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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로 철거 위기' 인천도시산업선교회…운명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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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개발로 철거 위기' 인천도시산업선교회…운명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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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화‧노동운동 상징물 보존해야"…"10여년 만에 성사된 재개발 기회" 대립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 "현장 확인하겠다" 안건 심의 보류 결정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사회문화적 가치 인정해달라" 보존 재차 요구
    재개발 조합 "교회와 협상 해보겠다" 숨고르기

    옛 인천기독교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일꾼교회) 모습. 주영민 기자

     

    재개발로 철거 위기에 놓였던 우리나라 노동운동 역사의 상징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 옛 인천기독교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일꾼교회·이하 인천산선)의 철거가 잠시 늦춰졌지만 보존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재개발 계획을 심의한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심의 안건을 보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인데 향후 도시계획위의 평가에 관심이 쏠린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 건물은 대한민국 민주화 유산"

    27일 인천시와 인천산선 등에 따르면 인천산선은 이날 인천시에 입장문을 보내 인천산선의 존치를 요구했다.

    이 입장문에는 "대한민국의 민주화 관련 유산이자 인천의 산업유산으로 중요한 사회문화적 가치를 가진 인천산선의 존치를 요구한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등 인천 지역 11개 시민사회·노동단체들도 이를 바라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현 재개발조합도 존치하기로 설계한 '쌍우물'과 인천산선은 불과 10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며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인천산선과 쌍우물이 함께 존치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쌍우물은 1900년대 이전에 만들어진 우물로 당시 인천 화도진에 배치된 군인들이 사용하던 우물로 추정되는 문화재다.

    ◇인천시 도시계획위 "화수화평재개발사업 정비계획 현장 확인해야" 심의 보류

    앞서 전날 인천시 도시계획위는 '화수화평 재개발사업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 지정 결정 변경안'을 보류했다. 교회 건물의 보존을 요구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의 요구와 재개발 조합의 정비계획 변경안 통과 촉구가 동시에 터져 나온 상황에서 현장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 도시계획위원들은 소위원회를 구성해 조만간 인천산선과 재개발 부지 현장을 찾아가 확인한 뒤 다음 회의 때 이 구역의 재개발 정비계획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인천 동구 화도진공원과 송현초등학교 사이에 위치한 화수화평 구역은 2009년 처음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부동산 경기 여파로 지지부진하면서 '정비구역 지정 고시일로부터 3년 이내 사업시행 인가'라는 사업 시기를 일찌감치 넘겼다. 2019년 시공사가 선정된 이후 재개발 사업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화수화평 재개발 구역 전체 면적은 18만998㎡에 이른다. 이 구역에는 노동운동과 민주화 유산인 인천산선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민주화·노동운동에 기여한 인천도시산업선교회

    화수화평 구역 내 인천산선의 보존이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른 이유는 인천선산이 갖고 있는 상징성 때문이다. 1961년 설립된 인천산선은 우리나라의 민주화와 노동운동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곳이다.

    교회 설립자인 고(故) 조지 오글(1929~2020·한국 이름 오명걸) 목사는 1974년 11월 '인민혁명당 조작 사건(이하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양심수들을 위해 공개 기도회를 열었다가 박정희 정부에 의해 강제 추방됐다.

    인혁당 사건은 당시 중앙정보부의 조작에 의해 도예종 등의 인물들이 기소돼 선고 18시간 만에 사형이 집행된 날조사건이다. 국가가 법을 이용해 무고한 국민을 살해한 사법살인 사건이자 박정희 정권 시기에 일어난 대표적 인권 탄압 사례로 손꼽힌다.

    그는 미국 의회 청문회에 나가 인혁당 사건의 부당함을 알리는 증언하는 등 힌국의 인권 실태를 세계에 알렸다.

    이 교회의 총무이자 동일방직 노조 탄생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조화순(86) 목사는 동일방직 사건에 대한 강연을 했다는 이유로 연행돼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정부는 2007년 조 목사에게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을, 올해 6월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는 오글 목사에게 '민주주의 발전 유공 포상' 국민포장을 수여했다.

    인천산선은 또 국내 민주노조운동의 효시 격인 '동일방직 분뇨 투척사건' 때 여성 노동자들이 피신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 사건은 1978년 2월21일 쟁의 중인 동일방직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에게 반대파가 똥물을 뿌린 사건으로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민주노조운동의 초창기 대표 사례이자 여성노동운동의 상징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인천산선은 도시빈민의 끼니를 돕기 위한 푸드뱅크사업, 장애인 돌붐, 장애인 야학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화도교회(왼쪽)와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연합뉴스

     

    시민사회단체가 보존을 요구한 화도교회는 1907년 기독교 감리교회가 설립한 교회다. 일제강점기 정규 교육을 접할 기회가 없던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교육을 지원하는 등 청년운동의 요람 역할을 했다.

    ◇"10여년 만에 겨우 재개된 재개발 사업…인구 유입 절실"

    재개발조합 측도 인천산선의 가치는 인정하지만 보존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원도심인 인천 동구의 낙후된 상황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이유다.

    동구는 6·25전쟁 이후 형성된 피난민촌이 집중된 지역이다. 저소득 1인 가구 거주지역인 쪽방촌을 비롯해 적산가옥, 노후 한옥 등의 건물 형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역 상권 상가 주민들도 이곳에서 70년 가까이 터를 잡아 살아온 고령 주민이 대부분이어서 개발이 더딘 축에 속한다. 인구도 6만여명으로 강화군과 옹진군을 제외하면 가장 적다.

    청장년층의 인구 유입이 절실한 상황에서 10여년 만에 겨우 재추진되는 재개발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게 조합의 입장이다. 재개발 조합은 다음 달 12일 정기총회를 열어 인천산선과의 협상을 어떻게 할지 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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