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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폭탄 파열음' 속 친문 주류 역공…밀리는 비주류



국회/정당

    '문자폭탄 파열음' 속 친문 주류 역공…밀리는 비주류

    강성 당원 부작용 우려속 숨죽였던 친문 주류 재결집 양상
    쇄신 목소리 냈던 비주류, 세력화까지는 역부족

    그래픽=김성기 기자

     

    특정 정치인에게 좌표를 찍어 '문자폭탄'을 퍼붓는 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 자칭 '문파(文派)' 행태를 둘러싼 논쟁으로 더불어민주당 내 파열음이 빚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숨 죽였던 친문(친문재인계) 주류 세력이 다시 결집해 역공에 나서면서 문제 제기에 나섰던 비주류 쇄신파가 외려 설자리를 잃는 모습이다.

    ◇비주류 뭉칠까…"유의미한 숫자 될 것"

    조응천 의원 페이스북 캡처

     

    먼저 치고 나온 건 민주당 조응천 의원.

    조 의원은 문자폭탄 실태와 발신자를 취재한 CBS노컷뉴스 '문파보고서' 보도를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문파가 아닌 국민들께도 다가가서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좀 놓아달라"고 읍소했다.

    이틀 뒤에는 라디오에 직접 출연해 문자폭탄이 소속 의원 의정활동을 위축시켜 다양성을 잃게 하고 민심과의 괴리를 초래해 차기 대선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 의원은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이 '문자폭탄을 권장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그동안에 전당대회에서 성공 방정식이 있다. 박주민 의원, 그다음에 김종민 의원"이라며 동료 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했다.

    과거 박주민, 김종민 의원이 강성 지지층에 호소해 최고위원 선거 1위를 차지했던 전례를, 이번에 전당대회에 도전 중인 김용민 의원이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조응천 의원. 윤창원·황진환 기자

     

    조 의원은 또 문자폭탄 문제와 관련해 "수십명까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계속 의견 나누고 또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비주류 혹은 쇄신파, 그게 생겨야 내년 대선에 우리가 희망이 생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진행자인 김현정 앵커가 "입장을 준비하는 분이 몇 분이나 되냐"고 묻자 "적어도 10명에서 20명 이상은 일단은 자기 이름 걸고 할 사람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당 안팎에선 조 의원이 문자폭탄 문제 심각성을 공유하는 의원 몇몇의 뜻을 모아 차기 당 지도부에 쇄신안을 전달하고, 이를 토대로 세력화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수도권 지역의 한 비주류 소장파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누구와 깊은 얘기를 나눠본 건 아니지만 세력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어느 정도 유의미한 숫자는 될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위기 실감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러나 당장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구심점이 뚜렷하지 않고 그렇게 힘을 모을 만한 동력도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는 반응이 많다.

    쇄신파로 꼽히는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당이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는 말은 이구동성으로 나오지만 쇄신 모임 같은 얘기는 구체적으로 나눈 바 없다"고 전했다.

     

    이어 "당에 모순이 있다는 걸 알아도 그게 극대화로 표출이 되어야 새로운 움직임이 잉태될 수 있다"며 "쇄신하자고 하다가 문자폭탄 오면 뒤로 빠질 정도로 위기를 실감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4·7 재보궐 선거는 남 얘기로 생각할 정도"라고 했다.

    지난 15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문자폭탄에 몸살을 앓던 초선 의원들을 감쌌던 변재일, 이상민, 안민석(이상 5선), 노웅래, 안규백, 정성호(이상 4선) 등 비주류 중진들의 역할도 주목된다.

    이들은 당시 "생각이 다르다고 몰아세운다면 자유롭고 건강한 토론을 통한 집단지성의 발휘를 막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돌 맞을 일이 있다면 저희 중진의원들이 더 큰 책임으로 대신 맞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당시에도 입장문에 대다수 중진 의원들은 이름을 올리지 않았고 참여자들 사이에서도 의견 일치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집하는 친문…"그 정도는 감당해야"

    그래픽=김성기 기자

     

    그러는 동안 문자폭탄 논쟁을 지렛대로 친문 주류는 외려 결집하는 분위기다.

    김용민 의원이 문자폭탄을 권장하고 나선 뒤 이재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조응천 의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당심과 싸우는 그는 정작 민심을 위해 무엇을 해왔는가, 나는 잘 모르겠다"라고 저격했다.

    '문자폭탄 수혜자'로 지목된 박주민 의원의 경우 "저도 항의성 문자와 전화를 많이 받는다"면서 "다만 그런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설득이나 소통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 초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출신으로 '문재인의 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 역시 "선출직이라면 그 정도는 감당하고 가야 되지 않나 싶다"라고 일축했다.

    친문 싱크탱크 '민주주의 4.0' 좌장을 맡고 있는 도종환 의원이 페이스북에 인용한 "네가 백성을 온전히 지켰더라면, 어찌 백성이 너에게 총을 쏘았겠느냐"라는 김훈 소설 '칼의 노래' 한 구절이 의미심장하게 해석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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