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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샤큘'이 속삭였다 "영생을 줄게"…드라큘라

[노컷 리뷰]'샤큘'이 속삭였다 "영생을 줄게"…드라큘라

판타지 로맨스 뮤지컬 '드라큘라'의 빨간 유혹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8월 1일까지

오디컴퍼니 제공

 

"영생을 줄게." 뱀파이어가 속삭인다. 영혼을 갉아먹힌다는 것을 알면서도 거부하기 쉽지 않다. 그만큼 치명적이고 매혹적이다. 1년 만에 돌아온 판타지 로맨스 뮤지컬 '드라큘라'. '샤큘'(시아준수+드라큘라)의 유혹은 달콤하다. 관객들도 흠뻑 빠졌다.

무대의 막이 열리면 19세기 고딕풍의 성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성의 주인은 드라큘라 백작. 이주를 위해 영국 토지를 매집해야 하는 그는 이 일을 위임한 변호사 '조나단'과 그의 약혼녀 '미나'를 성으로 초대한다. 그런데 온통 붉은 빛깔인 성은 어두컴컴하고 음산한 기운이 가득하다. 묘한 긴장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드라큘라'는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절절하게 그렸다.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거의 동명소설(1897)이 원작이다. 120년간 뮤지컬, 연극,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로 각색됐다. 뮤지컬은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고 한국에는 2014년 처음 상륙했다. 2016년, 2020년에 이어 올해 네 번째 시즌이다.

오디컴퍼니 제공

 

이번 시즌은 판타지 로맨스 뮤지컬의 묘미가 한층 두드러진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무대다. 국내 최초로 4중 회전 턴테이블 장치를 이용해 무대 전환 속도를 높였다. 무대는 드라큘라 백작의 성, 미나의 안식처, 납골당 등으로 휙휙 바뀌며 긴장감을 조성한다.

미디어 파사드 기법(건물 외벽에 LED 조명을 비춰 영상을 표현)을 적극 활용한 덕분에 무대는 빛깔을 얻고 하나의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100% 수작업으로 완성한(의상 디자인 조문수) 의상은 또다른 볼거리다. 의상의 색상과 디자인이 캐릭터의 성격에 부합한다. 드라큘라 백작은 유혹을 상징하는 빨간색, 미나는 순수함을 드러내는 흰색 의상을 주로 착용한다. '관'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신기한 특수효과도 볼 수 있다.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한 넘버(음악)는 강렬한 록과 애절한 감성의 팝이 어우러진다. 드라큘라의 '신선한 피'(Fresh Blood), 미나의 '사랑하면 안 돼'(Please Don't Make Love You)는 심장을 파고들고, 반 헬싱의 '끝났어'(It's Over)는 중독성이 강하다.

새롭게 추가된 넘버 3곡도 들을 수 있다. 드라큘라가 미나에게 자신이 뱀파이어가 된 사연을 들려주는 '그녀'(She), 반 헬싱이 드라큘라를 물리치겠다는 의지를 담아 부르는 '악마를 처단하리라'(Last Man Standing), '죽지 않은 자들'(Nosferatu Recit) 등이다.

드라큘라 백작은 김준수와 전동석, 신성록이 캐스팅됐다. 김준수는 네 시즌동안 개근하며 '드라큘라 백작=김준수'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빼어난 가창력과 무르익은 연기력으로 순수함과 광기, 사랑과 집착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김준수의 감정은 객석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결국 드라큘라 백작이 미나를 놓아줄 때 관객의 애달픈 마음은 최고조에 달했다.

'미나' 역은 조정은과 임혜영, 박지연이 맡았다. '반 헬싱'은 손준호와 강태을, '조나단'은 조성윤과 백형훈, '루시'은 선민과 이예은이 연기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뱀파이어가 속삭이는 듯했다. "공연 보러와. 후회하지 않게 해줄게."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8월 1일까지.
오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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