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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에서 살아온 이재명…원동력은 '경기도정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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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덤'에서 살아온 이재명…원동력은 '경기도정 성과'

    이재명 "정치하듯 하면 경기도서 성과 못내"
    행정가로서 결단력과 추진력 '인기 비결'
    사람만 보인 역대 도지사…"이 지사는 뭔가 할 거 같다"
    "스타일 잃지 않으면서, 중도 표심 가져올 수 있어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종민 기자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종민 기자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더불어민주당 대권 후보로 선출됐다. 역대 경기도지사 가운데 대선 본선에 오른 두 번째 인사가 됐다.
     
    경기도는 인구 1350만명의 전국 최대 광역지자체임에도 경기도지사가 대권을 잡았던 역사는 없었다. '경기지사 무덤론'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 지사는 대장동이라는 대형 악재에도 특유의 승부사 기질로 돌파하면서 최근 여러 여론 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지사가 무덤론을 잠재우고, '경기지사 대망론'을 현실화시킬지 주목된다.
     

    이재명 "정치하듯 하면 경기도서 성과 못내"


    역대 경기지사들의 대선 도전사를 보면 '경기지사는 대선주자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흑역사로 남아 있다.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등 전직 경기지사 4명은 이인제 전 지사를 빼고 나머지 3명은 본선도 못 가보고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사 재직 당시 모두 유력한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꼽혔지만, 정치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낙마했다.
     
    이들 모두 경기도를 토양 삼아 대권을 꿈꿨다가 정치여정의 내리막길을 걸은 공통점이 있다. 대선이란 큰 산은 그동안 경기지사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셈이다.
     
    이 때문에 경기지사 공관이 자리 잡은 수원시 장안구 화서동 팔달산 기슭이 '악지'라는 풍수설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조선시대 전염병 집단격리 수용지인 '병막'이 있던 자리였다는 것.
     
    남 전 지사는 이런 공관을 시민 공간으로 개방하고 직접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재명 지사는 접견용 업무 공간으로 적극 활용했다.
     
    이 지사는 2018년 취임 직후 인터뷰에서 '경기지사 무덤론'에 대해 "전임 지사들은 정치인들이었고, 저는 실무적 행정가"라며 "정치 활동하듯이 하면 경기도에서 성과 내기 어렵다"고 전임 지사들과 차별화 했다.
     
    그러면서 "무덤이란 표현을 안 했으면 한다"며 "도민이 서글프다. 밟고 지나가는 돌멩이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선을 그었다.
     

    행정가로서 결단력과 추진력 '인기 비결'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민 기자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이 지사의 대선 슬로건은 '이재명은 합니다'다. 단호한 결단력을 바탕으로 한 정책 일관성과 추진력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성남시장 때부터 사용한 슬로건이다. 그는 성남시장·경기지사를 지내며 어려운 문제를 결단과 추진력으로 돌파하며 성과를 보여줬다.
     
    역설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은 행정가로서 이재명의 강점을 국민들에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단 신천지 이만희 교주의 검체 체취를 위해 직접 찾아가거나, 종교단체 집합금지 긴급명령 등은 코로나19 확산에 불안한 국민들의 마음에 안정감을 줬다.
     
    또 모든 경기도민에게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해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을 이끌어내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수십년 동안 유예돼온 하천계곡의 불법 영업을 정비해 국민들 품으로 돌려놨으며, 최초로 수술실 CCTV를 설치해 의료사고 피해자들의 요구를 들어줬다. 이 지사가 제안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은 국회 문턱도 넘어 2023년부터는 전면 실시된다.
     
    이 지사 역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쟁 정치가 아니라 누가 잘하나 겨루는 경쟁 정치의 장을 열겠다"며 "실용적 민생개혁에 집중해 작더라도 삶을 체감적으로 바꿔가겠다"며 실용적 민생개혁을 강조했다.
     
    경기도 한 고위 간부 공무원은 "역대 지사들과는 달리 정책 실행에 있어 디테일하게 계획을 세우고 강한 실천력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계곡 정비 경우도 저항이 꽤 있었지만 다른 지사들은 여러 고려 요인들을 따졌을 텐데, 흔들림 없이 갔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 입장에서도 일관된 메시지를 줘야 소신 있게 행정을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지사가 흔들리면 행정도 주춤하게 되고 도민들은 더 혼란을 겪게 된다"고 덧붙였다.
     

    사람만 보인 역대 도지사…"이 지사는 뭔가 할 거 같다"


    지난 2018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수원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황진환 기자지난 2018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수원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이 지사는 역대 경기도지사들과 달리 정치인이라기보다 행정가에 가깝다. 그의 공직 이력도 성남시장에 이은 경기도지사가 전부다. 국회의원 경력은 단 한 번도 없다.
     
    하지만 그의 이같은 이력은 최근 양극단으로만 치닫고 있는 정치계에 대해 불신이 큰 국민들에게 오히려 그만의 '독특한' 캐릭터가 됐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정치는 한다고 하는데, 사회는 달라지지 않고 갈등만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이 지사는) 자기만의 화두를 던지고 성과를 만들고 하는 모습이 독특하게 비춰진 것 같다"며 "역대 도지사들이 사람만 보였다면, 이 지사는 뭔가 할 것 같다는 기대 심리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이 지사와 윤석열 후보 모두 정치 경력이 없다. 이번 선거는 다선 의원을 지내도, 국무총리 같은 최고 고위공직자를 지내도 인정해주지 않는다"며 "국민들이 기성 정치인에 대해 부정적 시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스타일 잃지 않으면서, 중도 표심 가져올 수 있어야"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이 지사가 본선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이 지사의 스타일을 잃지 않으면서도 중도층의 표를 가져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영일 평론가는 "이 지사와 윤석열 후보의 공통점은 비호감도가 높다는 것"이라며 "2012년 대선 때처럼 진영 결집 양상에서 누가 비호감도를 낮추고 중도층의 신뢰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완 평론가도 "이재명의 장점은 확장성이다. 뭔가 할 거 같고, 변화시킬 거 같은 기대감이 그런 확장성을 만드는 측면이 있다"며 "본선에서는 20% 정도의 부동층에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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