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효하는 LG 김대유. 연합뉴스
LG 트윈스의 좌완 불펜 김대유가 지난 27일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 8회초 1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해 두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하고 마운드에서 포효했을 때 류지현 감독은 덕아웃에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정우영이 흔들린 상황에서 꺼내든 불펜 카드가 성공한 기쁨도 컸지만 무엇보다 김대유의 자연스럽고 솔직한 감정 표현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류지현 LG 감독은 2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와 경기를 앞두고 김대유의 포효를 어떻게 봤냐는 질문에 호탕하게 웃으며 "그라운드 안에서 나는 착하니까, 나는 내성적이니까 그런 모습을 안 좋아한다"고 말했다.
류지현 감독은 "나는 어렸을 때부터 말이 많지 않고 내성적이었다. 운동하는 선수는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는 착하다, 순진하다 이런 생각은 승부의 세계에서 결코 좋은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김대유의 포효가 보기 좋았다고 밝혔다.
LG는 김대유의 활약에 힘입어 8회초 결정적인 위기를 넘겼고 그 결과 4대0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김대유는 올시즌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아직 실점이 없다. 총 9⅓이닝 동안 홀드 8개를 쌓으며 1피안타 1볼넷 9탈삼진을 기록했다.
2014년 KBO 리그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통산 39경기 45⅔이닝 소화에 그쳤던 김대유는 올해 스프링캠프 때부터 류지현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고 불펜의 주축투수로 자리를 굳혔다.
김대유는 올시즌 활약에 대해 "운이 좋다"고 평가했지만 이에 류지현 감독은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류지현 감독은 "어제 4점차 상황이었지만 한번의 기회로 동점 내지 역전도 가능한 분위기였다"며 "우리가 믿었던 정우영 뒤에 등판하는 상황이었다. 승부를 하다 맞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아니라 자기 공을 던지면 승부가 된다는 투구 내용이었다. 어제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고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