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스파이럴' 스틸컷. ㈜올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 스포일러 주의
"게임을 시작하지"라는 음성과 함께 시작되는 생존이 걸린 잔인한 트랩에 대한 설명, 그리고 "살 텐가, 죽을 텐가? 자네가 선택하게"라는 마무리까지.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프랜차이즈 '쏘우'가 직쏘를 잇는 새로운 설계자, 새로운 주인공과 함께 '스파이럴'이라는 이름으로 귀환했다.
소매치기를 뒤쫓던 경찰이 의식을 잃고 눈을 떴을 때, 이미 그는 트랩에 붙잡힌 뒤다. 꼭두각시 빌리의 안내에 따라 트랩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끔찍한 살인사건 이후 경찰서로 의문의 소포가 배달된다. 본격적인 경찰 연쇄살인의 시작이었다. 살인 현장의 트랩, 꼭두각시 빌리와 돼지머리 가면, '플레이 미(Play me, 재생)'가 쓰인 USB 등 마치 옛날 직쏘를 떠올리게 하는 수법이다. 이어지는 살인에 형사 뱅크스(크리스 록)는 신입 윌리엄 솅크(맥스 밍겔라)와 함께 사건 수사에 나선다.
또 다른 살인이 시작되기 전 단서를 찾고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뱅크스 앞에 트랩에 갇혀 잔혹하게 죽은 경찰들의 시신이 잇따라 발견된다. 이와 함께 그가 풀어야 할 새로운 게임 역시 시작된다.
외화 '스파이럴' 스틸컷. ㈜올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여느 시리즈처럼 트랩으로 시작하는 '스파이럴'은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쏘우'의 스핀오프다. 원년 멤버인 제임스 완 감독과 대런 린 보우즈만 감독이 의기투합해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원년 멤버들은 '쏘우' 시리즈 팬들을 위해 영화 곳곳에 '쏘우'에 대한 오마주도 등장시켜 추억을 소환한다.
제임스 완 감독과 대런 린 보우즈만 감독이 새롭게 들고 온 '스파이럴'은 설계자와 트랩이라는 '쏘우'의 기본 구조를 가져왔지만,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소용돌이 표식, 꼭두각시 빌리의 재등장, 어김없이 등장한 '플레이 미'는 시리즈의 기본을 이어받았음을 이야기한다.
물론 새로운 인형, 새로운 설계자가 등장한다. 무엇보다 기존 시리즈가 트랩에 걸린 희생자들의 공포와 트랩 자체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오는 긴장을 중심에 뒀다면, '스파이럴'은 작은 트랩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트랩을 이룬다.
그렇기에 이야기는 뱅크스가 경찰 연쇄살인 사건 속 트랩들이 아닌, 이를 둘러싼 거대한 트랩을 풀어나가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스파이럴'이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이라고 한다면 새로운 설계자, 새로운 주인공에 대한 소개에 보다 중심을 둔 것이라 볼 수 있다.
외화 '스파이럴' 스틸컷. ㈜올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트랩보다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영화가 지닌 단죄 메시지 역시 강해졌다. 직쏘의 트랩이 희생자 스스로 생존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끔 해놨다면, '스파이럴' 속 새로운 설계자는 최종적으로 희생자들이 '죽음'에 이르도록 트랩을 설계했다.
새로운 설계자는 경찰의 비위로 인한 희생자다. 영화 초반부터 뱅크스를 둘러싼 경찰들의 의미심장한 눈빛과 행동 뒤에 숨어 있던 것은 경찰 내부의 부정이다. 설계자는 자신의 사적 복수를 위해 이처럼 시민들과 법을 버린 비리 경찰, 그리고 동료들의 비위를 눈감은 경찰들에 대한 '단죄'라는 자기 합리화를 내세운다.
그래서인지 대런 린 보우즈만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스파이럴'을 보면서 영화 '세븐'을 떠올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각 인물의 비위나 부정과 맞아떨어지는 트랩의 종류, 이들에 대한 죽음, 그리고 시종일관 청록색 등 어두운 색채가 감도는 화면까지 일견 '세븐'을 연상하게끔 만든다.
그러나 '세븐'이 가진 철학적·성서적 비유와 뉴욕의 치안 상황 등을 비롯한 당대 현실에 대한 풍자, 영화 내내 흐르는 서스펜스와 예기치 못한 반전·결말과 비교했을 때 '스파이럴'이 과연 오롯이 '세븐'을 떠올리게끔 하는가는 의문이다.
외화 '스파이럴' 스틸컷. ㈜올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또한 기존 '쏘우'에서 범인이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직쏘의 말속에 담긴 단서들이 가리켰던 트랩의 비밀 등을 기억하는 '쏘우' 시리즈의 팬이라면 '스파이럴'의 새로운 설계자를 찾아내는 것은 쉬울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가 트랩 자체보다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주의할 것은 '스파이럴'에서는 트랩이 가진 잔혹성이 조금 더 강해졌다는 점이다. 고어물을 싫어하는 관객이라면 트랩 작동의 적나라함이 버겁게 다가올 수도 있다. 평소 고어물 팬이라면 무리 없이 볼 수 있는 수준이다.
남은 것은 다음이다. 과연 새로운 시작을 선보인 '스파이럴'이 후속편에서 뱅크스와 새 설계자의 이야기를 앞으로 어떻게 끌어나갈지, 그리고 과연 '쏘우'처럼 또 다른 프랜차이즈의 전설 중 하나로 나아갈 수 있을지 말이다.
93분 상영, 5월 12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외화 '스파이럴' 스틸컷. ㈜올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