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던 친구를 오피스텔에 가두고 가혹행위를 해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2명이 구속됐다.
15일 서울서부지법은 정인재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살인 혐의를 받는 안모(20)씨와 김모(20)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오전 10시 11분쯤 영장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한 이들은 흰색 마스크에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친구를) 감금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인정하나", "왜 친구를 감금했나", "직접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경위는 뭔가", "셋이 어떻게 알게 된 사이인가", "미안한 마음은 없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했다.
영상 캡처
이들은 영장실질심사에서 피해자 A씨를 결박하고 감금한 사실, 가혹행위 일부에 대해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의 변호인은 "살인을 모의했다는 것과 가혹행위를 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고의로 죽이려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범행의 사전공모 또는 의도성을 부인했다.
피해자 A씨는 일상생활이 약간 불편할 정도의 장애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안씨 등은 A씨의 장애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두 사람과는 돈 문제로 인해 함께 살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를 감금하게 된 경위에 대해선 안씨와 김씨 측의 진술이 다소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 캡처
앞서 경찰은 지난 13일 새벽 6시쯤 신고를 받고 출동해 서울 마포구 연남동 소재 한 오피스텔에서 나체 상태로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A씨의 '친구'를 자처한 안씨가 경찰에 직접 이같은 사실을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와 해당 오피스텔에 같이 거주하고 있던 안씨와 김씨에게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보고 이들을 긴급체포했다. 당시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중감금치사였지만 A씨가 영양실조에 저체중 상태로 몸에 폭행 흔적까지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경찰은 살인죄로 혐의를 변경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도 의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