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와 시의회,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달 23일 'k-바이오랩 허브' 후보지로 수도권을 제외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대전시 제공K-바이오랩 허브 후보지로 인천이 선정된 것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지역균형발전 역행이라는 불만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역할과 사업 몰이해에 대한 지적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역균형발전 역행
바이오랩 인천 유치는 그 동안 지지부진한 국회 세종의사당과 이건희 미술관 서울 건립 등으로 불만이 쌓여오던 지방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다.
지역과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데, 정부 여당인 민주당 대전시당은 바이오랩 인천 선정과 관련해 "공정을 내세워 지자체간 갈등만 유발하고 수도권 편중만 심화시켰다"고 일갈했다.
같은 당 소속인 허태정 대전시장 역시 "깊은 아쉬움"과 "지역 공모 방식의 문제점과 개선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윤영석(경남 양산갑) 국회의원 역시 이번 결정에 대해 "수도권 중심주의의 이기적인 발상"이라고 성토했다. 윤 의원은 "이건희 미술관 서울 건립 역시 국가균형발전 취지에 완전히 어긋난 결정"이라며 계속해서 외면 받는 균형발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시의회 의원들이 'k-바이오랩 허브' 후보지로 수도권을 제외할 것을 촉구하는 모습. 대전시의회 제공정치적 입김 의혹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여당 대표가 나선 정치력 싸움 결과"라는 의구심을 내놨다. 앞서 지난달 중순, 인천시장을 지낸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랩허브 후보지로 인천을 언급한 데 따른 의구심이다.
대기업 밀어주는 중소벤처기업부
우선 이번 결정은 중소벤처기업부의 대기업 띄워주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벤처 생태계 육성 방법에 대한 생각이 달랐던 것 같다"며 "대전은 중소벤처 중심의 협력과 네트워크 강화 방안으로 랩허브를 바라봤지만, 정부는 대기업 중심의 신약개발 기능에 관심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각의 차이를 말했지만, 속내는 중소벤처기업을 외면하고 대기업 위주의 결정을 내린 중소벤처기업부의 잘못된 역할에 대한 질타로 해석된다.
허태정 대전시장 등이 지난 2019년 보스턴 랩센트럴을 찾아 바이오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 및 육성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는 모습. 신석우 기자중기부의 사업 몰이해?
바이오랩 허브는 다양한 스타트업들의 집적화를 바탕으로 한다. 액셀러레이터를 연계해 스케일업하고 벤처캐피털(VC)의 투자를 유치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 방점이 찍힌다.
미국 보스턴의 랩센트럴이 모델인데, 인근 하버드 의대와 MIT 종합병원 등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엘리트 기업과 글로벌 제약사, 벤처 캐피탈이 모여 시너지효과를 창출해가는 방식이다.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던 대전이 인근 KAIST와 대덕특구 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충남대병원 등과 협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방점을 찍은 '대기업'과는 취지부터 운영 방식까지 많은 부분이 다른 셈이다.
2019년 보스턴 랩센트럴 방문 후 바이오랩 허브를 정부에 제안한 허태정 대전시장이 "바이오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육성시키는 것이 국가 균형발전에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이 부분이 반영이 되지 않은 것 같다"며 "깊은 아쉬움"을 강조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