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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훨훨 나는데 숙박업주는 등골휜다?



기업/산업

    야놀자 훨훨 나는데 숙박업주는 등골휜다?

    무한쿠폰룸, 점주는 운다…"첫 객실비 야놀자가 가져가고 할인도 숙박업소 돈으로"
    "국내 숙박앱, 광고해도 손님이 느는 게 아니라 광고 안하면 망하는 구조"
    "손님 줄어도 광고비·수수료는 그대로"…"없던 시장 만들어 업주 고혈로 성장"

    연합뉴스

     

    지난해 숙박업주들은 숙박앱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할인쿠폰 발행, 직영업체 운영 등 갑질을 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런 가운데 대형 숙박앱에서 불거진 야놀자 간부의 횡령 의혹은 가맹점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관련기사 [단독]야놀자 간부, 가맹점 지급 쿠폰, 아내 운영 호텔에 몰아주기 의혹)

    액수로만 따지면 그리 큰 금액은 아니다. 그러나 점주들은 광고비 300만원을 내야 60만원치 쿠폰이 지급된다. 숙박업주들이 약 140만원에 달하는 쿠폰이 한꺼번에 야놀자 간부 아내 모텔로 들어갔다는 의혹에 분노를 참지 못하는 이유다.

    그 '쿠폰'을 받겠다고 '울며 겨자먹기'로 숙박앱에 종속돼 과도한 광고비와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는 게 업주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5만원에 손님 받아도 광고비·수수료·인건비 등 떼면 남는 건 5천원"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스마트이미지 제공

     

    서울 시내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A 씨는 현재 야놀자와 여기어때에 광고비와 수수료 명목으로 매달 약 500만원을 내고 있다.

    A씨는 "모텔 대부분이 숙박앱을 이용하고 있어 비싼 광고비에도 제휴를 끊을 수 없다"며 "어떤 달은 숙박앱에 지불하는 돈이, 손에 쥐는 돈보다 많다"며 호소했다. 숙박앱이 생기기 전이나 후나 매출에는 큰 차이가 없는데 지출은 훨씬 많아졌다는 게 그의 얘기다.

    숙박업주 B씨는 "배달앱 갑질도 문제지만, 숙박앱은 업주들을 쥐어짜면서 플랫폼 이득을 뽑아내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배달앱과 비교하자면, 음식점의 경우 광고 전단지를 돌리고 배달 직원 인건비를 줄인 측면이 있다면, 숙박앱은 인건비, 비품비도 그대로인데 예전엔 하지도 않았던 광고비에 수수료까지 받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배달앱 이용자들은 '집밥 먹을까, 나가서 사먹을까, 시켜먹을까' 중에 고르는 것이지만, 숙박 시설은 "어떤 이유로 방이 필요한 사람이 검색해서 온다"는 것이다.

    배달앱 사용자들은, 배달 음식 생각이 없다가도, 쿠폰이 도착하면 바로 주문을 하기도 하지만, 어느 날 특정 모텔에 할인 쿠폰이 붙는다고 해서, 집으로 곧장 갈 사람이 모텔로 향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마땅한 홍보수단이 없던 중·소형 숙박업소들이 숙박앱을 마케팅 채널로 삼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매출은 급격히 줄었지만, 광고비나 수수료는 똑같이 지출되는 실정이다. 음식점은 배달로라도 활로를 찾고 있지만, 숙박업체들은 그것도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업주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광고를 하는 이유는 하나뿐이다. "다른 모텔에 손님을 빼앗기지 않기 때문"이다.

    ◇무한쿠폰룸, 점주는 웁니다…"첫 객실비 야놀자가 가져가고 할인도 숙박업소 돈으로"

    스마트이미지 제공

     

    특히 광고비는 업주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다. 숙박앱 양대 산맥인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숙박업소에서 예약 한 건당 수수료 10% 외에 광고비로 한 달에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300만 원을 받는다. 규정은 300만원까지지만 지역에 따라 "최대 500만원까지 내기도 한다"는 게 업주들의 얘기다.

