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전 의원과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윤창원 기자
4·7 재·보궐선거 이후 야권 재편의 흐름 속에서 신당 창당 계획을 밝힌 금태섭 전 의원이 16일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다.
두 사람의 만남이 관심을 끄는 건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을 끌어들여 야권의 지형 변화를 만들어낼지 주목되기 때문이다.
금 전 의원의 신당 구상은 국민의힘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선긋기와 다르지 않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1 대 1 단일화 경선을 거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야권 인사로 입지를 굳혀온 금 전 의원은 국민의힘 중심의 야권 통합 국면에서 선택지를 스스로 지웠다.
국민의당과 합당하더라도 야권의 무게추가 이미 국민의힘 쪽으로 상당히 기울어버린 데다, 새 지도부 구성을 두고 세대교체 바람은 불고 있지만 중진들이 완강히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신당의 가능성을 본 것이다.
금 전 의원은 "신당은 진보와 보수의 중간이나 제3지대가 아닌 새로운 대안 세력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혀왔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국민의힘을 '아사리판'에 비유했었다.
금 전 의원에게 이번 회동을 먼저 제안한 것은 김 전 위원장으로 알려졌다. 금 전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을 종종 뵀다"며 "여러 이야기가 오갈 것 같다"고 했다.
신당의 관건은 윤 전 총장의 합류다.
대권 도전 선언은 물론 정계 입문의 신호탄을 쏘지 않은 윤 전 총장이 야권 신당을 매력적으로 여길지는 미지수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잠행을 이어가면서도 정치권 밖 인사들과 접촉하며 경제·노동·청년 이슈에 관한 자문을 구해왔다.
기존 여야 정치권과 거리를 두면서 일단 독자 세력을 구축에 무게를 둬왔던 제3지대 세력화의 정치 문법으로 보인다.
금 전 의원은 15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와 함께할지 같은 문제를 아직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신당의 실체는 아직 모호하지만, 대선 국면에서는 유력 주자를 중심으로 정치권이 재편되는 만큼 윤 전 총장이 합류한다면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불러올 수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에게 국민의힘으로 가지 말라는 장외 훈수를 두며, 금 전 의원이 말한 신당으로 가는 상황을 예견하는 듯한 발언도 내놨다.
한편,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15일 "신당 창당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보도는 언론의 작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절하했다.