19 감염 확진과 낙인 두려움. 통계청 제공코로나19 사태의 피해는 시민들 마음에도 찾아와서 '불안'과 '고립'을 널리 퍼뜨렸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보건학과 교수는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조사한 코로나19 위험 인식에서 '감염 가능성'보다는 '감염이 초래할 결과의 심각성' 인식이 지속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8월 조사에서도 시민 중 절반 이상인 56.5%는 '감염 확진에 뒤따를 사회적 비난과 피해'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개인의 위축된 일상회복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47.2점), 지난 3월~8월 조사 결과에서 전국민의 85% 이상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제적 불평등'이 사회문제로 심각해질 것이라고 주로 예상했고(79.7%), '건강불평등'(31.4%), '교육불평등'(25.1%)이 뒤를 이었다.

    한편 사회적 교류가 차단되면서 객관적인 고립 상태는 물론, 외로움 등을 느끼는 주관적 고립도 심화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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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가족이나 그 밖의 사람들 모두와 교류가 없는 사람들은 2.2%, 사회단체 비활동률은 53.6%로 객관적인 고립 상태가 전년대비(1.7%, 48.2%)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연구를 진행한 서울시립대학교 김주연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70대 이상의 경우 지난해 처음 조사된 연령그룹으로 전년대비 증감을 알 수는 없다"면서도 "절대적인 수치는 가장 크게 나타나 객관적 고립의 상태가 가장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또 외로움과 사회적지지 정도로 측정하는 '주관적 고립'에서도 외롭다고 느낀 비율이 2020년 22.3%, 사회적지지층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비율은 4.2%로 전년대비(20.5%, 3.1%) 모두 증가했다.


    코로나19에 감염병 환자는 급감…교통사고도 크게 줄었다


    연령대별 입원 환자수의 전년동월대비 증감률(왼쪽)과 호흡기 감염 외래 환자수의 전년동월대비 증감률(오른쪽). 통계청 제공연령대별 입원 환자수의 전년동월대비 증감률(왼쪽)과 호흡기 감염 외래 환자수의 전년동월대비 증감률(오른쪽). 통계청 제공코로나19 사태의 '부작용'으로 발생한 의외의 긍정적인 변화도 발견됐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사회활동의 제약이 장기간 이어지고, 손 소독 등이 확산되면서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감염병 환자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의료이용자수는 전년대비 약 2.1% 감소했고, 이 중에서도 호흡기 감염성 질환(인플루엔자, 급성상기도감염, 폐렴)의 외래환자 수는 37.9%에서 99.7%까지 대거 감소했다.

    또 영유아(0~6세)와 학령기(7~18세)의 의료이용자도 전년동월대비 절반 가량 줄었다.

    바깥 활동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교통사고 건수는 20만 9654건으로 전년대비 8.7% 감소했고, 사망자 수도 2019년 3349명에서 지난해 3081명으로 8.0% 줄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한상진 환경계획학과 교수는 "월별 교통사고 건수가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한 3월(-17.6%), 8월(-11.9%), 12월(-16.5%)에 감소하고, 확진자 수가 적었던 4~6월은 교통사고 건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인구이동 및 통행량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행자 교통사고는 2020년 3만6,601건으로 2019년(4만6,682건)에 비해 21.6%나 감소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경찰의 음주단속이 줄어들면서 음주 관련 사고 건수가 9.7% 증가(1539건)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외부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디지털 여가활동 비중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전체 여가시간 중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여가시간의 비중은 평일(36.5%→54.1%)과 휴일(29.6%→41.1%) 모두 전년대비 증가했다.

    디지털 여가활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주도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OTT서비스 이용률이 2018년 42.7%에서 지난해 66.3%로 빠르게 증가했다.

    OTT서비스는 여전히 젊은층이 많이 사용했지만, 증가세는 60대 이상 연령층이 더 높았다. 실제로 10대(28.1%)와 20대(29.8%)의 시청시간 증가폭보다 60대 이상(36.9%)의 증가폭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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