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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곧내'·'자만추'·'네넴띤' 무슨 말이고?…MZ세대의 디지털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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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제곧내'·'자만추'·'네넴띤' 무슨 말이고?…MZ세대의 디지털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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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디지털 원주민 MZ세대, 빠르게 핵심전달하는 줄임말, 신조어 만들어내
    '소확행', '제곧내', '자만추' 등 줄임말 사용
    '네넴띤', '댕댕이'···기존단어 비슷한 글자로 변형한 '야민정음'
    '준며들다', '윤며들다'와 같은 유명인 이름 딴 신조어

    ■ 방송 : 포항CBS <김유정의 톡톡동해안> FM 91.5 (17:05~17:30)
    ■ 진행 : 유상원 아나운서
    ■ 제작 : 김선영 PD
    ■ 대담 : 한동대학교 언론학회 언로너스 김가은 학생
       
    ◇ 유상원>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동대학교 언로너스 '김가은' 학생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김가은> 네 안녕하세요, 한동대학교 김가은입니다.
     
    ◇ 유상원> 예, 반갑습니다. 오늘 나눌 이야기가 '신조어'라고요?
       

    ◆ 김가은> 네, 최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1인 크리에이터가 늘어나고 SNS 등 소셜 매체를 통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더욱 활성화되며, 이를 접하는 연령대는 낮아지고 있는데요.
       
    바로 이들이 만들어낸 신조어가 특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행에 민감한 MZ세대 사이에서 이러한 신조어가 더욱 활발히 사용되면서, 신조어는 청년들의 또 다른 소통방식, 나아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유상원> 예, 뭐 일종의 또래문화일 수도 있고, 또는 좀 더 서로의 의사소통을 쉽게 하기 위해서 쓸 수도 있을 텐데요. 청년들이 이렇게 신조어를 사용하는 이유, 어디에 있을까요?
       
    ◆ 김가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많이 노출된 MZ세대는 SNS 등 소셜매체를 통한 소통을 즐겨하는데요. 청년들이 신조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소셜매체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자주 소통하는 '에브리타임'이라는 커뮤니티 앱에서는 '제곧내'와 같은 신조어가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데요.
    MZ세대 '제곧내'라는 신조어 활발히 써, 에브리타임 캡처MZ세대 '제곧내'라는 신조어 활발히 써, 에브리타임 캡처 ◇ 유상원> '제곧내'요?

    ◆ 김가은> 네, '제곧내'는 '제목이 곧 내용이다'라는 뜻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신조어를 사용하면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MZ세대 사이에서 강한 유대감이 형성될 수 있고 짧은 언어로 빠르게 핵심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청년들에게 신조어는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 유상원> 아무래도 'SNS를 많이 사용하다보니까 이런 신조어도 많이 만들어진다' 이런 얘기일 텐데요. 혹시 이런 신조어에도 유형이 있을까요?
       
    ◆ 김가은> 신조어에도 초성 글자만을 활용한 초성, 단어를 줄여서 사용하는 줄임말, 기존 단어를 비슷한 글자로 변형한 야민정음 등 다양한 유형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오늘 저는 줄임말, 밈을 통해 전파된 신조어, 유명인의 이름을 딴 신조어 이렇게 세 가지 유형에 대해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먼저 줄임말입니다. 혹시 아나운서님께서는 '소확행'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 유상원> 아 예예, 들어봤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요즘에는 '대확행', '무확행' 이런 말도 있더라고요.
       
    ◆ 김가은> 네, 맞습니다. '소확행'이란 주택 구입, 취업, 결혼 등 크지만 성취가 불확실한 행복을 좇기보다는, 일상의 작지만 성취하기 쉬운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 또는 그러한 행복을 의미합니다.
       
    원래 '소확행'이란 말은 일본의 한 소설가 에세이에서 쓰인 말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 서랍 안에 반듯이 정리되어 있는 옷이나 수건을 볼 때 느끼는 행복과 같이 바쁜 일상 속에서 작게나마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뜻하는데요.
       
    이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 청년들 사이에서 자주 오가곤 했습니다. 청년들이 많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에서도 '소확행'이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정말 다양한 게시물들이 업로드 되어있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어요.
       
