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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이주의 아픔' 고려인 삶과 역사 기록한 고려인문화관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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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반

    '강제이주의 아픔' 고려인 삶과 역사 기록한 고려인문화관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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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전국 최초로 광주 고려인마을에 월곡고려인문화관 개관
    문화관, 고려인 유물 전시와 주민 소통공간 두 테마로 구성

    20일 고려인마을이 있는 광주 광산구 월곡동에 고려인들의 삶과 역사, 문화를 담은 월곡고려인문화관이 문을 열었다. 김한영 기자

     

    강제 이주의 아픔을 간직하며 사는 고려인의 삶과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문화관이 20일 전국 최초로 광주 고려인마을에 문을 열었다.

    이날 개관한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 월곡고려인문화관에서는 지난해 1월 국가기록물 제13호로 지정된 고려인 관련 주요 기록물과 2만여 점에 달하는 유물들을 활용해 고려인을 소개하고 있다.

    이날 오전 취재진이 찾은 월곡고려인문화관에서는 고려인들이 구소련 지역에서 살아오면서 남긴 각종 자료를 볼 수 있었다.

    특히 건물 전면은 카자흐스탄의 대표 화가인 고려인 문 빅토르 작가가 기증한 고려인 강제 이주를 상징하는 그림을 타일 벽화로 만들어 눈에 띄었다.

    20일 월곡고려인문화관 1층에는 고려인 선조들의 항일운동과 강제 이주의 역사 등이 담긴 각종 기록물들이 전시되고 있다. 김한영 기자

     

    월곡고려인문화관 1층에서는 광주고려인마을 조성과 고려인 이주 경로와 분포도 한눈에 보여주는 '고려인이동경로지도'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문화관은 지도를 통해 고려인들이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까지 끌려갔던 수난의 역사를 조명했다.

    홍범도 장군과 김경천 장군의 사진과 유품을 통해 고려인 선조들이 펼친 항일운동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옆에 설치된 스크린에서는 고려인마을 신조야 대표 등 광주에 정착한 고려인의 삶을 담은 영상을 통해 소개돼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볼 수 있다.

    2층에서는 국가지정기록물 제13호로 지정된 고려인 1~2세대 작가들의 다채로운 문학 작품과 사진 등이 발길을 멈추게 했다.

    20일 월곡고려인문화관 2층에는 고려인 1~2세대 작가들의 문학 작품과 사진 등이 전시되고 있다. 김한영 기자

     

    지난 1986년 극작가 한진이 5·18민주화운동을 추모하며 쓴 희곡 '폭발'의 원고를 비롯해 고전설화 장화홍련전을 극화한 김해운 작가의 '장화와 홍련'도 전시됐다. 김 작가의 대표작인 장화와 홍련은 지난 1958년부터 1959년까지 사할린 조선극장이 중앙아시아를 순회 공연할 때도 주요 작품으로 무대에 올려진 바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1931년 고려인 교원 양성기관인고려사범대 개교 90주년 맞아 국내 처음으로 고려사범대 기획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말로 만든 교재 등을 전시하고 있다.

    월곡고려인문화관은 전시관 곳곳에 전시해설사를 배치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문화관에는 고려인 관련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주민 소통강화를 위한 공유카페와 옥상 정원도 마련됐다. 주민들은 문화관 개관이 기존 주민과 이주민들과의 교류 활성화 등 지역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려인마을 인근에 사는 최모(70)씨는 "과거 침체됐던 월곡동이 고려인이 거주하는 고려인마을을 주축으로 활기찬 동네로 거듭났다"며 "월곡고려인문화관은 문화시설이 부족한 월곡동의 대표 문화공간이자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광산구청도 월곡고려인문화관이 고려인 역사와 문화를 매개로 화합과 상생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월곡고려인문화관 김병학 관장은 "고려인문화관은 고려인들이 모은 유물을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유일한 공간이다"며 "앞으로 고려인들이 이곳을 찾아 자신의 뿌리를 살펴보는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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