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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4등 우상혁 "준비된 자의 자신감은 자만이 아닙니다" [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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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멋진 4등 우상혁 "준비된 자의 자신감은 자만이 아닙니다" [도쿄올림픽]

    메달이 뭐가 중요해? 후회가 없는데

    우상혁은 "한국신기록도 세웠고, 2m37 대기록에 도전했고, 2m39 도전도 말도 안 되게 넘을 뻔 했고, 도전조차 못 했다면 후회가 남았겠지만 그런 높이를 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후회는 단 '1'도 안 남았다"며 "(다른 종목에서도) 4등에 머무는 선수가 있겠지만 나처럼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를 한다면 나와 똑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한국 육상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한국 육상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육상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한국 육상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은 만 20세였던 2016년에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았다.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남자 높이뛰기 종목에서 2m26의 기록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결과 못지 않게 후회로 남은 부분이 있었다. 마음가짐이었다.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올림픽 무대 자체를 즐기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다.

    우상혁은 2일 오후 일본 도쿄 올림픽선수촌 플라자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5년 전을 떠올리며 "그때는 예민하기도 했고 방에만 있었다. 나중에 보니까 추억이 없더라. 사진도 없었다. 전 세계 운동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대 축제는 즐기러 와야 하는데 못 즐긴 것 자체가 후회되고 창피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우상혁에게 도쿄올림픽 출전권은 막차 티켓과 다름 없었다. 올림픽 개막을 얼마 남기지 않은 6월29일에 극적으로 랭킹 포인트를 채워 출전 자격을 얻었다.

    우상혁은 출전 기회를 어렵게 얻은 만큼 올림픽 무대를 더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

    "즐기면 더 잘되는 것이니까, 대회를 즐기면서 돌아다녔다. (다른 나라 선수와) 핀도 바꾸고 올림픽 건물을 다 돌아보고 오륜기도 많이 보고 사진도 찍고 했다"고 말했다.

    달라진 마음가짐은 한국 육상의 새 역사로 이어졌다.

    한국 육상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한국 육상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우상혁은 지난 1일 일본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고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우며 4위를 차지했다.

    24년 묵은 한국 최고기록을 갈아치운 우상혁은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우상혁은 곧바로 2m37에 도전했다. 실패했다. 다른 나라 선수 3명이 2m37를 넘자 이를 건너 뛰고 과감하게 2m39에 도전했다. 아깝게 실패했다.

    금·은·동메달을 수확한 선수 3명은 모두 2m37의 기록을 남겼다. 우상혁은 단숨에 그들을 뛰어 넘겠다는 자신감으로 2m39에 도전장을 던졌던 것이다. 대단한 패기였다.

    연이은 실패에 순위는 메달권에서 벗어났지만 우상혁의 표정은 결코 어둡지 않았다.

    우상혁은 "한국신기록도 세웠고, 2m37 대기록에 도전했고, 2m39 도전도 말도 안 되게 넘을 뻔 했고, 도전조차 못 했다면 후회가 남았겠지만 그런 높이를 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후회는 단 '1'도 안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종목에서도) 4등에 머무는 선수가 있겠지만 나처럼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를 한다면 나와 똑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또 우상혁은 항상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인다는 주위 반응에 "처음부터 자신감이 있던 선수는 아니었다. 어느 순간 준비가 되고 나서 확신이 들었을 때 이것을 표출해야겠더라. 준비된 사람이 자신감을 표출하는 것은 자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림픽에서는 자신감을 드러내야 후회없이 경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답했다.

    우상혁의 도전이 더욱 감동적이었던 이유는 이처럼 그가 메달 획득 여부를 초월한 '올림픽 정신'을 발휘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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