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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후보였던 이성윤, '첫 피고인 중앙지검장' 전락…전방위 '거취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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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총장후보였던 이성윤, '첫 피고인 중앙지검장' 전락…전방위 '거취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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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윤 기소…"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수사 방해"
    사상 첫 '피고인 신분 중앙지검장' 불명예
    '국민 눈높이' 심의위에서도 압도적 기소 의견
    힘 빠진 '표적수사론'…전방위 사퇴요구 직면
    여당서도 "스스로 거취 결단할 필요" 목소리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최근까지만 해도 유력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돼 오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수사 무마 의혹' 사건으로 12일 재판에 넘겨졌다. 현직 중앙지검장이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에 서게 된 건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검찰 내 대표적인 친여(親與) 성향 인사로 평가받아온 그는 현 정부 들어 주요 요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했지만, 정권 말기에 이르러서는 검찰 내·외부의 신망을 잃은 초라한 처지가 됐다는 평가다. 그의 향후 인사 전망에도 그늘이 드리워진 가운데, 법조계는 물론 여권 내부에서조차 거취 압박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전반을 수사해 온 수원지검 형사3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이 지검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이 지검장은 2019년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하면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과정의 위법 정황을 포착한 수원지검 안양지청의 수사를 무마시킨 혐의를 받는다.

    이 지검장을 재판에 넘기는 데 대해서는 이미 지난달부터 수사팀과 대검이 공감대를 이뤘지만, 이 지검장이 결백을 주장하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하면서 시점이 다소 늦춰졌다. 검찰 외부의 각계 인사들이 모인 수사심의위에서 자신의 기소 여부에 대한 1차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이 지검장의 행보는 기소를 지연시켜 검찰총장 후보군에 무리 없이 포함되기 위한 정무적 노림수로도 해석됐으나, 결과적으로 그는 압축 후보군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이후 소집된 수사심의위에서는 이례적으로 이 지검장이 직접 출석해 외압을 당했다는 후배 검사를 비롯한 수사팀과 겨뤘지만 검찰이 아닌 국민 눈높이에서 내려진 판단마저 8대 4로 '압도적 기소 의견'이었다. 이로써 '검찰이 편향‧표적 수사를 진행했다'며 조직에 등을 돌린 그의 주장은 대외적으로도 설득력을 잃게 됐고, 검찰의 즉각적인 기소로 이어졌다.

    황진환 기자
    검찰 안팎에선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형사부장과 반부패‧강력부장을 거쳐 법무부 검찰국장까지 주요 보직을 두루 섭렵한 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체제에서 중앙지검장 자리에 올랐다.

    이 같은 탄탄대로 위에서 이 지검장은 이른바 조국 수사를 기점으로 본격화 된 권력수사 국면에서는 '수비수',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 등 여권이 공세를 펼쳤던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공격수' 역할을 자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권력수사팀에 대한 그의 이견은 종종 표면화 됐지만, 평검사부터 최고위급까지 반대 목소리가 번졌던 추 전 장관의 '윤석열 징계 시도' 국면에서 이 지검장은 다른 17명의 일선 지검장들과 달리 말을 아꼈다. 그에게 친여(親與) 검사라는 꼬리표가 붙은 배경이다. 이 지검장은 박범계 장관 취임 직후 단행된 검찰 인사에서도 자리를 유지한 반면, 검찰개혁 관련 파열음 최소화를 모색했던 신현수 전 민정수석은 이 인사를 계기로 물러나기도 했다.

    직속 차장 검사들의 사퇴 건의마저 외면하며 자리를 굳게 지켰던 이 지검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최근까지는 차기 '김오수 검찰총장 체제'에서도 직을 유지해 그간의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 있었다.

    양창수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위원장. 황진환 기자
    그러나 수사심의위라는 외부의 판단마저 기소로 귀결되면서 '검찰의 무리한 표적 수사에 희생된 것'이라는 취지의 이 지검장 주장은 통할 여지가 더욱 줄었고, 이와 맞물려 그를 기용할 여권의 명분도 더불어 소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여당 핵심부에서도 이 지검장의 자진사퇴 결단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최고위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지검장 본인이 수사심의위를 요청한 결과 기소의결로 권고가 나왔기에 이 지검장의 결단도 필요한 것 아닌가 한다. 법무부의 어떤 입장도 있을 수 있겠지만 본인 스스로가 좀 결정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이성윤은 즉각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검사징계법상 중징계가 예상되는 인사의 사표는 법무부 장관이 수리할 수 없으며, 장관의 징계 청구에 따른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이 지검장 본인이 스스로 거취 결정을 내릴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많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 지검장은 결단이 필요할 때 판단을 유보하는 성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지검장이 기소 직후에 낸 입장문에도 거취 관련 입장은 없었다.

    그는 "저와 관련된 사건의 수사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저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서 당시 수사외압 등 불법행위를 한 사실이 결코 없다"고 재차 결백을 주장했다. 이어 "향후 재판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밝히고, 대검 반부패강력부의 명예회복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만 했다.

    때문에 검찰 내부에선 "피고인 신분으로 수사를 지휘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법무부 차원의 이 지검장 직무배제 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박범계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절차와 직무배제나 징계는 별도의 트랙"이라며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과거 추 전 장관이 재판에 넘겨지지도 않은 한동훈 검사장을 직무배제 한 사례가 회자되며 "이중잣대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랐다. 다만 여권 기류상 이 지검장 본인이 거취를 결정할 말미를 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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