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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에서 '대세'된 창문형 에어컨…밥솥·보일러 업체까지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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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에서 '대세'된 창문형 에어컨…밥솥·보일러 업체까지 넘본다

판매량 745% 증가…쉽고 싸고 냉방 빠른 '창문형' 대세
설치 간편·코로나·1인 가구↑ 40년 만에 부활
대기업 가세, 밥솥·보일러 업체까지 진출…제품 라인업 늘리고 스펙 경쟁 가속

여름가전 다크호스로 떠오른 창문형·이동형 에어컨. 연합뉴스

 

그간 스탠드형이 대세를 이뤘던 에어컨 시장에서 창문형·이동형 에어컨이 여름 가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저렴하면서도 창문에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는데다 1인 가구 증가 영향으로, 여름 무더위를 앞두고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 판매량 745% 증가…쉽고 싸고 냉방 빠른 '창문형' 대세

크게 스탠드형과 벽걸이형으로 나뉘는 에어컨은, 전력소비량이 큰 가전일 뿐 아니라 건물 구조에 따라 설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구매 전 확인해야 할 사항이 많다.

에어컨 배관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 에어컨을 설치하려면 벽에 구멍을 뚫는 작업을 거쳐야 하며 실외기 거치대도 따로설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수십만원의 설치비용도 발생한다.

기존 에어컨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보다 쉽게 설치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에어컨이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바로 '창문형 에어컨'이다.

창문형 에어컨은 실외기와 실내기를 하나로 합친 형태다. 기존 에어컨처럼 실외기 설치와 배관 작업이 필요가 없으며 실외기를 별도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도 없다.

창문이 있다면 어느 장소나 설치할 수 있다. 또 소비자가 직접 설치 및 탈착도 가능하다. 원룸에도 설치가 쉬워, 이주가 잦은 1인 가구 증가 추세에 주목받고 있다. 별도의 이전 설치비용도 필요없다.

18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5월까지 창문형 에어컨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745% 증가했다. 국내 가전 시장에서 단일 제품이 1년 사이 이 정도로 급격히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드문 일이다. 지난해 14만대 수준이던 창문형 에어컨 판매량은 올해 50만대를 넘을 전망이다.

소셜커머스 티몬도 지난 14일 창문형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달 기준으로 167%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서는 791%로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4배가량 증가했다.

◇기술로 '저효율·고소음' 문제 해결…설치 간편·코로나·1인 가구↑ 40년 만에 부활

연합뉴스

 

창문형 에어컨은 1970~1980년대까지만 해도 저렴한 가격과 작은 크기로 인기를 끌었다.

다만, 창문형 에어컨의 단점은 낮은 전력 효율, 그리고 실외기에서 나는 소음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취침시 권장소음은 35dB임에 비해 초기에 출시된 창문형 에어컨의 소음은 무려 44dB까지 올라갔다.

이에 따라 스탠드 에어컨이 대중화되면서 시장에서 거의 사라진 제품이었다.

그러다 최근 2~3년 사이 최신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나오면서 부활했다. 고효율 저소음 인버터 컴프레서(공기 압축기)가 대중화되면서 이전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파세코가 올해 선보인 제품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한 침실수준(35dB)에 가까운 37.1dB을 구현했다. 삼성전자의 제품도 저소음 모드로 사용 시 40dB 수준이다.

특히 창문형 에어컨은 20분이면 설치할 수 있을 만큼 간편하고 가격은 스탠드 에어컨의 절반 수준(60만~80만원)인 것이 최대 장점이다.

에너지 소비 효율 3~4등급이 대부분인 스탠드형 에어컨과 달리 1등급 제품 비율이 높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에너지 효율 1등급을 받은 창문형 에어컨은 69개로 지난해(14개)의 5배 이상으로 늘었다.

◇대기업 가세, 밥솥·보일러 업체까지 진출…제품 라인업 늘리고 스펙 경쟁 가속

연합뉴스

 

이에 국내 에어컨 제조사뿐만 아니라 가전업계가 잇따라 창문형 에어컨을 선보이며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80만원대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 핏'을 출시했다. 1990년대 말 창문형 에어컨 단종 이후 20년 만에 재진출이다. 삼성전자는 네 방향으로 바람을 내보내는 냉방 성능과 5가지 색상을 고를 수 있는 디자인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 시장 1위인 파세코도 파세코는 올해 3세대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달 초 '창문형 에어컨3 듀얼 인버터'를 출시했다. 크기와 무게를 각각 20%·13% 줄인 '미니' 제품도 선보였다.

오텍캐리어의 '캐리어 창문형 에어컨'은 현재 출시된 제품 중 유일하게 자외선 살균 기능이 적용돼 에어컨 내부 대장균·폐렴균 같은 유해 세균을 제거한다.

이처럼 창문형 에어컨 시장이 급성장하자 냉방 가전과 관련 없던 업체들까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전기밥솥으로 유명한 쿠쿠홈시도 최근 '인스퓨어 창문형 에어컨(모델명: CA-AW0610W)'를 공식 출시했다. 열교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분을 내부 팬(날개)으로 증발시키는 기술로 배수관을 없앴다. 가정용 보일러 업체 귀뚜라미도 지난해 6월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해 한 달 만에 1만대를 판매했다.

창문형 에어컨 시장은 앞으로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방마다 소형 에어컨을 두려는 소비 욕구도 창문형 에어컨 시장을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창문형 에어컨은 기존 에어컨 시장에서 비주류로 여겨졌으나 이젠 틈새가 아닌 대세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1인 가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확산으로 이른바 '방방 냉방(방마다 별도 에어컨으로 냉방)'이 새로운 트렌드가 되면서 창문형 에어컨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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