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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송중기 "악인 '빈센조' 응원? 슬픈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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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터뷰]송중기 "악인 '빈센조' 응원? 슬픈 현실"

    이탈리아 마피아 빈센조 까사노 역으로 인생 캐릭터 경신
    "이탈리아어 대사와 코미디 연기 개인적으로 많이 부족"
    "로맨스 분량은 적절해…홍차영 캐릭터와 '케미' 최고"
    "중국 브랜드 PPL 논란, 주연 배우로서 사과드리는 게 맞아"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에서 빈센조 까사노 역으로 열연한 배우 송중기. 하이스토리디앤씨 제공

     

    "지금까지 했던 다른 작품들, 작가님, 감독님, 동료 배우분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최고로 신나게 연기를 한 건 사실이라 그런 의미에서 인생 캐릭터가 아닌가 해요."

    2년 만에 돌아온 송중기는 생소한 이탈리아 마피아를 선택했다.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의 조직으로부터 배신 당해 한국에 불시착한 빈센조 까사노 역이 바로 그것이었다. 악은 악으로 처단하는 다크 히어로는 그렇게 탄생했다.

    처음부터 송중기가 '빈센조'에 끌렸던 것은 아니다. 주변에서 '이제 하다 하다 할 게 없어서 마피아를 갖고 오는구나'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첫 미팅까지만 해도 자신이 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코미디 장르에 특화된 박재범 작가의 대사맛을 살릴 수 있을지, 내가 이걸 왜 해야 되는지 고민을 거듭했다.

    그럼에도 송중기는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울분이 진정성 있게 느껴지는 박재범 작가의 기획의도를 믿기로 했다. 이질적일 수 있는 '이탈리아 마피아'라는 소재 역시 기발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작품에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결국 믿음은 확신이 됐다.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한 이래 송중기라고 해서 늘 최선의 선택만 해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계가 닥친 듯한 상황에서도 결국 또 도전장을 내밀고, 후회 없이 즐길 줄 아는 마음가짐이 지금의 송중기를 만들었다. 다음은 CBS노컷뉴스가 송중기와 나눈 일문일답.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에서 빈센조 까사노 역으로 열연한 배우 송중기. 하이스토리디앤씨 제공

     

    ▷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평가다. '빈센조'가 배우 송중기에게 가져 온 변화가 있다면

    - 제 생각이 많이 깨졌다. 이걸 안 했으면 어떡할 뻔했지, 그런 생각이 갈수록 들었다. 내가 배우로서 되게 갇혀 있었구나 싶더라. 이전과 달리 그낭 한 번 부딪혀보자는 생각으로 많이 바뀌었다. 다양한 장르도 다 잘 살려보자는 책임감도 많이 들었다. 굉장히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다. 역시 안 했던 것을 해보는 게 스스로에게 최고의 재미를 준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계기였다. 늘 스스로 다그치면서 작품을 했었지 칭찬하면서 해본 적은 '빈센조'가 처음인 것 같다.

    ▷ 아예 빈센조 까사노의 '빈센조'를 내건 작품이었다. 그만큼 부담감이나 책임감이 막중했을 것 같고, 외롭기도 했을텐데 그런 지점들은 어떻게 해소해 나갔나

    - 부담이 아예 안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촬영하면서 계속 다른 캐릭터들과 함께 하는 에피소드들이 많이 진행돼서 깊게 결속력이 생겼다. 그래서 외롭지도 않았고, 부담도 거의 없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제 분량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현장에서 만나는 분들마다 피곤하지 않냐고 물어봤었는데 8개월 동안 너무 진심으로 즐겼다. 보통은 새벽에 촬영 끝내고 또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가면 '좀 잤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텐데 이번에는 가서 스태프들, 배우들하고 놀고 싶었다. 진짜 많이 깔깔대면서 찍었다. 분명 밤샜는데 왜 피곤해 보이질 않느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 전반적으로 굉장히 즐거운 작업이었던 것 같다.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면 어디일까

