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부원장). 연합뉴스 한동훈 검사장이 이동재 전 채널A기자와의 유착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와 이에 힘을 실은 언론 관련 시민단체 및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입장을 연일 직접 반박하며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한 검사장은 전날(17일) "한 종편 기자의 부적절한 취재 방식을 고발했을 뿐 지목된 검사장의 실명을 언급하지 않았고 의혹의 실체를 예단하지 않았다"며 '검언유착'이라는 이름을 자신들이 붙이지 않았다는 MBC 보도에 대해 "황당하고 안타깝다"며 정면 반박하는 입장을 냈다.
그는 "MBC가 이동재 전 기자의 무죄가 선고되자 마치 자기들이 '검언유착'이라는 프레임을 주장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제 와 '발뺌' 방송을 했다"며 "그간의 입장을 180도 바꿔 자기들의 보도 테마가 '검언유착'이 아니라 '부도덕 취재'였다고 우겼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MBC 뉴스데스크의 기자, 앵커 등이 사기꾼과 함께 사운을 걸고 '검언유착' 프레임을 전파한 것을 전 국민들이 잊지 않고 있다"며 "뉴스데스크는 연일 "채널A기자와 현직 검사장 사이의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관련 보도, 오늘도 이어갑니다"는 프레임을 만들었고 기자와 제보자X, 유시민씨 등을 다수 방송에 출연시켜 제 실명을 공개했다"고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한 보도로 한국기자협회에서 2020년 4월 이달의기자상을 MBC 기자들이 수상한 것도 언급하며 "당시 적어 낸 제목도 '채널A 검언유착 의혹'이었고 취재 기자는 수상 소감에서 '한 기자만의 일탈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검언유착이 있었다'고 단정했다"며 검언유착 프레임을 만든 책임이 MBC에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전 기자의 무죄 판결문에도 나오는 것처럼 제보자 X가 집요하게 나에 대한 발언을 유도했는데 MBC와 제보자 X가 발언유도에 합작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MBC가 왜, 누구의 연결로 2월 초부터 제보자 X와 접촉했는지 밝혀야 한다. MBC야말로 권(권력)•범(범죄자)•언(언론) 유착 공작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 협조하기 바란다"고도 적었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연합뉴스
이에 앞서 한 검사장은 이 전 기자의 무죄 선고 후 "사법처벌 피한 검언유착 사건, '면죄'로 착각 말라"는 성명을 낸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과 SNS에 "수사 방해도 공판진행도 '검언유착'스러웠다"고 올린 추미애 전 장관의 입장도 각각 반박했다. 민언련은 관련 의혹 보도 후 이 전 기자 등을 검찰에 고발했고 추 전 장관은 이 사건을 계기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정면 압박한 바 있다.
한 검사장은 민언련 성명에 대해서는 "권력과의 노골적인 '검언유착 프레임 만들기' 협업 과정에서 '고발자' 역할을 담당했다"며 "정권 관련자들과 어떤 공모와 협력을 했는지 이제 밝혀야 한다"고 적었다.
추 전 장관의 SNS 글에 대해서는 "이 수사와 재판은 추미애씨가 역사상 두 번째 수사지휘권 발동해서 검찰총장을 완전히 배제하고 직접 고른 검사들 시켜서 보고받으며 수사하고 재판까지 한 사건이다"며 "기자조차 전부 무죄가 나니 지금 와서 '검언의 재판방해'라는 새로운 버전의 허황된 소리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