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펜트하우스' 시리즈에서 주석경 역을 연기한 배우 한지현. 샛별당엔터테인먼트 제공
온갖 빌런들이 활약하는 SBS '펜트하우스'의 또 다른 주축은 바로 '청아예고' 키즈들이다. 그 중에서도 주석경은 미워할 수 없는 '사이다' 캐릭터로 활약했다.
주석경은 복잡한 사춘기 10대 그 자체다. 아버지 주단태로부터 학대를 받아 학폭 등 왜곡된 일면도 보이지만 결국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어른들의 이기심을 신랄히 일침하는 인물이다.
연기 경력이 많지 않은 배우 한지현에게 주석경은 커다란 도전이었다. 잘못하면 '비호감'이 될 수 있었고, 늘 날을 세우는 행동 자체가 납득이 가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지현은 섬세하면서도 침착하게 주석경의 변화를 읽어 나갔다.
그 결과는 뜨거운 인기로 돌아왔다. 드라마의 성공에 한지현 역시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팬들 사이에서 '화난 토끼'로 불리며 1020 사이 유행하는 SNS 챌린지 영상까지 화제를 모았다. 이제 막 배우로서 여정을 시작한 한지현에게 '펜트하우스'는 남다른 작품일 수밖에 없다.
주석경과 180도 다른 한지현은 실제로 밝고 웃음도 많은 성격이라고. 그렇다면 한지현이 맞이한 주석경과 '펜트하우스' 그리고 스스로의 변화는 어떠한 것이었을까. 다음은CBS노컷뉴스가 한지현과 나눈 일문일답.
SBS '펜트하우스' 시리즈에서 주석경 역을 연기한 배우 한지현. 샛별당엔터테인먼트 제공
▷ '펜트하우스1'에 비해 청소년 역할 캐릭터들이 더 다채로워졌다. '펜트하우스2'까지 달려온 소감은?- 정말 '펜트하우스'를 찍게 돼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준 감독님과 작가님, 선배님들 그리고 동료 배우들에게 감사하다. 시청자분들의 관심과 사랑도 받게 돼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시즌3도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 하은별 역 최예빈과는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기도 했는데 두 사람 간 호흡은 어땠나. 하은별 흉내 연기가 뜨거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대한 최예빈의 피드백도 있었을 것 같다. 두 사람 모두 한예종 선후배 사이라고 들었다- 그 장면을 준비할 때 은별이에게 미리 얘기는 해 놨고, 준비하면서 사과를 해 뒀다. 과장되고 조롱하는 느낌으로 보일 수 있으니까. 은별이가 흔쾌히 좋다고 해줬고, 이 장면을 최선을 다해서 잘하게 된다면 서로에게 윈윈할 수 있으니까 '열심히 준비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은별이를 따라하는 연기는 한 번으로 충분 하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는 예빈이도 좋아해줬고, 그 장면도 많이 회자되고 좋아해 주셔서 예빈이에게 고맙고, 재미있게 봐주신 분들께도 감사하다.
▷ 엄기준의 주단태와 이지아의 심수련은 극과 극의 부모였는데 현장에서 두 사람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케미'는 너무 좋았다. 선배님들 모두 다 정말 따뜻한 분들이다. 대기실에서 대사 연습을 하고 있으면 먼저 다가와서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춰주신다. 제가 감정을 잡을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 주시기도 하고, 제 실수에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배려해 주신다. 시즌1에서 시즌2까지 거쳐오면서 진심으로 많이 배웠고 덕분에 성장도 한 것 같다. 모든 선배님들께 너무 감사하다. 시즌3에도 같이 하게 되어서 너무 기대된다.
SBS '펜트하우스' 시리즈에서 주석경 역을 연기한 배우 한지현. 샛별당엔터테인먼트 제공
▷ 천서진의 비밀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타인인데, 왜 주석경에게 이런 설정이 부여된걸까. 스포일러에 대해서는 철통 보안이라고 들었는데 시즌3에서 석경이가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할지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저는 진짜 모르겠지만 작가님의 큰 뜻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한다. 시즌3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말씀 드리긴 어렵지만 석경이는 시즌3에도 석경이처럼 살고 있을 것 같다.
▷ 고구마 구간에서 항상 사이다를 주면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석경이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알고 보면 자기객관화 확실하고 어른들의 허를 찌르는 말 전문인데 실제 본인도 같은 상황에 놓이면 석경이처럼 대처할 수 있을까- 저는 석경이랑 달라서 그 상황에 있으면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똑똑하게 대처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증거가 손에 확실하게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우쭐해 하는 것이 똑똑하진 않은 것 같다. 좀 더 교활하고 확실하게 상황을 만들어서 나에게 좀 더 유리하게 이끌어 갔을 것 같다.
▷ 팬들 사이 '화난 토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본인이 닮았다고 생각하는지, 애칭은 마음에 드는지 궁금하다. 비하인드보면 석경이보다 굉장히 웃음도 많고 밝은 성격인 것 같더라
- 친구가 닮았다고 사진을 보내 줬는데, (주)석훈(김영대 분)이는 골든 리트리버였고 저는 화난 토끼였다. 너무 귀여워서 그리고 저도 어디서 본 장면 같은 느낌이 나서 SNS 프로필로 바꿨더니 사람들이 '화난 토끼'로 더 많이 부르게 된 것 같다. '화난 토끼' 마음에 든다. 원래 애교 많고 웃음도 많다.
SBS '펜트하우스' 시리즈에서 주석경 역을 연기한 배우 한지현. 샛별당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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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쿠란보' 챌린지 영상이 굉장히 반응이 뜨겁더라. 유일하게 안 오글거린다는 평가다. 춤 실력도 상당하고 가야금, 플루트 등 다루는 악기도 많던데 꾸준히 다양한 콘텐츠로 소통할 생각인지 궁금하다- 아직 챌린지 예정은 없긴 하지만 팬들이 추천해주신다면 해볼 생각은 있다. 하지만 그걸 공개할지는 잘 모르겠다. '사쿠란보' 챌린지도 올릴까 말까 엄청 고민하다가 올린 거라서…. 그래도 SNS 라이브 등 소통을 꾸준히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춤과 관련해서는) 하나를 제대로 오래 하는 게 없다. 습득력이 빨라서 배우는 건 쉬운데 끈기가 없고 금방 질려하는 타입이다. 얕고 넓게 배우는 스타일이라 다양한 능력은 있지만 전문가 실력은 아니다. 춤은 1분 영상을 찍는데 4시간 정도 걸렸다. 앞으로 춤을 보여드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막춤은 가능하다. (웃음)
▷ 인지도가 높아진 만큼 이전의 생활과는 달라질 부분이 있을텐데 이에 대한 준비가 됐는지, 또 어떤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싶은지 궁금하다- 인기를 얻어서 너무 감사하고 더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서 처음에는 너무 놀랐고 감당할 수 있을까 싶은 걱정이 됐는데 응원의 메시지를 받으니까 저도 모르게 걱정보다는 앞으로 더 열심히,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더 조심하고 겸손한 태도와 인성을 잃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보다 역할이 먼저 보이는 배우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