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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꿈' 좇았던 김경수…정치생명 벼랑끝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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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노무현의 꿈' 좇았던 김경수…정치생명 벼랑끝 위기

    핵심요약

    "대통령님께 누를 끼치는 것을 늘 경계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친노-친문 진영 적자…차기 대선 후보로도 꼽혀
    2018년 경남도지사 당선…지역주의 타파 '노무현 꿈' 이뤘다
    임기 내내 발목 잡힌 '드루킹' 족쇄 끝내 풀지 못해
    실형 2년 확정, 피선거권 5년 박탈
    '문재인 대통령 복심' '대권 잠룡' 정치생명 최대 위기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지사가 21일 경남도청에서 입장 표명 하고 있다. 연합뉴스'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지사가 21일 경남도청에서 입장 표명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무현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가까이서 모셨던 인연으로 '노무현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렸던 저로서는, 제 잘못 때문에 대통령님께 누를 끼치는 것을 늘 경계하면서 살아왔습니다.(대법원 최후 진술문)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습니다.(대법원 확정 판결 뒤 소회)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을 때도 그를 지근 거리에서 지켰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아끼는 핵심 측근이기도 하다. 여권에서는 그를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적자로 분류하며 차기 대선후보로 꼽기도 했다.

    김 지사는 21일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연루 혐의와 관련해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으면서 정치 생명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실형 2년 항소심이 확정되면서 피선거권 박탈 5년을 더해 7년간 선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경남 고성 출신인 김 지사는 초등학교 시절 진주로 이사해 진주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서울대 인류학과 재학 시절인 1987년에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계기로 학생운동에 투신해 졸업까지 3차례 구속되기도 했다.

    졸업 뒤 1994년 정계에 입문한 그는 신계륜, 유선호, 임채정 의원의 보좌진을 지냈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팀에 합류하면서 노 전 대통령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1일 도청 입구에서 입장 표명 후 차를 타고 도청을 나서고 있다. 조수석이 김 지사. 연합뉴스'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1일 도청 입구에서 입장 표명 후 차를 타고 도청을 나서고 있다. 조수석이 김 지사. 연합뉴스
    참여정부에서는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을 시작으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제1부속실 행정관, 연설기획비서관 등을 지냈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하자 그를 따라 봉하마을로 내려가면서 '노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라는 별칭이 따라붙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는 상주 역할을 자처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조문객들은 맞으며 굳은 일을 도맡았고, 이후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으로 일하며 노 전 대통령의 못다 이룬 꿈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김 지사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경남 김해을에 출마했지만 당시 김태호 후보에 패했다. 2년 후에는 경남도지사에 도전했지만 홍준표 후보에게 패했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배운 대로 정치를 하겠다던 그는 김해을과 경남도시사 출마의 변에서 "막대기 꽂으면 무조건 당선시켜주는, 그래서 정치도, 경제도, 가장 뒤떨어져 있는 지역이 됐다"며 지역주의 타파를 강조했다.

    고배를 마셨던 김 지사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김해을에 다시 출마해 극적으로 당선됐다. 2017년 대선에서는 의원 신분으로 문재인 후보 대변인과 수행팀장을 맡았다. 민주당에선 그를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이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냈기에 노무현-문재인을 잇는 적자라는 수식어도 따라붙었다.  

    특히 2018년 지방선거에서 의원직을 내려놓고 보수 텃밭으로 불렸던 경남도지사 도전해 당선되면서 김 지사는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경남도지사는 2010년 무소속으로 당선된 김두관 전 지사를 제외하고는 줄곧 보수당이 승리했다. 이에 지역주의 타파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을 김 지사가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남도정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민주당 차기 대선잠룡으로 본격 거론됐다.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을때 당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호송차로 향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을때 당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호송차로 향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
    그러나 도지사 후보 시절부터 임기 내내 발목을 잡았던 '드루킹 사건'의 족쇄를 끝내 풀지 못했다. 김 지사는 임기 시작 7개월여 만인 2019년 1월 1심 법원에서 댓글조작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로 법정구속됐다. 이후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지난해 11월 2심 법원이 그를 가로막았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드루킹' 김동원씨와의 댓글조작 공모 혐의는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그리고 21일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이 확정됐다.


    실형이 확정되면서 김 지사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2년 실형이 종료된 날부터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실형 기간을 포함해 앞으로 7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다음 대선은 물론 그 다음 대선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다음 정권에서 대통령 사면권이 발동되면 피선거권은 회복될 수 있지만 여야 공방이 치열해질 수 있기에 쉽지만은 않다는 게 정치권의 판단이다. '친문-친노 적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차기 대권 잠룡'으로 불렸던 김경수 지사의 정치 생명은 최대 위기를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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