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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서울대서 숨진 청소노동자…"필기시험 등 직장갑질 시달려"



사건/사고

    [영상]서울대서 숨진 청소노동자…"필기시험 등 직장갑질 시달려"

    핵심요약

    지난달 초 안전관리팀장 부임…"직장갑질 시작"
    "근무 질서 잡는다며 회의 신설하고 부당한 감점도"
    유족 "근로자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줘야"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로 근무하던 50대 여성이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노동자의 사망 원인이 학교 측 관리자의 '직장 갑질'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7일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는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 이모씨는 힘든 노동강도와 함께 관리팀장으로부터 갑질을 견뎌낼 수밖에 없었다"며 "서울대의 태도와 지시가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및 유족 등이 7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청소노동자 A씨 사망과 관련해 오세정 서울대 총장을 규탄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및 유족 등이 7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청소노동자 A씨 사망과 관련해 오세정 서울대 총장을 규탄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이들에 따르면 현장 노동자를 총괄 관리하는 안전관리팀장 A씨가 지난달 1일 새로 부임했다. A씨는 근무 질서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3시 30분부터 5시까지 '청소 노동자 회의'라는 것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A씨는 회의에 정장 등 단정한 옷을 입고 오지 않으면 감점을 하겠다고 경고했고, 실제 첫 번째 회의 때 작업 복장으로 온 노동자에게 1점을 감점했다. 또 볼펜·수첩 등을 가져오지 않아도 감점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및 유족 등이 7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청소노동자 A씨 사망과 관련해 오세정 서울대 총장을 규탄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및 유족 등이 7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청소노동자 A씨 사망과 관련해 오세정 서울대 총장을 규탄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심지어 두 번째 회의에서는 노동자들에게 시험을 보도록 했는데, '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 또는 한문으로 쓰게 하거나 기숙사의 첫 개관연도 등을 맞히도록 했다. 점수 또한 공개됐다.

    이외에도 A씨는 기존에 없던 '청소 상태 검열'을 하는가 하면, 노동자들을 상대로 '근무성적 평가서'를 도입해 점수를 책정하는 등 업무 강도를 높였다고 한다.

    노조는 "고인이 된 이씨는 부당한 갑질과 군대식 업무 지시, 힘든 노동 강도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왔다"며 "근무하던 925동 여학생 기숙사는 건물이 크고 학생수가 많아 여학생 기숙사 중 일이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쓰레기양이 증가해 엘리베이터가 없는 925동의 전 층에서 100L 대형 쓰레기봉투를 매일 6~7개씩 직접 날랐다"며 "이씨가 평소에도 작업량이 많아 힘들어했는데, 검열 준비로 작업 강도가 더욱 늘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죽음과 관련된 모든 관리자를 처벌해야 한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산재 사망의 진짜 원인은 서울대의 겉보기식의 조사와 대책, 관리자들의 직장 내 갑질과 노동 강도에 대한 무책임이 원인"일며 "산재 공동 조사단을 구성해 청소 노동자 죽음에 대해 진상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씨의 유가족도 참석했다. 이씨의 남편 B씨는 "아내는 구립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다가 2019년에 미화원에 응시했고 근무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걱정 없이 월세를 내 아이들을 공부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부부는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는 기숙사 중 가장 힘들고 오래된 925동에서 자식 같은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도록 열심히 일했다"며 "코로나19로 학생들이 배달음식을 먹으면서 쓰레기가 많아졌지만 학교 측은 조치가 없었고 1년 6개월을 버텼지만 군대식으로 관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교에 요청하고 싶다. 근로자는 적이 아니다. 강압적인 태도로 근로자를 대우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사업주는 근로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꼭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출근하는 뒷모습이 가족의 마지막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강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및 유족 등이 7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청소노동자 A씨 사망과 관련해 오세정 서울대 총장을 규탄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및 유족 등이 7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청소노동자 A씨 사망과 관련해 오세정 서울대 총장을 규탄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이들은 "또 다른 청소노동자 죽음으로 내몬 오세정 서울대 총장 규탄한다", "직장 내 갑질 자행한 관리자를 지금 당장 파면하라", "서울대는 청소 노동자들에게 강압적인 군대식 인사관리 방식을 개선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앞서 이씨는 지난달 26일 밤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가 늦은 시간까지 귀가하지 않자 이씨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의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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