    이외에도 '자만추'라는 신조어는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한다'라는 말의 줄임말로 청년들 사이에서 많이 사용되면서 이제는 하나의 연애관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와 반대되는 의미를 가진 인위적인 만남을 추구한다는 '인만추'라는 신조어 역시 새롭게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 유상원> 예, 저도 원고를 보면서 찾아보니까 '솔까말', '얼죽아' 뭐 이런 단어들도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가치관이 이런 신조어에도 담겨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소개해주실 유형이 뭐라고 하셨죠?
       
    ◆ 김가은>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신조어는 '밈을 통해 전파된 신조어'입니다.
       
    ◇ 유상원> '밈'이요?
       
    ◆ 김가은> 네, '밈'이란 문화의 전달 단위로 모든 문화현상들이 밈의 범위 안에 들어가며, 한 사람의 행위가 여러 명에게 전달되어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이 '밈'의 예시에 속합니다. 그 중에서 저는 기존 단어를 비슷한 글자로 변형한 '야민정음'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해요.
       
    ◇ 유상원> 야민정음. 예, '야민정음'이요?
       
    ◆ 김가은> 네, 우선 야민정음은 인터넷 하위 문화를 대표하는 국내 최대 규모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국내 야구 갤러리에서 발전하여 지금과 같은 형태가 되었다고 합니다. '야구 갤러리'의 '야갤'과 '훈민정음'이 합쳐져 야민정음이라는 말이 탄생한 것인데요. '야민정음'이란 한글 자모를 모양이 비슷한 것으로 바꾸어 단어를 다르게 표기하는 인터넷 밈을 뜻하고 있습니니다.
       
    ◇ 유상원> 아 예, 어떤 건지 알겠네요. 처음에는 '한글 자모를 비슷한 것으로 바꾼다' 이해가 안됐는데, 비빔면으로 유명해진 거 맞죠? 
       
    ◆ 김가은> 네, 맞습니다. 야민정음의 예시로는 '댕댕이', '띵작', '네넴띤', '커엽다' 등이 있는데요. '댕댕이'는 멍멍이를, '띵작'은 명작을, '네넴띤'은 비빔면을, '커엽다'는 귀엽다를 변형한 단어에요. 야민정음의 경우에는 텍스트로 보시면 이해가 더 잘 되실 것 같은데요.
       
    '네넴띤'의 경우 'ㄴ'과 'ㅓ'가 합쳐져 'ㅂ'이 되고, 'ㄸ'과 'ㅣ'가 합쳐져 '며'가 되는 것입니다. 일종의 눈속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화보다는 메시지나 카톡 등 SNS로 주로 소통하는 청년들이기에, 이러한 야민정음이 등장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실제 한 회사에서 아까 말씀하셨듯이, 비빔면을 '네넴띤'으로 바꾸어 출시했더니, 첫날부터 품절될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기도 했더라고요.
    '야민정음'을 이용해 비빔면을 '네넴띤'으로 출시해 인기끌어, 팔도 홈페이지 캡처'야민정음'을 이용해 비빔면을 '네넴띤'으로 출시해 인기끌어, 팔도 홈페이지 캡처
    ◇ 유상원> 일종의 청년들의 놀이문화 같은 느낌이 드는데, 말씀을 들어보니까 시간이 그래서 그런지 비빔면 먹고 싶어지네요.
       

    ◆ 김가은> 네, 맞습니다.
       
    ◇ 유상원> 창의적으로 변형되는 예시들을 소개해주셨는데요. 또 한글을 변형한 신조어가 있을까요?
       
    ◆ 김가은> 네, 이와 비슷한 또 다른 예시로는 '머선 129'라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1년 전쯤 어떤 BJ가 방송에서 '머선 일이고'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었는데, 이게 시초가 되어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아짐에 따라 이를 따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사실 이 단어에는 사투리가 함께 섞여 있는데요. '무슨 일이야'의 경상도 사투리 버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경상도 사투리인 '무슨 일이고'에서 '일이고'를 비슷한 발음의 숫자 '129'로 표현하여 '머선 129'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것입니다.
       
    ◇ 유상원> '사투리가 섞여서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흥미로운데, 주로 어떤 상황에서 이게 사용이 될까요?
       
