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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게 정말 최선입니까? 공정하지 못한 프로야구 리그 중단



칼럼

    [칼럼]이게 정말 최선입니까? 공정하지 못한 프로야구 리그 중단

    NC와 두산 구단만을 위한 봐주기 결정
    KBO가 만든 규정 스스로 걷어차
    선수단 관리 부실의 책임을 다른 구단과 팬들에 돌려
    두 구단의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대처에 팬들은 분노
    공정을 파괴하는 결정이 프로야구 전체 공멸을 부를 수도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의 모습. KBO는 두산은 1군 선수 확진 및 밀접 접촉에 따른 자가격리 대상자 비율이 68%, NC는 64%에 이르러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고, 타 팀의 잔여경기 역시 형평성 문제로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해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이한형 기자13일 서울 잠실야구장의 모습. KBO는 두산은 1군 선수 확진 및 밀접 접촉에 따른 자가격리 대상자 비율이 68%, NC는 64%에 이르러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고, 타 팀의 잔여경기 역시 형평성 문제로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해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이한형 기자
    공정(公正)은 기회에 차별이 없는 공평함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그 기회를 스스로 외면하거나 훼손한다면 공정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
     
    코로나는 2년째 전 국민을 괴롭히고 있는 팬데믹이다. 프로야구도 예외가 아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코로나 상황에 대비해 지난 3월 통합 매뉴얼에서 '구단 내에 확진자가 나와도 자가격리 대상자를 제외한 대체 선수로 중단없이 운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 두산을 4:2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환호를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지난해 11월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 두산을 4:2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환호를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그런데, 이 매뉴얼은 휴짓조각이 되버렸다. 오로지 2개 구단을 위해서다.

    KBO는 12일 긴급 실행위와 이사회를 거쳐 2021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 소속 선수 5명이 코로나 확진이 되면서 정상적인 전력 운용이 어렵게 된 상황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는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다른 선수와 코치진들의 격리 사정까지 감안됐다.
     
    그러나, 팬들 사이에 2개 구단만을 위한 명백한 혜택과 봐주기 결정이라는 십자포화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NC와 두산 구단의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태도에 팬들은 분노하고 있다. 두 구단은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부터 규정을 앞세워 깜깜이 대응으로 일관했다.
    지난 2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 이한형 기자지난 2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 이한형 기자
    지난 주말 3연전 상대 팀인 키움 히어로즈와 엘지 트윈스는 속수무책으로 경기 취소를 당했다. 그래놓고는 격리 선수가 많아지자 정상적인 전력 운용이 어렵다며 경기 지속 불가 의사를 밝혔다. 구단의 관리 책임과 선수들의 부주의에 대한 경위 조사는 물론 배경 설명도 없었다.
     
    야구 관련 게시판에는 특정 선수들이 숙소에서 일반인과 술판을 벌였다는 글이 올라왔지만, 해명도 없다. 그래놓고는 NC와 두산 구단은 리그 중단이 선언되자 뒤늦게 짤막한 사과문을 낸 것이 전부다. 선수단 관리 과정과 구체적인 징계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오로지 자신들의 전력에만 관심이 있다. 사과문에 진정성이 없는 이유다.
    지난 12일 서울 잠실야구장. 박종민 기자지난 12일 서울 잠실야구장. 박종민 기자
    NC와 두산 구단의 전력손실에 대해서는 두 구단이 책임지는 것이 맞다. 이는 앞서 지적한 KBO 통합 매뉴얼에도 나와 있는 규정이다. 그런데도 두 구단은 자신들 때문에 리그가 중단된 피해를 다른 팀과 팬들에게 돌렸다.
     
    올 시즌에도 KT와 기아는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가 발생했지만 전력 손실을 감수하고도 원칙과 규정에 따라 대처해 경기 일정을 순조롭게 소화했다.
     
    김광현 선수가 소속된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지난해 코로나 확진 선수가 20여 명이 나왔지만, 방역 수칙을 지키며 일정을 강행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일정에 쫓겨 43일 동안 무려 53경기를 치르는 살인적 강행군을 했지만 군말 없이 수용했다. 이유는 팀 성적보다 리그 전체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의 모습. 이한형 기자13일 서울 잠실야구장의 모습. 이한형 기자
    KBO는 왜 두 구단의 사정만 고려해야 했는지 팬들은 납득하기 어렵다. KBO 리그를 NC와 두산 구단의 놀이터로 만들어준 KBO의 책임이 크다.
     
    KBO 전체 규정이 특정 구단의 담합으로 무력화된 첫 선례를 남겼다. KBO가 만든 규정을 스스로 발로 걷어찬 셈이 됐다. KBO의 결정으로 프로야구는 예정됐던 올림픽 휴식기보다 일주일 앞서 중단됨으로써 다음 달 10일에나 리그가 재개된다.
     
    팬들은 야구 없는 한 달이라는 황당한 상황을 맞았다.

    이후 중단된 경기 일정을 추가하고 태풍이나 우천 등 변수가 발생할 경우 올 시즌 프로야구는 겨울 야구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로나 일일 확진자가 1천 명을 넘어서고 거리두기 4단계로 상향된 상황에서 프로야구 중단은 사회에 경각심을 주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그 결정과 과정은 공정해야 한다.
     
    프로야구 인기는 게임 등에 밀려 점차 시들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을 파괴하는 결정이 나오는 것은 리그 전체 공멸로 가는 위기를 부를 수 있다.
     
    그래서, 이번 프로야구 리그 중단이 정말로 최선의 결정이었는지 반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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