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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성공한 쿠데타' 여자배구, 이러다 다 죽는다



칼럼

    [칼럼]'성공한 쿠데타' 여자배구, 이러다 다 죽는다

    기업은행 하극상 사태 '성공한 쿠데타'가 될 것인가
    팬들은 감독만 해임한 구단측 처사에 분노
    "썩었고 곪았다"는 김연경 선수의 한탄
    최고 인기 프로야구의 몰락을 보라
    '성공한 쿠데타'될 경우 남은 것은 공멸 뿐

    연합뉴스연합뉴스김영삼 대통령이 1995년 7월 역사바로세우기를 추진하며 12.12군사반란과 5.17쿠데타 세력을 처벌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검찰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기상천외한 논리로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자, 전국민적 반발이 들불처럼 일었고 끝내 11월에 특별수사본부 발족과 함께 재수사가 시작됐다.
     
    결국, 신군부 쿠데타 세력들은 법정에 섰다. 그 신군부의 주역인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사망했다.
     
    '성공한 쿠데타'를 처벌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분노, 즉 여론이었다.
     
    최근 여자배구 IBK기업은행에서 벌어진 쿠데타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성공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선수단을 무단이탈한 조송화 선수와 김사니 코치의 승리로 흘러가고 있다.
     
    기업은행 구단측은 선수와 코치가 감독의 작전지시를 무시하고 팀을 무단 이탈했는데도 정작 해임된 사람은 서남원 감독과 단장이다.
     
    조송화는 배구를 그만두겠다며 팀을 떠났고 이를 말려야 할 김사니 코치는 선수 편을 들며 함께 동반 이탈을 감행했다.
     
    그러자, 구단측은 김사니 코치에게 간청하다시피해 팀 감독대행을 맡겼다. 쿠데타 주도자에게 감독직을 맡긴 것이다.
     
    이에대해 배구팬들이 "이런 말도 안되는 하극상이 어디 있느냐?"며 분노와 질타를 쏟아내자 구단측은 오락가락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좌측부터 김사니 코치, 서남원 감독. 연합뉴스좌측부터 김사니 코치, 서남원 감독. 연합뉴스김사니 감독대행은 정식 감독이 임명되면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가 오랜만에 1승을 거두자 구단측은 이를 다시 번복했다.
     
    또, 선수의 동의가 없으면 임의해지가 불가능한 사실도 모른 채 조송화 선수 임의해지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가 망신만 샀다.
     
    김사니 감독대행과 서남원 감독은 모욕과 폭언 여부를 놓고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기업은행을 비롯한 일부 배구단 고참 선수들의 횡포와 파벌싸움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기업은행 사태처럼 일부 선수와 코치가 작당하고 감독을 몰아내는 일은 드물다.
     
    기업은행 직전 김우재 감독도 성적부진이 주된 이유지만 훈련과 선수기용 방식을 놓고 고참 선수들과 계속 갈등을 빚다가 물러났다.
     
    배구계에 덕장으로 소문난 서남원 감독이 후임으로 왔지만 그 벽을 넘지 못했다.
     
    선수가 감독을 임명할 정도로 여자배구계의 텃세와 파벌싸움은 막장 수준이다.
     
    학교폭력으로 흥국생명에서 쫓겨난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와 어머니의 횡포는 배구계에 진작부터 원성이 자자했다.
     
    배구팬들은 이번 기업은행 사태를 보면서 배구계의 터질 것이 터졌다는 분위기다.
     
    특히, 조송화 선수의 재복귀나 김사니 감독체제 인정은 쿠데타를 용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반응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팬이 없으면 프로배구는 선수들끼리의 그깟 공놀이일 뿐이다.
     
    팬이 있어야 프로스포츠는 유지된다. 프로야구의 경우 한때 8백만 관중을 넘나들었지만 지금은 희미한 옛추억이 됐다.
     
    그 배경에는 선수들의 음주와 도박, 폭행, 성폭행 등 각종 일탈이 있다. 
     
    올해는 코로나 와중에 일부 선수들의 부적절한 행위로 리그중단 사태까지 빚었고 여기에 정지택 KBO총재의 비상식적인 처신까지 알려지면서 팬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그 결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실내인 고척돔에서 진행됐음에도 네 경기 중에 한 경기만 매진되는 흥행부진을 겪었다.
     
    한국 여자배구의 간판인 김연경 선수는 22일 SNS에 "겉은 화려하고 좋아 보이지만 결국 안은 썩었고 곪았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변해야 될 시기인 거 같다"라는 글을 썼다.
     
    여자배구는 올림픽을 계기로 시청율에서 남자배구를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런 막장으로는 팬들을 계속 붙잡아둘 수 없다.
     
    특히, 선수가 감독을 선택하는 이런 하극상을 팬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오징어게임에서 오일남 노인이 남긴 명대사가 딱 어울린다. "제발 그만 해, 이러다 다 죽어~"
     
    배구계의 파벌과 하극상이 계속될 경우 한방에 훅 가는 수가 있다. 이번 기업은행 사태가 성공한 쿠데타가 돼서는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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