    ◆ 김가은> 분위기가 어수선하거나 어떠한 상황이 심상치 않을 때, 혹은 황당하거나 당황스러운 일이 발생했을 때 상대방에게 유머 있게 묻거나 스스로 반문할 때 주로 사용이 됩니다. 예를 들어, 방금 전까지만 해도 해가 쨍쨍해서 친구들과 급하게 약속을 잡고 밖으로 나왔는데 하늘에서 갑자기 굵은 빗줄기가 떨어질 때 우리는 이게 '머선 129'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죠.
       
    ◇ 유상원> 이게 뉘앙스가 좀 있어야 해요. '머선 일이고?' 이렇게, 그렇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명인의 이름을 딴 신조어도 있다고요?
       
    ◆ 김가은> 네, 바로 어제 친구들과 SNS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저도 사용했던 신조어이기도 한데요. 개그맨 최준씨의 이름을 딴 '준며들었다', 배우 윤여정씨의 이름을 딴 '윤며들었다'입니다.
       
    최준씨는 최근 자신만의 유머스러운 성격과 콘텐츠로 대중에게 큰 웃음을 선사해서 인기를 끌고 있고, 윤여정씨는 뛰어난 입담과 누구나 닮고싶은 인생관으로 최근 청년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유명인의 이름에 '스며들었다'가 합쳐져 만들어진 것입니다.
       
    특히 영화 '미나리'로 윤여정 배우가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하여 젊은 층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며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윤며들었다'라는 신조어와 함께 윤여정 신드롬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또한 김혜자씨의 이름을 딴 '혜자스럽다' 역시 앞서 말씀드린 신조어와 비슷한 맥락에서 탄생했다고 볼 수 있죠.
       
    ◇ 유상원> 음, 이거 활용하면 오늘 청정수 시간도 가은학생 덕분에 은며드는 시간이 되는 거예요. 이게 점점 대중화되어가고 있는 상황인데 그러다보니까 TV 프로그램 같은 미디어에도 많이 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 김가은> 네, 맞습니다. MZ세대가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대중화되고 있는데요. 그래서 MZ세대 이외 세대들도 신조어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TV 프로그램이나 유트브에서는 인싸/아싸 테스트로 '신조어 맞추기' 게임을 재미있게 진행하기도 하고, 앞서 말씀드렸던 '머선 129'와 같은 경우에는 아는 형님, 신서유기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기도 해요. 또한 최근에는 '머선129'를 제목으로 한 프로그램이 생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신조어 '머선129'를 제목으로 한 프로그램 생겨, 카카오티비 캡처신조어 '머선129'를 제목으로 한 프로그램 생겨, 카카오티비 캡처
    ◇ 유상원> 제가 테스트를 받으면, 분명히 '아싸'가 될 것 같네요. '인싸'는 안 될 것 같고. 가은학생도 이런 신조어 많이 써요? 친구들 사이에서?
       

    ◆ 김가은> 네, 저도 신조어를 자주 사용하기도 하는데, 저도 언어 전달의 편리함 때문에 신조어를 종종 사용하는데요. 친구들과 연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 '자만추'인지, '인만추'인지 서로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친구가 저의 옷 스타일을 잘 이해하지 못할 때 '취향존중'의 줄임말인 '취존해달라'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 유상원> 그렇군요. 혹시 인상 깊게 접한 신조어가 있을까요?
       
    ◆ 김가은> 네, 저는 사실 이번 라디오를 준비하다 보니, 저도 잘 모르는 신조어들도 꽤나 있더라고요. 새로운 신조어들을 접하면서 재미있게 라디오를 준비할 수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저는 '쉽살재빙'이라는 신조어가 가장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 유상원> '쉽살재빙'이요?
       
    ◆ 김가은> 네, '쉽살재빙'은 '쉽게만 살면 재미없어 빙고!'의 줄임말로 거북이의 '빙고' 노래 가사에서 파생된 말인데요. 삶에 고난과 역경이 닥쳤을 때 상대를 위로하는 의미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 유상원> 네, 저도 찾아보니까 '내또출'이라고 있더라고요. 내일 또 출근. 직장인의 비애를 담은 그런 신조어가 있습니다. 자, 오늘 최신정보수다, 청정수에서는 '청년들의 소통방식'입니다. 신조어를 주제로 이야기 함께 나눠봤습니다. 한동대학교 김가은 학생이었어요. 고맙습니다.
       
    ◆ 김가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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