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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아카데미상 ''슬럼독''에 굴욕과 감동 교차

  • 2009-02-24 10:04
인도 뭄바이 빈민가를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아카데미상 8개 부문을 휩쓴 데 대해 인도인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23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도 영화산업계는 영국인 감독 대니보일이 메가폰을 잡고 수많은 (인도) 단역배우를 동원한 이 영화를 과연 인도의 작품으로 볼 수 있는지에 논란을 벌였다.[BestNocut_R]

영화 평론가들은 이 영화의 콘텐츠와 배우, 음악 등이 인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외국 감독이 제작했고 서구의 시각으로 인도를 조망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외국영화로 간주해야 한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이에 반해 아카데미상 수상 소식을 들은 인도인 아역배우의 친지들은 자기 일처럼 환호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에 대한 갈채가 커질수록 영화 속에서 인도를 묘사한 부분을 둘러싼 논란도 가열됐다. 수많은 인도 관람객들은 뭄바이 ''다라비'' 빈민가를 묘사한 부분과 경찰의 고문행위 등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인도 영화감독 브리야다샨 나이르는 인도의 빈민가 생활을 보여줌으로써 서구의영화 팬들의 눈과 귀를 자극했을 뿐"이라며 "여러 인도영화를 솜씨 있게 참조해서 만든 이류 인도영화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이어 "인도는 소말리아가 아니다"면서 "뭄바이 거리에는 맹인 거지 소년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여행사 직원 인도인 가네시는 "영화 배경으로 등장한 다라비 빈민가 주민들이 대부분 영화를 보지 못했다"면서 "해당 주민들 사이에선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인도인들은 "개라는 표현은 인도인에게 너무 도발적인 표현"이라고 제목을문제 삼았다.

인도 영화계는 인도를 배경으로 하고 인도 빈민가 아역배우들을 동원해 만든 슬럼독이 아카데미를 휩쓸었음에도 정작 본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볼리우드 작품들이 그동안 아카데미에서 외면당했던 점에 대해 분노를 표시했다.

일부에서는 인도와 미국의 정치적 화해 무드를 반영했다며 환영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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