    - 이탈리어 대사는 개인적으로 만족을 하는 편이 아니다. 선생님하고 계속 붙어서 연습하고, 외우고, 최대한 가깝게 발음하려고 했는데 그런 디테일을 잡는 게 많이 힘들었다. 연기하는 동안 계속 부딪히는 것 같긴 했다. 코미디 연기도 마찬가지다. 역시 희극 연기가 최고 난이도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너무 잘하지 못했던 것 같다. 금가프라자 식구들에게 도움을 정말 많이 받은 게 사실이다. 그 에너지를 받고 바로 '액션'만 해도 될 만큼 너무 좋은 분들이 많았다. 또 감독님이 현장에서 그렇게 할 수 있게끔 분위기를 잘 깔아주셔서 재밌게 잘 놀긴 했다. 그렇지만 잘 노는 것과 잘하는 건 다른 것 같다. 욕심은 많이 났지만 저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 로맨스 분량에 대한 찬반 여론이 굉장히 엇갈렸다. 또 마지막회 수위가 너무 잔인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 현장에서도 그랬다. 그런데 저는 항상 다양한 의견을 즐기는 편이다. 이런 이야기 자체가 일단 작품이 많이 사랑받고 있구나 싶어서 만족을 했다. 저는 굉장히 적절했던 것 같다. 엔딩에서 홍차영과 빈센조가 다시 재회해서 끝났지만 마지막에는 뭔가 묘하게 다시 헤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저 개인적으로는 각자 자리에서 살면서 다시 만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연기했었다. (잔인한 수위에 대해서는) 취향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간 입에 담지 못할 정도로 악행을 저지른 캐릭터들이 그에 맞게끔 처단 당했다고 봐서 굉장히 만족한다.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에서 빈센조 까사노 역으로 열연한 배우 송중기. 하이스토리디앤씨 제공

     

    ▷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여러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있을까

    - 누군가 한 명을 언급하면 서운해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제가 한 명을 고르지 않을 것 같지만 아니다. 제게는 딱 한 명이 무조건 있다. 바로 홍차영 캐릭터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여빈씨가 연기한 홍차영 캐릭터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개인적으로도 너무 매력있다고 느낀 캐릭터여서 정이 많이 들었다. 무엇보다 '케미'가 최고 좋지 않았나 싶다.

    ▷ 고난이도의 액션 연기도 뒤따랐다. 이미 여러 작품들을 통해 경험이 있지만 '빈센조'에서 힘든 점은 없었나

    - 드라마 스케줄은 다 아시겠지만 액션 연기가 많으면 현장이 굉장히 정신없이 돌아간다. 무술 감독님께서 워낙 유명한 분이시기도 하다. 그런데 왜 힘들지 않았냐면 동작 위주로 액션을 만들어 주신 게 아니라 감정에 맞게 액션을 만들어 주셨다. 보통 대사와 액션을 나눠서 찍는데 저는 한 묶음으로 생각해서 그렇게 힘든 건 없었다. 오히려 되게 통쾌하고 재미있었다.

    ▷ 중국 브랜드 비빔밥 PPL로 작품 중간에 외적인 논란을 마주하기도 했다. 주연 배우로서 느낀 바가 있을 듯하다

    - 이 질문이 안 나오면 서운하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극히 배우 입장에서는 같이 상의해서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외적인 논란이 생겨서 더더욱 드라마의 내적 완성도를 만드는 데 많이 노력을 기울였다. 여기에 실망하신 분들이 계시면 드라마 자체의 매력으로 신뢰를 얻어보다는 생각이 날 지배했던 것 같다. 이로 인해 실망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주연 배우로서 사과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

    ▷ '악은 악으로 처단한다'는 '빈센조'의 슬로건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사이다와 대리만족을 선사한 것 같다. 왜 시청자들은 '다크 히어로' 빈센조를 응원하게 됐을지 고민해 본 적이 있나

    - 다크 히어로나 악인에 가까운 인물이 아니고 빈센조 역시 악인이다. 이런 사람을 응원하게 되는 것 자체가 저는 되게 슬픈 거라고 생각한다. 박재범 작가님 작품을 보면 코미디 이미지가 많지만 겉으로 보기에 그럴뿐 전 슬픈 장르라고 생각했다. 시청자 분들이 빈센조를 응원하게 되는 자체가 아이러니하다. 빈센조라는 캐릭터 한 명만 판타지이고, 거기에 나오는 다른 모든 에피소드들은 현실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인터뷰라 욕을 못해서 그렇지 정말 많지 않나. 그런 악인들을 작가님이 참 많이 인용해서 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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