    광고비 중 일부는 소비자가 쓸 수 있는 5천원~1만 원 할인 쿠폰으로 사용된다. 결제할 때 할인, 퇴실할 때도 할인을 내세운 '무한쿠폰룸'의 경우, 해당 쿠폰을 사용하는 손님의 처음 객실 금액을 야놀자가 가져가는 형태다. 결국 '할인'마저 숙박업소 돈으로 방값을 할인해주는 구조인 셈이다. 넘버5 등의 쿠폰 이벤트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부가가치세로 4000~4500원이 나간다. 또 청소 인건비, 각종 비품 구매와 수리, 인터넷, 전화, 가스, 전기, 수도요금, 임대료, 주기적 리모델링 등을 포함하면 사실상 매출은 10% 안팎이라는 것이 A 씨의 설명이다.

    물론 광고비가 강제 사항은 아니다. 얼마짜리 광고를 할지도 업주의 선택에 달렸다. 문제는 고액의 광고를 할수록 앱 상단에 노출될뿐더러, 광고 금액만큼 쿠폰이 지급된다는 것이다.

    결국 고객은 앱에서 받은 쿠폰으로 할인받을 수 있기에, 현장에서 직접 결제하지 않고 숙박앱으로 몰린다. 숙박업소들은 쿠폰을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액 광고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A 씨는 "숙박업소가 만실이 돼도 숙박앱에 나가는 금액에 순익은 줄어들고 있지만 소비자 대부분이 이용하는 숙박앱을 안 쓸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놀자 관계자는 "당사의 모든 상품은 업주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면서 "무한쿠폰품과 넘버5는 업주들이 현금으로 납부하지 않으므로, 지출이 늘었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훨훨 나는 야놀자 "숙박업주들 고혈 짜내 성장"…"상생 방안 없이는 상장 힘들 것"

    연합뉴스

     

    야놀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한파에도 최고의 영업익을 내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국내외에서 이중상장을 고려하고 있으며 장외시장에서의 몸값도 오르고 있다.

    야놀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악재를 뚫고 호실적을 기록했다. 야놀자의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별도 매출액은 1920억원으로 전년(1335억원) 대비 43.8%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1억원으로 6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야놀자 성장은 숙박업소가 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웃고 있는 야놀자와는 달리 업주들은 주름만 깊어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야놀자의 성장은 제휴 점주들의 고혈을 짜내 거둔 실적'이라는 눈초리가 따갑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숙박 앱을 활용하는 중소 숙박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애로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숙박거래 플랫폼 수수료와 광고비가 '과도하다'는 응답이 78%였다. '적당하다'는 응답은 고작 0.8%에 불과했다. 응답업체의 92%가 야놀자를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야놀자 관계자는 "광고는 최고 300만원, 최저 19600원입니다. 참고로 광고비의 차이는 상품의 차이도 있지만 급지(도심 내 유동 인구가 많은 주요 상권을 기준으로 1급지부터 5급지까지 나눔)의 차이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보다 영세한 상권에 위치한 영세업자 분들께 도움을 드리기 위한 상생 정책의 일환으로, 1급지에서 5급지로 갈수록 광고비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급지별 광고비에 차등을 두고 있다"면서 "수수료와 광고비용이 글로벌 OTA뿐만 아니라 국내 배달, 커머스 등과 비교해도 최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야놀자는 지난해 11월 국내 유니콘 스타트업 중 처음으로 IPO 추진을 공식 발표했다. 상장 시 기업가치는 약 5조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과도한 수수료 등 불공정행위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게 되면서 올해 기업 공개에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하는 기업들이 궤도에 오르게 되면 상생의 문제와 직면하게 된다"면서 "야놀자 또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입점 업체들과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야놀자 상반기 내 조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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