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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누구나 10만 명 관객 이상을 모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영화가 있었다. 그런데 그 영화는 입소문을 타고 100만 관객 고지를 넘더니 개봉한지 두달이 채 못돼서 200만 관객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그렇다 ''워낭소리''가 그 주인공이다.
노부부와 늙은 소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워낭소리''는 삶과 죽음에 대한 ''느림''의 미학을 추구해 자극적인 상업영화와 확연하게 차별화된 ''감동''으로 관객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 흥행을 두고 뒷말도 많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경상북도는 ''워낭소리'' 촬영지를 관광 상품화 해 여행코스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했다. 하지만 노부부의 고요한 일상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걱정섞인 우려가 대세를 이루면서 경상북도의 계획은 벌써부터 거대한 암초를 만난 형국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 지난달 27일 백상 시상식에서 신인감독상을 거머쥔 ''워낭소리''의 이충렬 감독이 한마디 했다.
이 감독은 "먼저 하늘에 간 늙은 소와 봉화의 할아버지 부부께 감사드린다. 특히 자식분들 9남매를 졸지에 불효자로 만들었는데 그분들께 사죄와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본의 아니게 노부부와 자식들의 사생활을 침해해 오해의 소지를 불러올 수 있었던 것에 대한 정중한 사과였던 셈이다.
노부부 사생활 문제는 사실 영화가 소위 입소문을 타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라 새삼스러울게 없지만 이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워낭소리''의 작위적인 ''편집 방법''을 두고도 논란이 시작됐다.[BestNocut_R]
허문영 시네마테크 부산 원장이 씨네21 692호에서 "''워낭소리''는 종종 심금을 울리는 순간에 이르면서도 다큐멘터리의 약속을 깨고 극영화의 편집으로 패턴화된 감정의 인과관계를 만들어내려한다"고 지적한 것.
그는 특히 영화에서 ''소의 눈물''에 대해 수긍하기 힘들다고 직격탄을 던졌다.
허 원장은 "영화에서 소는 두번 눈물을 흘린다. 한번은 할아버지가 소를 팔기 위해 소시장에 끌고 나가려할 때와 다른 한번은 잠시 뒤 소시장에서 소 거래인이 할아버지에게 소를 도로 끌고가라고 소리칠 때인데 과연 그 때 그 장소에서 소가 눈물을 흘렸을까"라고 반문했다.
허 원장은 "소의 눈물 장면은 두번 모두 소의 얼굴이 프레임을 꽉 채운 클로즈업 숏으로 커트됐다"면서 "이런 편집에 대해 반대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영화처럼 소가 해당 장면에서 운 것이 아니라 감독이 소가 우는 장면을 따로 찍어 필요한 곳에 교묘히 배치했다는 것.
그는 이어 "이런 편집은 정서가 풍부한 많은 사람에게 즉각적인 슬픔을 전하데는 데는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편집의 마술이 동시에 기만술이라는 것을 아는 또 다른 사람들에겐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를 표방했으면서도 극영화의 기법을 혼용해 ''약속 파기''를 상기시킨다"고 주장했다.
허 원장의 이런 주장은 최근 TV 오락프로그램인 ''패밀리가 떴다''와 비교하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다.
당시 ''패떴''의 대본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네티즌 사이에서는 ''설전''이 뜨거웠다. ''속았다''는 사람들의 주장은 그 프로그램은 ''리얼 버라이어티''로 소개됐고 또 소위 출연자들의 ''에드립''으로 방송이 흘러가는 줄 알았는데 "그게 다 연기였느냐"는 배신감의 토로였던 것이다.
물론 "재미만 있으면 되지. 대본이 있건 없건 무슨 상관이냐"는 반대 주장도 적지 않았다.
이제 공은 ''워낭소리''에게 돌아왔다. ''200만 관객시대''에 날아든 ''편집 논란''을 ''워낭소리''는 늙은 소의 걸음처럼 묵묵히 헤쳐나갈 수 있을까. 영화 흥행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와 함께 지켜봐야할 관심사가 또 하나 생겨난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